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lilych/70103733675
http://readersu.blog.me/130102282005
인생도 마찬가지야. 인간 혼자서는 인생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네. 인생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하지. 또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어느 정도의 규칙이 필요하다네.
많은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집으로 내려오기 전에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호스피스 의사였던 모리츠 준코가 지은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이다.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책소개를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호스피스 병동이야기인 거야? ㅠㅠ 어쩌지? 잠시 고민을 했다.
원래 소설스럽지(!) 않고 읽고 나면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우울해지는 소설은 별로 안 좋아한다(영화도 그렇다. 아픈 사람 나오는 영화는 정말 싫다ㅠㅠ)
특히 병원이야기나 죽음을 다룬, 눈물샘 자극하는 소설은 막 피하고 본다.
그건 아마도 오래 전에 아팠던 엄마 때문인지 모르겠다. 몇 년 동안 입원과 수술을 몇 번이나 했던 엄마.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건강하시지만 어쨌든 아픈 것, 특히 병원이야기는 극도로 피하고 보는데… 이 책을 선물 받았다.
한데, 바보 같은 나 -.-;; 책을 받고서야 내가 생각했던 그런 내용을 담은 게 아니란 걸 알았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남과 사건에 우연은 없"다는 노인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하며,
우연, 인연과 같은 단어를 좋아하는 나는 그만 확, 끌려버리고 말았는데, 옮긴이가 작가와의 필연, 인연에 대해 말한 것처럼
나 역시 옮긴이와의 인연이랄까… 뭐, 그런 걸 생각하기도 했다^^
책을 옮기신 최경순 님은 예쁜 편지지에 손글씨로 나와의 '인연'에 대해 글도 적어주시고
책 앞에 사인까지 정성스럽게 해서 주셨다는.(감사합니다^0^)
밑줄 긋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마인드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첫 이야기에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난 영혼으로 지난 인생에서 죽어라 일만 하다가 죽은 한 남자가 나오는데
그 남자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지만 가족들 중 어느 누구도 그의 수고를 고마워하지 않는 것에
살아 있는 동안 매우 섭섭해 한다. 한데 그가 죽어 '미래의 나라'로 와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아내와 아이의 입장으로 같은 일을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남자는 아내와 아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이해를 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여기에서 나는 역지사지 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났다. 최근 들어 그 의미를 여러번이나 되새기고 되새기는 나로서는
그 이야기를 읽으며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당겼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은 작가인 모리츠 준코가 3,000명의 환자들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의사로서
죽음 앞에서 가장 나약하고 진실한 모습을 보이는 인간들이 죽음 앞에서 보여준 반성, 아쉬움, 감사함을 켜켜이 모아서 완성한 소설이란다.
‘미래의 나라’로 간 주인공, 그곳은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영혼들이 가는 곳이다.
영혼들은 제3자의 눈이 되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볼 수가 있다. "미래의 나라 영혼들이 보기에,
지상의 인생들이 경험하는 희로애락은 더욱 가치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한 장치이자 설정일 뿐, 고단함도 분노도 억울함도 묻어 있지 않다.
영혼들은 지상의 인생을 한 번씩 살아낼 때마다 풍부한 경험과 깨달음을 얻기를 원할 뿐이다. 영혼들이 바라보는 인생은 그래서 담백하다.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은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한다.
즉 ‘다른 사람의 눈’이 되어 나의 삶을 되돌아봄으로서 ‘내 삶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의미심장하고 중요한 계기가 되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한번에 읽어버리는 일반 소설과는 다르게 "느린 호흡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읽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책은.
"인생과 죽음, 그리고 영혼이라는 다소 낯선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한 문장, 한 문장이 독자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은 일반 소설과는 다르게 삽화가 들어가 있다.
대부분 의미 있는 그림들이다. "텍스트를 읽지 않더라도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과 머리와 온몸의 긴장을 푸는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그림들이다.
며칠 동안 천천히 이 책을 읽고 있다. '작지만 가치 있는 인생'은 무엇인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나 '자신을 위해 선택하는 인생' 혹은 내가 만드는 행복을 알고 난 후 마침내 '내가 나에게 돌아갈 때'
우리는 어떤 깨달음을 받게 될지 이 책은 가르쳐준다.
작가는 에필로그로에서 '누구에게나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있다'고 했다.
드라마나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현실'은 아무리 볼폼없는 삶처럼 보일지언정
진심으로 볼폼없는 삶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한다.
모든 것은 나 하기에 달렸다는 믿음, 2011년을 맞아 새로운 다짐과 결심과 목표가 필요했던 나에게 이 책은
'네 인생은 그런대로 괜찮'으니 '네 인생을 아끼면 된다'며 머리를 쓰다듬고 힘을 준다.
좋다. 그래, 내가 주인공인 내 드라마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작은천국)출판기념회에 다녀왔습니다. (0) | 2011.02.08 |
---|---|
오 마이 뉴스에 실린 임현철님의 서평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 (0) | 2011.01.12 |
임현철님의 서평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 (0) | 2011.01.09 |
세시봉에서 북콘서트/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 (0) | 2010.12.01 |
단혜의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여행> 후기 (0) | 2010.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