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어서 정겨운 것...
햇볕 좋은 가을날 한 골목길에서
옛날 국수가게를 만났다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왜 간판도 없느냐 했더니
빨래널듯 국수발 하얗게 널어놓은 게
그게 간판이라 했다
백합꽃 꽃밭같다고 했다
주인은 편하게 웃었다
꽃피우고 있었다
꽃밭은 공짜라고 했다
어느날
<좋은색각>이란 책에서
오래 전 정경을 떠올리게 하는 글을 보고
살짝 메모해 두었습니다.
어릴 적,
동네 골목 어딘가에는
꼭 이런 풍경이 있었지요.
요즘처럼 가늘고 고운 실낱같은 면발은 아니었지만
마치 어머니가 옥양목 하얀 천을
빨랫줄에 널어 놓으셨듯이
국수발은 그렇게 널려있었습니다.
문득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본 시간이었지요^^*
혹시,
사시는 곳 주변 어딘가에
이런 풍경 보이시거들랑
사진 한 장 찍어 올려주세요~~~ 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