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아테나 촬영지 모래언덕, 돗토리 사구를 걷다

릴리c 2010. 12. 30. 01:37

일본 돗토리현 모래언덕(砂丘)에 올라보니

 

년 전,

일본 돗토리현에 사막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후로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그것도 사람이 사는 바로 곁 바닷가에 거대한 모래언덕으로 둘러 싸인 사막이 있다니...

 

밤이 되면 하늘엔 아름다운 별빛이 수를 놓고,

모래 위에선 불빛 축제까지 열린다고 하니

그래서 이번 겨울 돗토리로의 여행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토리 사구(鳥取砂丘)는 일본 돗토리 현(鳥取県) 돗토리 시의 동해 해안에 펼쳐진

  광대한 자갈밭이자 해안 사구이다.

산인 가이간(山陰海岸)국립공원의 특별 보호 지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동북 16km, 남북 2.4km의 너비와 폭을 가지고 있다.

  1955년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 일본의 지질 백선에 선정되었다.

 

사구의 생성 원리는 일반적인 해변과 비슷한데,

돗토리현 남쪽의 주고쿠 산악지대에서 풍화된 암석이 센다이 강을 따라 흐르다

바다를 만나 육지로 밀려나 만들어졌다.

10만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곱디고운 모래로 능선이 뒤덮인 독특한 경관이 탄생한 것이

바로 사구다.

 

 사구 너머에 보이는 바다가 우리 동해다.

모래바람이 불어 마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듯 한데,

그 위를 걷는 사람들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사막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우리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를 절실히 깨닫게 만든다.

 

 

사막에 내려가기 전, 식당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흐릿한 날씨에 눈발 섞인 강풍이 불어 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주눅들게 만든다.

게다가 식당의 주인이

"바람 때문에 위험해서 케이블카 운영을 중지했다.

이런 악조건에도 걸어서 사구에 내려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며 슬쩍 겁을 준다.

그러나, 몇 년을 별러 이곳에 왔는데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사막 입구에 금지사항 안내판이 서 있다.

사막에서의 낙서, 골프공 날리기, 불꽃놀이, 쓰레기 버리기, 동물의 오물투척,

자동차나 오토바이 타기 등 금지사항이 적혀 있다.

 

 

 

바람이 그려놓은 물결무늬 위에 낙타 발자국이 선명하다.

조금 전까지 햇살 눈부시던 바다 쪽에선 시커먼 구름이 몰려온다.

광활한 사막 모래밭을 걸어 저 끝까지 가야한다.

 

 

 

 

 

 바다와 사구가 빚어내는 풍경이 압권인 제2 사구열 '말의 등'.

 

돗토리 사구에는 가파른 언덕 바로 아래에 큰 웅덩이가 있는데

 비가 내려 물이 고이면 마치 오아시스처럼 보여 '오아시스'로 불린다고 한다.

최고 지점의 높이가 90여m에 이르는 돗토리 모래언덕('말의 등')에는

시시각각 부는 바람이 기기묘묘한 문양들을 만들어내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을 이룬다.

 

모래 표면에 생기는 산이나 물결 모양의 무늬인 풍문(風紋) 하루에도 수차례 모습을 바꾼다.

내가 그곳에 머문 두 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에도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였는데,

세찬 바람이 몰아쳤다가 햇빛이 나는가 하면,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내 앞을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강풍으로 인해 눈 앞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갑자기 휘몰아치는 세찬 바람에 눈을 뜨기는커녕,

몸조차 가눌 수가 없다.

사구를 향해 걸어가던 사람들이 모래 폭풍을 등지고 그대로 서 있다(아래 사진).

 

 

 

날씨가 좋은 날에는 모래언덕의 경사를 이용해 패러글라이딩과 샌드보드를 즐길 수 있고

낙타 등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의 일몰은 장관 중의 장관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태안에 '신두리 사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갈대로 거의 뒤덮여 사구로서의 모습은 사라졌다고 한다.

 

 

 

 

 

 

 

 

 

 

 

사막의 매력은 바람이 만드는 다양한 모습이 아닐까.

최근에는 돗토리 사구의 모래 비탈에 낙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례가 제정됐다.

이를 위해 돗토리 시에서는 '사구 보안관'을 채용, 감시 활동을 펼친다고 하니

모래에 그림을 그리거나 이름 쓰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명심하도록.

모래 채취 역시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사막식물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 모래 속에 뿌리를 내려 움틔우고 가지를 뻗어 꽃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이곳에서 식물 한 포기라도 뽑았다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니 주의하시길.

 

 

 낙타 요금표가 보인다.

한 사람이 1,800엔, 두 사람이 함께 타면 3,000엔에 사진촬영은 무료.

사진촬영만 할 경우 낙타 옆에서 100엔,

타고 찍으면 500엔을 받는다.

이 날은 악천후로 인해 낙타가 쉰다고 쓰여 있다.

 

  

언제 그랬냐는듯 맑은 하늘을 보이지만...

순식간에 바뀌는 날씨는, 그날 내 주머니에 바람의 선물을 넣어주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나를 깜짝 놀라게 한 모래알.

 

 

내가 돗토리 사구를 방문한 날은 마침 크리스마스였다.

해마다 12월에는 사구에서 빛의 축제(일루젼)가 열리는데,

8회째를 맞은 올해의 테마는 <이나바의 사랑(因幡の愛)>이다.

이나바(因幡)는 돗토리현 동부지역의 옛지명을 뜻하며

<이나바의 흰토끼(因幡の白兎>신화에서 비롯된 '이나바의 사랑'을 테마로,

돗토리 사구에 20만 개 이상의 전구로 일루미네이션과 모래조각을 장식한다.

그러나, 오후 다섯 시 반이 되어야 점등하는 일루젼은

다음 일정상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지만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다.

 

이곳에서는 10여 개국에서 초청된 예술가들이 다양한 모래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세계 모래 조각 페스티벌'도 열리고 있었지만,

한정된 시간에 쫓겨 그 역시 보지 못했다.

 밤에는 조명이 켜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돗토리 사구 일루젼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돗토리현의

 돗토리 현(鳥取県) 이름의 유래

 

새를 잡는다(鳥取)는 뜻의 돗토리는

고사기, 일본서기의 스이닌텐노(垂仁天皇)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호무츠와케노미코 왕자가 어른이 되어서도 말을 할 줄 모르는 것이 천황의 걱정이었는데, 어느 날, 하늘을 나는 백조를 본 왕자가 "저게 무엇이냐"며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천황이 기뻐하며 그 새를 잡도록 시켰는데,

그 새가 잡힌 곳이 지금의 돗토리 지역이었기 때문에 돗토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돗토리 지역에는 지금도 겨울이 되면 백조들이

많이 날아든다고 한다.

 

 

 

요즘 사구를 비롯한 돗토리 현에서 드라마 '아테네 전쟁의 여신'을 촬영해

돗토리 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구 외에도 볼거리가 다양한 돗토리 현 자세한 정보는 다음 사이트를 참조하세요~

 

돗토리 여행 정보

http://dhcruise.com/board/bbs/board.php?bo_table=tour01&wr_id=50

 

http://www.pref.tottori.lg.jp/dd.aspx?menuid=9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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