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4) 교토의 꽃 기요미즈데라, 淸水寺

릴리c 2009. 6. 7. 22:52

교토 여행의 꽃,기요미즈데라를 눈에 담다

 

'겐지 모노가타리'에도 등장하는 기요미즈의 무대(淸水の舞台)

 

최경순(일본 전문 번역가)

 

일본의 국보와 중요 문화재의 20%는 교토부(京東府)에 집중되어 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외세의 침입을 받은 적이 거의 없어 유적이나 유물이 손상되지 않은 채

잘 보존되어 있다. 2차대전 때에도 교토 만큼은 유엔으로부터 보호받기도 했다.

일본의 예술과 문화의 실질적인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교토에서 딱 한군데만 추천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기요미즈데라(清水寺)라고 말하겠다.

10여 년 전에 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면서 느긋하게 천천히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 곳이기 때문이다.  

기요미즈노 부타이(清水の舞台)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본당에는 십일면천수관음입상(十一面千手観音立像)이 안치되어 있으며, 8세기(778년)에 창건된 이곳의 건축물 대부분은 17세기에 재건된 것들이다.     ©최경순

 

<겐지 모노가타리>를 비롯한 일본의 고전문학에 언급되고 있으며

근세에 들어와서는 가부키(歌舞伎)의 무대로 자주 등장했다.
 

▲  기요미즈데라의 명물 기요미즈노 부타이(清水の舞台)   ©최경순

 

깎아지른 절벽에서 10여 미터 허공으로 돌출된 부타이(舞台)라 불리는 본당 발코니에

사람들이 빼꼭하게 들어차 있다. 교토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원래는 십일면천수관음보살에게 바치는 춤을 추거나 절을 하던 무대였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는 사람에게

 "기요미즈 무대에서 뛰어내리는 용기와 마음가짐으로" 마음 단단히 먹고

열심히 하라는 격려표현을 하기도 한다.

 

▲  기요미즈노 부타이는 높이 15m짜리 기둥 139개가 종횡으로 떠받치고 있는 가케즈쿠리 형식의 건축물로 못은 전혀 쓰지 않았다고 한다.    ©최경순

 

▲ 기요미즈데라에서 바라본 교토 시내. 멀리 교토타워가 보인다.     ©최경순

▲  교토에서는 교토역(驛)을 제외하고 건물높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최고 45m를 넘지말아야 한다.                                                                                                     ©최경순

▲  본전(本殿) 곁의 산주노토(三重塔)    ©최경순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기요미즈데라의 삼층탑으로 높이 31미터에 이르는 이 거대한 탑은

헤이안 시대 초기인 847년에 처음 세워졌으나 현재의 탑은 1632년에 재건된 것이다. 

섬세함이 마치 우리의 다보탑을 보는 것 같다.                  

▲  지슈진자(地主神社)   ©최경순

 

 

기요미즈데라(清水寺) 경내에 있는 신사로, 인연을 맺어주는 신을 모시고 있다.
그래서인지 젊은 관광객이 유난히 많으며, 본전(本殿) 앞에 있는 '사랑을 점치는 돌(恋占いの石)'이

두 개가 있다. 약 20미터 거리를 두고 양쪽에 있는데 눈을 감고 반대편 돌까지 똑바로 걸어가면

반드시 마음에 품은 사람과 인연이 맺어진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http://www.jishujinja.or.jp/jishu/history 

 


   

기요미즈데라 발코니에서 만난 유카타 차림의 일본소녀들.                                     ©최경순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의 촬영요청을 일일이 들어주고 있다.

