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세계 유일의 고스트 호텔, 일본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에 가면 있다!!

릴리c 2011. 1. 6. 18:47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에 가면 신(神)들이 묵는 호텔이 있다!

들의 고향 시마네 현(島根県)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 들의 숙소를 공개합니다~!!

 

일본 시마네현은 신(神)들의 고향 혹은 엔무스비의 땅(縁結びの地)으로 불린다.

시마네현 동부에 위치한 이즈모다이샤(出雲大社)

1,500여 년 전에 지어져 현재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일본 건국신화와 연관된 오쿠니누시노미코토(大國主命)를 모신 신사다.

 

일본 전역에선 음력 10월을 간나즈키(神無月:신이 없는 달)라 부른다.

  유난히 많은 신이 존대하는 일본에서 이 시기가 되면 그 많던 신들이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바로 시마네 현 이즈모 다이샤에서 열리는 전국 신들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해마다 음력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전국의 모든 신들이 이즈모 다이샤에 모여 회의를 연다.

회의의 주된 내용은 '결혼, 인연'이다.

사랑하는 청춘 남녀를 맺어주기도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은 인연에 의해 이뤄진다고 믿는 까닭에,

신들이 '세상사 인연'까지 맺어주기 위함이다.

이즈모 다이샤에 엔무스비 진쟈(縁結び神社)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본전인 가구라덴(神樂殿)에는 길이 13미터, 둘레 9미터, 무게 5톤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큰 시메나와(標繩:짚으로 엮어 입구 위에 달아두는 것, 부정한 것의 침입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음)가 있는데, 여기에는 수많은 동전이 박혀 있다. 

사람들은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데 시메나와에 동전이 박히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그리 오래 전 얘기도 아니지만 전설 같은 실화가 있다.

이 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신사에 놀러 왔다가 시메나와에 신발을 던져 동전을 떨어뜨리는 장난을 했다고 한다.

그날 저녁, 마을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모조리 설사를 하거나 배앓이를 하여 밤새 잠을 못잤고

어른들까지 덩달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음 날 사연을 알아보니, 신사에서 신발로 장난을 친 아이들에게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

'신들의 노여움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마을 사람들은 더욱 정성스런 마음으로 신을 공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전(인연이라는 뜻의 고엔/ご縁과 5엔/五円발음이 같기 때문에 주로 5엔을 사용함) 던지다가

먼저 꽂혀 있던 동전을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그 동전을 주워 간다면

액운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속설이 있어 일본인들은 절대 주워가지 않는다고 한다.

떨어진 동전은 시주함에 넣거나 시메나와에 다시 던져올려 꽂아놓아야 한다.

 

아래 사진은 시메나와에 무수히 꽂힌 동전들이다.

 

 

여행객들에게 시메나와에 얽힌 얘기를 들려주는 일본의 가이드.

 

 

이 건축물이 바로 신들이 머무는 호텔이다.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고스트 호텔'인 셈~!!

나무 계단에 앉아 세상의 모든 '인연'과 '남녀의 인연'을 맺어주기 위헤

일주일씩 회의를 연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엄숙해지기도 한다.

평소에도 세상사 모든 일에 '우연은 없다',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이뤄진다'고 생각해온 나였기에

이곳에 오게 된 것 또한 큰 인연임을 실감했다.

 

세상은 정말 재미 있고 흥미진진한 곳이다~~!!

 

 

일반인과 다른 옷차림의 신관과 신녀가 경내를 걸어가고 있다.

신사의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이즈모 다이샤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 건축 양식인 다이샤 즈쿠리(大社造)로 지어졌으며,

이곳의 주신(主神)인 오쿠니누시노미코토는 행복·결혼의 신이기 때문에 연간 수백 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그래서인지 신사 경내 곳곳에는 사랑을 기원하는 수많은 오미쿠지(신에게 소원을 빌고

길흉을 점치는 제비)가 걸려 있다.

 

일반 신사에는 오미쿠지를 거는 곳이 대개는 정해져 있지만

이즈모 다이샤에서만은 경내 곳곳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심지어 굵은 나무 둥치에 매다는 사람도 있다.

전국의 신들이 다 모인다는 이곳에서 만큼은 아무 데나 모두 허용되는 모양이다.

  

 

 

이곳에는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전국의 수많은 남녀는 물론,

사업 등 모든 일이 잘 풀리길 기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신사에는 오미쿠지 뿐만 아니라 에마가케(絵馬掛け:기원이나 감사의 뜻을 담아

신사, 신궁 등에 봉납하는 그림이 그려진 편액)도 쉽게 볼 수 있다.

