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리고 그대

바단지린 사막에서

릴리c 2019. 1. 25. 03:27


바단지린 사막에서

                                                 최경순


밤이 오면

오아시스에 별들이 내려와 이야기하고

해가 뜨면

주고받은 이야기는 모래알이 된다


언덕에 이는 바람으로 쓴 편지

풀을 씹듯

우물우물 낙타가 읽는다

터벅터벅 앞만 보고 걷는 낙타는

외로움을 알까 절망을 알까


사막에서 너무나 외로워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뒷걸음질로 걸었다는 시인*


사막을 떠나본 적 없는 낙타에게

사막은 삶의 전부

낙타의 마음이 되어

길 없는 길을 찾아보리라



*프랑스 시인 오르랑스 블루(Hortense Vl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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