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구석구석

童心으로 童話가 만들어지는 동네...

릴리c 2010. 2. 4. 16:34

 

 

가 살아있는 화사한 마을로 탄생했어요~!

 

 

한 때는 '인디언 마을'로 불리기도 했던 홍제동 개미마을.

홍제3동 9-81, 인왕산 자락 아늑한 기슭에 자리잡은 이곳엔

현재 210여 가구에 420여 명의 주민이 소중한 꿈을 품고 열심히 살고 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산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6.25 전쟁 이후,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가난한 사람들이

이곳에 천막을 치고 임시거처로 살기 시작했던 연유로

처음엔 '인디언 마을'로 불렸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천막이 마치 인디언마을 같아서였다고 한다.

 1983년부터 <개미마을>이라는 정식명칭으로 불렸고,

최근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 건설회사(금호건설)에서

벽화제작을 도와 <벽화마을>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마을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몸이 기울어질 정도로 가파른 언덕 위에 서 있음에 슬며시 걱정이 앞선다.

눈이라도 내리면 이곳 사람들, 어떻게 하나... 하는...

누군가 말한다.

"비닐 포대 깔고 앉아 쭈르르 미끄러져 내려가면 되겠네요~!"

우스개 소리였지만, 그 정도로 비탈이 심한 곳이다.

 

 

우선 시내가 보일만한 곳을 찾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역시 발 아래로 도심이 잘 내려다 보인다.

가끔은,

가슴 답답한 일이라도 있을 때 이런 곳에 오른다면

조금은 속이 후련해지지 않을까...

아마도 이 동네 사람들 중에

그런 생각으로 이 산등성이를 찾는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이 동네엔 마을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주민들이 내리는 곳이 바로 정류장이다.

 

 

쉽게 말해 '달동네'라 불리던 곳...

점차 달동네가 사라져가고는 있지만 아직 이렇게 남은 곳들이 있다.

그런 곳을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색해 놓으니

마을 전체가 한 폭 그림이다.

이 아름다운 그림처럼

이곳에 사는 사람들 마음에도 늘 환한 빛 같은 희망과 꿈이,

행복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보람아 힘내!

옥아, 영차영차~!

행복하세요~

 사랑해~!

한 걸음 더~!!

이 계단엔 각종 응원문구가 가득하다.

내 마음도 따스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 사람들이 모두가 가난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비록 물질적인 혜택은 적을 지 모르지만

마음이 풍요로우면 마음의 부자가 아니겠는가.

그들에게 삶에 대한 꿈이 있고 희망이 있고 사랑이 있을 터이니

그 이상의 부자가 어디 있겠는가.

 

물질적으로 아무리 풍요로운 사람이라도

인생을 지옥처럼 사는 사람들...많이 봐 왔으니까.

그들이야말로 가난한 사람이 아니고 무엇인가...

  

 

개미마을 벽화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이 '하트계단'이 아닐까 싶다.(사진 위)

물고기가 세계 각국어로 말한다.

"따랑해~ 쌀앙해~ 알라븅~!"

"내 사랑 받아줄래?"

 

예쁜 하트가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저 끝 어딘가에서 사랑을 받아줄 누군가가 있겠지...

이 마을은

그래서 사랑이 넘쳐날 것만 같다.

 

"반가워~~!"

"살아 있어서 행복해~!!"

 

하얀 구름이 꽃비를 뿌린다.

대지를 일깨우는 단비를 내려준다.

이 마을에 사랑을, 행복을 내린다...

 

칙칙한 돌축대가 화사한 꽃으로 피어났다.

잔뜩 흐린 날, 보는 내 마음도 화사하게 피어난다.(사진 위)

 

(사진 아래) 장수와 만복의 상징 거북이가

돌담을 타고 기어오른다.

"이 집에 행운을 가져다 줘야지~!!!"

 

 

 

 

 

꿈이 가득한 예쁘고 화사한 그림들을 보며 걷노라면

비탈길도 가파른 계단도 쉬이 오를 수 있으리라...

 

 

 

 산 아랫동네의 말끔한 아파트가 부럽지 않다.

이렇게 예쁜 벽화, 아무나 가져보나?

우리에겐 꽃보다 더 아름다운 꿈이 있다...

 

 

 

 

개미마을엔 집집마다 '관리번호'가 매겨져 있다.

행정구역 표시 대신 무허가건물을 관리하기 위한 번호인 모양이다.(사진 위)

 

(사진 아래) 개미마을을 걷다보면 목이 말라올 법 하다.

그럴 때 "딱끈한(!)" 커피 한 잔의 향기에 젖어본다면

그것도 작은 행복이리라...

 

 

 

 

** 홍제동 개미마을 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로 나와 뒤편에 있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탄다.

5분 정도 달려 종점에서 내리면 개미마을이다.

도보로 이동시에는 문화촌 아파트 방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