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숲

동짓날이에요, 팥죽 드시러 오세요~~!!

릴리c 2009. 12. 21. 23:16

동짓날 기나긴 밤을 / 황진이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허리 베어내어

춘풍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동짓날이면 생각나는 이 시조는, 조선시대에 시(詩)·서(書)·음률(音律)에 뛰어난 재능과

출중한 용모로 숱한 남성의 사랑을 받았던 명기(名妓)‘황진이의’ 대표시조다. 

 

동지는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올해는 ‘애동지’. 원래 애동지에는 팥죽 대신 팥밥이나 팥시루떡을 해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동지에 팥죽이 빠지면 왠지 서운하다.

귀신을 쫓고 액운을 막기 위해 해먹었던 만큼, 정성과 간절함이 깃든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팥죽.

그래서 올해도 만들어 보았다.

 

 

지난 달 김장할 때 조금 담갔던 동치미를 처음으로 꺼냈다.

팥죽에는 뭐니뭐니 해도 동치미가 제격인데, 빛깔도 노르스름하니 마침 먹을만하게 잘 익었다.

 

 

 

 

 이참에  팥죽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한국의 팥죽

<한국에서 팥죽은 겨울에 많이 먹으며, 특히 24절기 중 하나인 동지(冬至)에 먹는다.

동지팥죽에는 찹쌀을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을 나이수만큼 넣어 먹었는데,

이 때문에 동지를 지나야 한살 더 먹는다는 말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민간신앙에서, 빨간색은 귀신들이 두려워하는 색깔이므로

붉은팥으로 끓인 팥죽에는 액운을 물리치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

따라서 팥죽을 끓이고 먹는 풍습은 잡귀가 가져오는 불운이나 전염병을 막기위한

주술적인 의미가 있었는데, 팥죽을 먹기 전에 집안의 사당에 팥죽을 먼저 올리고,

부엌, 창고, 대문, 마당 등 집안 곳곳에 뿌렸다.

 

동짓날 팥죽을 쑨 유래는 중국의 고서인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진나라 공공(共工)에게는 망나니 아들이 있었는데, 그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신(疫神:전염병귀신)이 되었다. 본래 잔인했던 그의 품성 때문에 크게 전염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전염병을 막을 방법을 찾던 사람들은 공공의 아들이 살았을 때

팥죽을 싫어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람들이 팥죽을 끓여 집안 곳곳에 뿌리자 전염병이 사라졌고,

그 이후로 팥죽은 모든 잡귀신들이 싫어하는 음식이 되었다.

 

팥죽을 먹는 풍습에는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다.

과거 한국사회는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풍작은 항상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다.

팥죽을 먹는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며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며,

낮이 길어진다는 것은 곧 농업이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지에 편히 쉬고 건강한 음식을 나누면서 봄에 경작을 준비하고자 했던 것이다

 

 

 

팥죽은 한편으로 기근음식이기도 했다.

한국인의 밥상은 쌀밥을 주식으로 하여 여러가지 반찬을 곁들이는 형태인데,

과거에는 겨울에 쌀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상황에서 팥죽은 최소한의 쌀로도 간단히 만들 수 있으면서,

 필요한 영양분이 충분히 들어가있는 훌륭한 음식이었다.

팥죽을 만드는 데에는 팥, 물, 약간의 쌀만 있으면 만들 수 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떤 재료나 반찬등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겨울에 팥죽은 경제적으로 곡식을 아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일본의 팥죽 '시루코'

<일본어로 팥죽은 '시루코(汁粉, しるこ)'라고 하며,

정중한 표현을 만들 때 사용하는 접두사 '오(お)'를 붙여 '오시루코(お汁粉)'라고도 부른다.

팥을 으깨어 죽을 달게 끓이며, 안에 모치를 넣어서 담아낸다.

안에 넣는 것은 모치 뿐만 아니라 밤조림이나 찹쌀만두 등 다양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일본의 팥죽은 팥을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2종류로 나눈다.

2가지 방법은, 팥을 완전히 으깨는 방법과 성기게 으깨어 팥의 원형을 남기는 방법이다.

비슷한 음식으로 팥죽과 거의 비슷하지만 '시루코'보다 물기가 적어 되직한 '젠자이(善哉, ぜんざい)'가 있는데,

서부지방에서는 팥죽의 사투리로 여기지만, 오키나와에서 젠자이란 갈은 얼음에 팥을 올리고

모치와 연유 등을 얹은 팥빙수와 비슷한 음식을 의미한다.

 

일본인들은 특히 겨울에 팥죽을 많이 먹는다.

반쯤 녹아 찐득거리는 모치와 달고 따뜻한 팥죽은 일본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다.

일본의 팥죽은 보통 우메보시(매실장아찌)나 시오콤부(소금 뿌린 다시마) 같이 시고 짠 반찬과 제공된다.

왜냐하면 일본의 팥죽은 무척 달아 쉽게 물리거나 질릴 수 있기 때문에 시고 짠 음식으로 입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가가와 지방을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는 팥죽을 설날음식으로 먹는다.>

 

중국의 팥죽

<'홍또우죠우(紅豆粥, hóngdòuzhōu)'라고 하며,

따뜻하고 달콤한 죽 요리를 뜻하는 '탕슈에이(糖水, tángshuǐ)'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팥죽은 겨울에는 따뜻하게 먹지만, 여름에는 간혹 차갑게 먹기도 하며

남은 팥죽을 얼렸다가 아이스크림처럼 먹기도 한다. 팥죽은 담는 그릇은 일본보다 얕은 편이다.

 

광둥 요리 음식점에서 팥죽은 저녁식사 후 주로 먹는 디저트 중의 하나이다.

대부분 별다른 첨가물 없이 제공하지만, 야자수나무 열매에서 녹말을 뽑아내어 만드는

'사고'와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팥죽에 넣는 감미료로는 편당(片糖) 또는 돌설탕(rock sugar)을 이용한다.>

 

제가 만든 팥죽...맛있게 드셨어요?

급하게 만드느라 팥을 삶고 으깨어 앙금내고

경단 만들고 하는 과정을 찍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경단 대신 조랭이떡을 넣었답니다~ㅎㅎ)

한그릇 퍼서 동치미와 함께 이웃에 나눠주고

저도 저녁을 팥죽으로 한끼 해결했지요~~

 

한 해의 액땜과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우리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면서요~

 

12월 21일...동지 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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