 

   

▲   빨간 턱받이를 두르고 있는 이런 석상은 아이들의 수호신으로 알려진 지장보살이라고 함.(기요미즈데라 아래로 내려가다 만난 석상)                                                                                 ©최경순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사찰, 신사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쉽게 눈에 띠는 자그마한 석상이 있다. 빨간 턱받이를 두르고 있는 이 석상은 아이들의 수호신으로 알려진 지장보살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태아를 낙태하거나 아이가 사고로 죽으면 이 석상 앞에 작은 돌을 쌓는 습관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사후에 지장보살이 아이의 괴로움을 떠맡는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스님의 붉은 가사대신 어린이를 연상하게 하는 빨간 턱받이를 둘러놓으며, 때로는 빨간 모자도 함께 씌워놓는다. 가방, 장난감, 사탕이나 과자, 바람개비 등을 갖다놓기도 한다.      

                

▲   기요미즈데라의 기원이 된 오토와노타키(音羽の滝).    ©최경순

‘기요미즈(淸水)’란 '순수한 물'을 의미한다. 기요미즈데라의 기원이 된 이곳은 오토와노타키(音羽の滝). 기요미즈데라(清水寺) 본당의 동쪽에 있는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려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신다. 세 줄기 물은 각각 지혜와 학문, 사랑,  장수를 가져다 준다고 하여 각자 원하는 물을 받아 먹는다. 세 가지 다 받아 마신다면?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까진 아니더라도 ‘효험이 없다’는 설이 있으니 마음을 비우시도록~ 빽빽한 사람들 틈 사이로 사진만 겨우 찍고 내려왔다. 

 

경내에 있는 작은 연못의 반영이 아름다워 한 컷. 매화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다.    ©최경순

 

 

 

 

                                                    연못 바로 옆에 엔메이자카(延命阪)란 계단이 있다.

이곳을 오르면 생명이 연장되기라도 한다는 걸까.

차라리 욕심을 버리라는 뜻으로 해석하며 기요미즈데라 경내를 떠났다. 

 

기요미즈자카((清水坂)변의 기념품 가게    ©최경순

기요미즈데라 입구는 약 1km에 이르는 기요미즈자카((清水坂)로 불리는 언덕이다.

이 언덕 양쪽에는 교토를 추억하게 만드는 각종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어 구경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먹을 것을 파는 가게는 저마다 특색 있는 먹거리를 시식하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맛보며 걷는 것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들 가게는 수백 년 전통을 지닌 시니세(老鋪)가 대부분이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맛을 충족시켜준다. 그러나 이번 여행 역시 '천천히, 느긋하게' 걸으며 그 분위기를 음미하지는 못했다.

사진만 급하게 찍고 또다시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   어린이용 유카타   ©최경순

 

▲ 게타    ©최경순

▲  도자기로 만든 향꽂이. 일일이 손으로 그린 것으로 똑 같은 게 하나도 없다. 한 개에 525엔.   ©최경순

▲  다양한 머그잔. 감색 문양이 '일본'을 느끼게 한다. 한 개에 525엔   ©최경순

▲ 찻잔에서도 고즈넉함이 느껴진다. 사고 싶었던 잔이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눈으로만... 
©최경순

교토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머그잔들.  가격은 3천엔에서 7천엔 정도로 꽤 비쌌다. ©최경순

 <겐지 모노가타리>에 등장하는 궁중 여인들의 의상 주니히토에(十二單)를 본뜬 도자기.   ©최경순

기요미즈데라는 헤이안(平安)시대 이후 일본의 문학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위 사진은 <겐지 모노가타리>에 등장하는 궁중 여인들의 의상 주니히토에(十二單)를 본뜬 도자기.

(주니히토에...천의 겹침에 의해 아름다운 색채를 만들어 내는 궁녀의상으로,

옷을 12장 겹쳐서 입기도 했지만 당시 주니(12)라는 숫자는 '많다'는 의미였으므로

여러 겹 겹쳐있었던 데서 나온 말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겐지 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본격 장편소설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훌륭한 문학작품의 하나로 꼽힌다. 〈겐지 모노가타리>는 11세기 초 궁녀였던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가 쓴 것으로, 매우 세련되고 우아한 귀족들의 세계를 그려낸 이야기.

총 54권으로 되어 있다.

