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 앞에 널찍한 공터가 있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건축 시행사가 서울시에 기부체납한 곳.
학교나 체육시설이 들어설 것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주민들의 공청회를 열어 결정한다고 한다.
그 공터에 텃밭이 만들어졌다.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세평 정도씩 선착순으로 정해졌는데,
호기심은 생겼지만 난 아예 신청을 포기했다.
그대신...텃밭으로 변해갈 모습을 사진에 담을 생각이다^^*
오늘은 첫날,
고랑을 내어 자신의 텃밭 영역을 확인한다.
작은 조각땅에 각기 어떤 식물들이 심어질지 기대가 된다.
▲아빠 따라 나오긴 했는데...... 대체 뭐 하는 거지??
사방을 두리번 거리는 아이의 눈은.. 호기심 천국이다.
▲거실 창으로 내려다 보니....아기 손바닥 같은 단풍나무잎이 어느 새 무성해졌다.
비록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직접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며 생명의 잉태를 지켜본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흙을 만지고 돋아날 싹을 기다리는 것은 큰 기쁨이다.
물 주고 벌레잡아 주며 수고와 애정을 쏟으면
어느 날엔가 수확이라는 보답으로 그들을 기쁘게 하리라...
어제 내린 비님 덕분에 땅은
카스테라처럼 보드라운 흙이 되어 풋풋함을 내뿜는다.
흙냄새를 맡아본 게 언제 일인지...
2008.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