야생화

들꽃이 이름을 달고 내게로 오다..백마 첫 출사

릴리c 2015. 5. 4. 07:00

 설렘 속에 만난 들꽃

 

"으악~~ 이를 어째~!!"

모두들 땅바닥을 살피느라 여념없는 조용하던 계곡에

외마디 비명소리가 울렸습니다.

백마(100밀리 마크로 렌즈의 애칭)를 영입한 이후

들꽃을 처음 만나러 나간 그 날,

설렘이 지나쳤던 걸까,

카메라 배터리를 교환한다는 것이

하필, 하필 완전히 방전된 상태인 줄도 모르고 집어넣었던 겁니다, 헐~

 

그렇게 해서  들꽃 첫 출사는 쫄딱 망했고,

한풀이용 두 번째 출사는 '앵초 만나기'였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어느 무덤가에 피어난 '애기풀'.

망자가 애기꽃으로 다시 태어난 걸까?ㅎㅎ

 

백마는 참 어려운 렌즈라는 걸 뼛속 깊이 실감한 날입니다.

도무지 핀이 맞질 않는 겁니다, 핀이~~

아니, 맞추질 못하겠더라구요, 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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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조개나물'입니다.

나물이라기에 난 또 먹는 나물인 줄~~ㅋ

 

이 아이가 바로 '앵초'입니다.

평소엔 무심히 지나치던 들꽃들인데

렌즈를 통해 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나태주의 '풀꽃'이 아니더라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정말 사랑스러운 들꽃입니다.

 

 

 

 

 

'큰개별꽃'입니다.

작은 꽃 속에 우주가 담긴 듯...

 

 

 

'구슬붕이'라는 꽃인데

눈으로 본 색감과 다르게 찍혀 아쉬움이 많습니다.

꽃잎의 모양이 어쩜 저리도 예쁠까요~

우리 인간이 제아무리 솜씨 좋다 뽐내도

자연을 모방하는 데 불과하다는 걸 또다시 실감합니다.

 

 

 

 

내마음 홀랑 앗아간 '구슬붕이'.

 

무덤가에 피어 있던 '조개나물'.

'잡초'로만 여겼던 그동안의 무지가 참으로 부끄러워지더군요.

렌즈 속을 들여다보는 내내

고운 색감과 아름다운 자태에 온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건만,

컴퓨터에 내려받은 첫 야생화 사진이

온통 흔들린 데다 색감은 엉망이고...

다시는 보고싶지 않을 만큼 실망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들여다보니

그래도 핀 맞은 게 몇 커트 있었네요~ 오호홍~~

 

배경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핀 맞추기에 여념없었던 첫 들꽃사진 촬영이었지만

꽃이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잘했다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유격훈련'이라는 표현이 걸맞는 야생화 촬영,

힘들지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주니

앞으론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꽃을 만나러 나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