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스케치

텃밭

릴리c 2008. 4. 27. 20:01

내가 사는 아파트 앞에 널찍한 공터가 있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건축 시행사가 서울시에 기부체납한 곳.

학교나 체육시설이 들어설 것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주민들의 공청회를 열어 결정한다고 한다.

그 공터에 텃밭이 만들어졌다.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세평 정도씩 선착순으로 정해졌는데,

호기심은 생겼지만 난 아예 신청을 포기했다.

그대신...텃밭으로 변해갈 모습을 사진에 담을 생각이다^^* 

 

오늘은 첫날,

고랑을 내어 자신의 텃밭 영역을 확인한다.

작은 조각땅에 각기 어떤 식물들이 심어질지 기대가 된다.

 

 

 

▲아빠 따라 나오긴 했는데...... 대체 뭐 하는 거지??

사방을 두리번 거리는 아이의 눈은.. 호기심 천국이다.

 

▲거실 창으로 내려다 보니....아기 손바닥 같은 단풍나무잎이 어느 새 무성해졌다.

 

 비록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직접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며 생명의 잉태를 지켜본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흙을 만지고 돋아날 싹을 기다리는 것은 큰 기쁨이다.

 

물 주고 벌레잡아 주며 수고와 애정을 쏟으면

어느 날엔가 수확이라는 보답으로 그들을 기쁘게 하리라...

 

어제 내린 비님 덕분에 땅은

카스테라처럼 보드라운 흙이 되어  풋풋함을 내뿜는다.

흙냄새를 맡아본 게 언제 일인지... 

                                                                          

                                                                   

                                                                     2008.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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