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단지린 사막에서
최경순
밤이 오면
오아시스에 별들이 내려와 이야기하고
해가 뜨면
주고받은 이야기는 모래알이 된다
언덕에 이는 바람으로 쓴 편지
풀을 씹듯
우물우물 낙타가 읽는다
터벅터벅 앞만 보고 걷는 낙타는
외로움을 알까 절망을 알까
사막에서 너무나 외로워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뒷걸음질로 걸었다는 시인*
사막을 떠나본 적 없는 낙타에게
사막은 삶의 전부
낙타의 마음이 되어
길 없는 길을 찾아보리라
*프랑스 시인 오르랑스 블루(Hortense Vl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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