무슨 소원이 그리도 많을까, 인간은 정녕 약한 존재인가.

신에게 빌어봄으로써 위안을 받으려는 것일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

멋진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위 사진)

"이즈모 니시 고등학교에 합격하게 해주세요."(아래 사진)라고 쓴 에마가케.

 

 

 

젊은 여성이 정성껏 쓴 에마가케를 걸고 있다.

내용이 궁금해 살짝 들여다 보니,

"내년에 건강하고 사랑스런 아기가 태어나게 해주세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꼭 소원 이루세요~~"

 

 

 

본전 바로 곁에 있는 오미쿠지와 에마가케 판매소.

흰 종이로 만든 오미쿠지는 100엔,

 소망이나 기원을 적은 오마모리(お守り:부적)는 800엔이라고 쓰여 있다.

장수를 기원하거나, 쾌유를 비는 것, 순산, 학업, 장사, 비즈니스 등이 잘 되기를

소망하는 오마모리는 정말 종류가 다양하다.

 

 

2013년이 되면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천궁(遷宮せんぐう: 신전(神殿)을 고쳐 지을 때 신령(神靈)을 옮김.

또는 그 의식.)의 해가 되는데, 이를 위해 수리 중이라는 안내판.

2012년 말에는 전통 장인에 의해 지붕을 새로 얹는 작업을 마치고 다음 해인 2013년 5월 10일,

아름답게 되살아난 본전에 오쿠니누시노미코토를 다시 모시는 의식을 치른다고 쓰여 있다.

그 때가 되면 어느 해보다도 많은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즈모 다이샤 경내에 왠 소 동상이?

궁금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소의 머리를 만지고 나서 그 손을 자신의 아픈 곳에 대고 문지르면

깨끗이 낫는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일행은 저마다 소 머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며 팔, 다리 등에 문지르느라 야단법썩이다.

어떤 이는 가슴에 대고 문지른다.

이유를 물었더니 "애인과 헤어져서 가슴이 아파요~!"라고 대답한다.

역시 우리 인간은 약한 존재다~!!

 

 

 

신사나 신궁에 가면 입구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어김없이 술통이 늘어서 있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눈에 띄는 것은 크고도 검은 와인 통(아래 사진).

이즈모 다이샤가 있는 시마네 현이 바로 와인 고장으로 유명하다는 것.

가이드와 버스 운전기사의 아이디어로 우리 일행은 예정에 없던 와이너리를 방문해

맛좋은 와인을 마음껏 시음하는 멋진 체험을 하게 된다.

 

 

 

이즈모 다이샤 입구에 일본에서 가장 크다는 도리이(鳥居:신사 입구에 세운 것으로

인간과 신이 만난다는 일종의 문)가 세워져 있는데, 나무로 된 일반 도리이와 달리 돌로 만들어져 있다.

멀리서 보아도 굉장한 크기임을 알 수 있어 이즈모 다이샤의 규모를 짐작하게 만든다.

 

 

 

이즈모 다이샤 입구에는 독특한 돌 집합체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사자레 이시(細石)'라고 불리는 이 돌은  일본의 국가(國歌)인 기미가요에 등장하기도 한다.

さざれ石の巖となりて、苔の生すまで...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기미가요 중 일부)

작은 돌이나 자갈이 모여 한 덩어리가 된 후 점점 크게 자란다는 돌멩이 생명체인 셈인데,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신기한 일들이 정말 많다.

 

 

 

사자레 이시 뒤에 있는 목제 부조.

설명이 없어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국의 신들이 이즈모 다이샤를 방문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음력 10월 10일에는 전국에서 모여드는 신들을 환영하는 가미무카에사이(神迎祭)를,

11일부터 일주일간(가미아리즈키神在月) 신들이 '인연 맺어주기'에 대한 회의를 연다는 안내간판.

일본인들이 간나즈키(神無月)라고 부르는 음력 10월을 

시마네 현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미아리즈키(神在月:신이 있는 달)라 부른다.

 

 

"자, 자, 저기 뒤에 계신 분, 얼굴이 안보여요~!"

카메라 맨이 시키는 대로 자리를 잡고 기념 촬영하는 일본 관광객들.

"네~ 이제 찍습니다~! 기무치~!!!"

단체 인증샷은 늘 웃음짓게 하는 추억이다.

 

 

자료참고 : 일본관광청

http://www.jnto.go.jp/kor/RI/chugoku/shimane/izumotaisha/izumotaish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