궁중 생활을 중심으로 주인공 히카루 겐지(氏)의 사랑의 편력(遍歷)과 영화(榮華)와 고뇌(苦惱)를

묘사한 가운데 당시 황족이나 귀족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  기요미즈데라의 일본녀들   ©최경순

 

기요미즈데라(清水寺)
주소:히가시야마쿠 기요미즈 1조메 294
전화 075-551-1234
http://www.kiyomizudera.or.jp/


 

아리마강(有馬川)을 사이에 두고 있는 아리마(有馬)온천 마을    ©최경순

여행 3일 째, 아침 일찍 아리마(有馬, 효고현) 온천으로 향했다.

오사카 시내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일본의 3대 온천에 속하는 곳이다

(군마현의 구사쓰온천, 기후현의 게로온천과 함께).

아리마온천은 물의 색깔에 따라 금탕(金の湯), 은탕(銀の湯)으로 나뉜다.

한 시간 안에 온천을 마치고 이동 버스로 오라는 가이드 말에 샤워만 대충하고 나왔다.

차라리 온천을 포기하고 동네나 한바퀴 돌아볼 걸, 후회막급.

급히 사진 몇 장으로 '아리마 온천' 탐방을 끝냈다. 에효~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부인 네네가 즐겨 거닐던 다리  ©최경순

 

아리마 온천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부인 네네가 자주 방문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빨강색 다리는 네네가 즐겨 거닐던 다리라고 한다. 둘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지만,

부부금슬이 매우 좋았으며 그녀는 영특하고 지혜로운 여자였다고 한다.

네네는 이 다리 위에서 아리마 강을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  네네 동상   ©최경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부인이던 네네의 동상이 '네네바시(네네의 다리) 입구에 세워져 있다.

그 아래쪽을 더 내려가면 히데요시 다리가 있다. 

히데요시는 우리들에겐 임진왜란을 일으킨 적장이지만,

일본인에겐 사랑과 신망을 가장 많이 받는 인물 중의 하나다. 그는 당시의 엄격한 신분질서 사회에서

하급무사 출신으로 최고의 지위인 타이코오(太閤)까지 오른 전설적인 인물.


*********7월에 교토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

기온마쓰리(祈園祭)를 놓치지 마시길~!!!
도쿄의 간다마쓰리 (神田祭 5월15일 전후 주말), 오사카의 텐진마쓰리 (天神祭 7월24일~25일) 와 함께

일본의 3대 축제 중 하나인 기온마쓰리는 7월1일부터 31일까지 교토의 야사카 진자 (八坡神社)에서 열린다.
브라질의 삼바파티처럼 기온마쓰리를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구경간다.

마쓰리홈페이지 :
www.kyoto-np.co.jp/kp/koto/gion/gion.html 
 
교토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시면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http://kyoto.japanpr.com/ 

일본정부관광국
http://www.welcometojapan.or.kr/region_info/kansai/kyoto)/

교토(京都)관광협회 075-752-0227

 

*********************************************
 

이렇게 해서 '파격가' 오사카 교토 나라 여행은 막을 내렸다. 

단체여행이 언제나 그렇듯 시간에 쫓기어 '빨리빨리' 눈도장 찍고 다음 행선지로 향해야 하니,

느긋하게 걸으며 주변을 살피고 분위기와 멋을 느껴보고 싶었던 내 희망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똑같았다.

다음에 다시 교토를 찾게 된다면,

교토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골목길을 따라 걷는 여행을 하고 싶다.

사람 냄새와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
가장 교토다운 거리 기온(祈園)을 보고 싶다.

전통적인 일본식 담장과 노렌이 걸려 있는 점포를 기웃거리고, 기모노 차림에 하얀 분을

목덜미까지 바르고 걸어가는 게이샤가 있는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전통여관인 료칸(旅館)에 들어 일본의 정취에 흠뻑 젖어보고도 싶다.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오사카 여행기 2박 3일>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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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29 [16:22]  최종편집: ⓒ 제이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