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ney Houston 휘트니 휴스턴 돌아온 디바의 눈물로 얼룩진 서울 공연
진정한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컴백!
2009년 7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새 앨범 쇼 케이스에서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춘
휘트니 휴스턴은 건강해 보였고 새 앨범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정보를 접하며 반가웠다.
그리고 얼마 후 FM 라디오에서 알 켈리가 휘트니의 컴백을 위해 만들었다는 <I Look To You>를 들었다.
나이가 더 들기 전 그녀의 공연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었는데...
2월 6일 저녁 7시 10분,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자 객석의 열기가 고조되기 시작한다.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 가죽팬츠와 발목까지 내려오는 검정코트를 입고 휘트니 휴스턴이 등장했다.
영화 <보디가드>로 친숙했던 그녀에 대한 갈망이 일시에 폭발한 듯하다.
낮고 굵은 저음으로 시작되는 첫 곡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사뭇 긴장돼 보였다.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니만큼 아마도 많이 긴장되고 떨렸을 것이다.
작년에 발매한 새앨범 <I Look To You> 의 자켓.(사진:아리스타 제공)
(사진:현대카드 제공)
이번 첫 내한공연은 ‘Nothing but Love World Tour’라는 타이틀로 10년 만에 열리는 월드투어다.
일본, 호주, 유럽으로 이어지는 월드투어 일정의 첫 스타트를 한국에서 끊은 것.
“Good Evening, Korea!"
“감~솨 합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서 눈물을 닦는다. 1985년 데뷔, 영화 보디가드의 세계적 성공, 남편과의 불화...
그리고 10여년의 공백~ 이런 일련의 아픔후의 첫 무대가 그녀를 울게 한 모양이다.
잠시 후 다시 관객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10년 만에 첫 무대를 한국 서울에서 시작하게 되어 기쁘고, 휘트니 쇼에 와 준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You! You! You! You! You!...”
라고 말한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입춘한파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 이상 관객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감기에 걸린 휘트니를 따뜻하게 반겼다. 그러나 과거 디바 다운 자신감과 표정은 어디에서도 찾기가 힘들었다.
한창 인기절정일 무렵인 10여 년 전, 남편 바비 브라운과의 불화로 그녀의 생활은 점차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결혼 이후 남편으로 인한 가정폭력, 약물중독 등 세계최고의 스타가 겪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삶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바비의 올곧지 못한 행위들로 인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텐데도 그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그녀에게서 나는 동양적인 여인의 모습을 느꼈다.
얼마 전 오프라 쇼에 출연한 그녀를 보았다. 이혼한 지금도 전남편에 대한 사랑을 언급하는 그녀를 보며,
우리 세대의 한국여인을 떠올렸다. 오로지 한 남자만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순정파 휘트니 휴스턴.
개방된 미국 사회의 톱스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순정을 지니고 있는 그녀.
그녀는 노래가 끝날 때마다 깊숙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관객에 대한 감사표시를 한다.
무대 앞 오른쪽에는 팬클럽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스탠딩으로 환호하며 공연을 즐긴다.
휘트니가 노래 중간에 “스탠드 업!”을 외치면 관객들은 이에 호응하며 일어나 박수치고 팔을 휘두르며
몸을 흔든다. 그런데... 내 뒤에 있던 사람이 “안보이잖아요! 앉으세요~!”하며 짜증을 낸다.
공연장에 처음 와 본 사람인 모양이다.
노래 중간중간 휘트니는 여러 차례 울먹이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무대에 선 감격도 있었을 테고,
그런 그녀를 이해하고 열광해 주는 우리 대한민국의 관객이 고마워서였을 수도 있고, 나락까지 빠졌던 자기
자신의 부활에 대한 감격일 수도 있는 눈물... .
“땡큐, 코리아~!”
“땡큐, 서울~!”
“알러뷰, 쏘 머치~! 유! 유! 유! 유! ......(손으로 객석 여기저기를 가리키며)”를 틈만 나면 외쳐댄다.
때로는 노래가 시작되어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아니면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서였는지 반주를 중단시키고
다시 시작하는 여유도 보여준다. 신고 있는 신발(부츠)이 무대바닥에 걸려 불편해지자 노래하다 말고 “스탑!” 하며
반주를 멈추게 하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허연 플라스틱 조각 같은 걸 빼버리고 다시 노래를 시작한다.
서울의 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해 하얀 머그잔에 더운 물을 마시며 노래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에 열광해 주는, 그래서 가수의 사기를 높여주는 우리 관객들 역시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매너를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특히 마이클 잭슨을 생각하며 노래할 때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진:아리스타 레코드 제공)
어떤 음악 전문가가 말한다. 한국인의 공연매너와 그 어느 나라보다 더 열광해주는 한국팬들이 있기에
서울공연을 첫 공연지로 꼽은 것이라고. 그러면서 “서울에서의 공연은 연습에 해당한다.”는 말도 했는데,
실제로 무대를 관람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다.
마지막 곡으로 영화 <Body Guard>로 유명한 I Will Always Love You와
앙코르 곡으로 알리시아 키스가 만들어준 A Million Dollar Bill을 부르며 내한공연 첫날 무대를 마쳤다.
한국 공연에서 힘을 얻어 부디 재기에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휘트니~ 파이팅~!!!
(사진:아리스타 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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