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일본 NHK를 트니
마침 참의원 예산안 대정부 질의응답이 이뤄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자주 보이던 장면이라 별 감흥없이 바라보다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이 느껴지는 게 있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보려 한다.
마치 죄인 심문하듯 따따거리는 질문과 훈계하는 듯한 어조의 국내 국회의원들의 태도와 달리
일본 의원의 질문과 이에 답하는 정부대표의 태도는 매우 점잖았다.
양쪽 다 평이한 어조와 톤으로, 흥분하거나 소리지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매우 간단하고도 명료한 질문과 대답...
간간이 뒤쪽에서 약간의 야유가 들리기는 했지만, 정말 '약간'이었다.
응답자로 나온 사람은 바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질의자는 자민당의 마쓰에이 요이치 의원.
잠시동안 내가 본 것은,
총리가 어머니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내용을 두고 도덕성에 관한 언급과 정치자금법에 관한
딱딱한 질문과 응답하는 모습임에도 분위기는 그리 험하지 않았다.
뭐, 질의응답 내용에 대한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고,
분위기에서 문화의 차이가 느껴져 몇 자 적으려는 것이다.
질문하는 의원이나 대답하는 총리나 모두 발언 전에는 반드시 손을 들어
의장의 허락을 받은 후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한다.
총리라 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발언하겠다고 손을 든 총리나 의원의 이름 뒤에 '군(君)'을 꼭 붙인다는 사실이다.
"내각총리대신 하토야마 유키오 군~!"
"마쓰에이 요이치 군~!" 하는 식으로.
군(君)의 사전적 의미는
임금, 영주/남편/부모/아내/군자/어진 이, 현자/조상의 경칭/그대, 자네/군
이라고 되어 있다.
대개는 자기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 특히 남자를 부를 때 "~군"이라고 하는 게 보통이다.
일본의 국회에서 의장이 총리나 의원을 "~군"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나름 생각해 보았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직장상사나 가족을 남에게 얘기할 때 절대로 높여부르거나 경어를 쓰지 않는다.
아무리 직책이 높고 집안의 어른이라 해도 남에게 말할 땐 높이지 않는 게 예의라고 한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00씨"
"우리 부모님..."은 우리 식이지만
그들은 "사장이 말했다"
"00(이름만)"
"나의 부모(님 자를 붙이지 않는다)" 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국가의 수반인 총리라해도 국민 앞에서 높여부를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인식이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개념에 맞는 호칭이 아닌가 싶다.
물론 황족에 대한 예우는 별개지만.(마사코 사마, 아이코 사마 등 '~사마'를 붙인다.)
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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