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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긴 잠에서 깨어난 백제,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

릴리c 2009. 11. 11. 16:59

1400년 긴 잠에서 깨어난 백제, 익산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구

 

2009년 1월 14일 전북 익산,

미륵사지석탑 해체(복원) 과정에서 백제 사리장엄 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백제문화의 진수가 140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어안고 나타난 것.

국보급 유물  683점이 쏟아져 나와 한반도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이목이 익산으로 집중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유물은 사리장엄구.

석탑 네개의 문 한가운데 있던 돌기둥 기단에서 사리공이 발견되었고

회칠로 밀봉된 사리공이 열리자,  어둠속에 있던 백제의 찬란함이 잠에서 깨어났다.

그 안에서 나온 것은 ‘금제사리호(金製舍利壺)’와 ‘금제사리봉안기(金製舍利奉安記)’였는데,

 높이 13cm의 ‘금제사리호’는 섬세하고 화려했던 백제 금속공예기술의 백미로 일컬어지며

백제금동대향로 이후 최고의 발굴유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최초, 최대의 석탑이라는 미륵사지 서탑(西塔)이 전설처럼 서있던 곳, 미륵사지.

이곳에서 1400년 동안 미륵사 터를 지키던 국보 미륵사지석탑(국보 11호),

그 석탑을 지금은 볼 수 없다. 복원을 위해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사진 1~4 출처: 국립문화재 연구소)

(사진 1)  금제사리호

 

(사진 2)

 

사리장엄 중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그 봉안기에 ‘서동요’를 부정하는 기록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금제사리봉안기’는 미륵사의 창건배경과 시주자가 명문으로 기록되어 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유물이다.

가로 15.5㎝, 세로 10.5㎝ 크기의 금판(金板)에 음각(陰刻)하고 주칠(朱漆)하여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였다.

그동안 '서동요'를 통해, 미륵사지는 선화공주(신라)와 백제의 서동(무왕)이 창건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봉안기 내용으로 역사를 수정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리봉안기의 중요한 문구는 다음과 같다.

 

(전략) 

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적덕의 따님으로 지극히 오랜 세월에 선근(善根)을 심으셨기에

금생에 뛰어난 과보를 받아 태어나셨다.

왕후께서는 만백성을 어루만져 기르시고 삼보(三寶)의 동량이 되셨으니

재물을 기부하여 사찰을 세우시고 기해년(639) 1월 29일에 사리를 맞이하셨다.

 (후략)


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세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1. 미륵사의 정확한 창건 시기... 서기 639년인 점. 무왕이 죽기 2년 전.

2. 백제 무왕의 왕후는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 공주’가 아니라 백제 귀족의 딸이라는 점.

서동요에 나오는 선화 공주 설화는 허구일 가능성이 많으며,

설령 사실이라 해도 선화 공주는 정비(正妃)가 아니고 미륵사탑과도 관계가 없다.

3.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 진평왕이 공인(工人)들을 보내서 미륵사의 창건을 도왔다"는 기록도

 풍문을 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 늘 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두 나라 사이에 기술 교류가 있었을 리도 없고,

삼국 중에서 문화 예술 분야에서 독보적이었던 백제가 신라 공인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미륵사는 백제의 독자적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 3) 금제사리호와 부처님의 진신사리 12과, 유리제사리병편↓

 

 

사리장엄(舍利莊嚴)이란 ?

불교에서 장엄이란 아름답고 엄숙하게 장식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리장엄구란 탑 안에 봉안되는 사리를 위한 일련의 장치를 말한다.

사리기와 불상, 소탑, 그리고 사리의 공양을 위한 각종 공양구(유리, 옥, 수정, 직물, 향목등)가 함께 안치된다.

 

(사진 4)  미륵사지 서탑의 해체 전 모습.↓

 

 

 ▲ 미륵사지 석탑(서탑)을 해체하고 복원 중인 현장.

중앙에 보이는 네모난 사리공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었다.

 

 ▲ 해체된 석탑의 일부분.

 

 

 ▲ 석탑 네 귀퉁이에 있는 인물석상.

세군데의 석상은 훼손이 심해 '원숭이'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나머지 하나가 온전한 형태로 발굴되어 인물석상임이 확인되었다.

 

 ▲ 미륵사지 석탑(동탑과 서탑) 사이의 금당지

 

 ▲ 1992년에 복원된 동탑.
 

사리장엄(舍利莊嚴)이란 ?

불교에서 장엄이란 아름답고 엄숙하게 장식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리장엄구란 탑 안에 봉안되는 사리를 위한 일련의 장치를 말한다.

사리기와 불상, 소탑, 그리고 사리의 공양을 위한 각종 공양구(유리, 옥, 수정, 직물, 향목등)가 함께 안치된다.

 

 

미륵사지 소재: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428

전화 : 063-859-5797(유물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