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스케치

벌 받은 날

릴리c 2008. 8. 7. 21:30
 
 
주 오래 전
나무에 매달린 게 이쁘고 신기해
설익은 복숭아인줄도 모르고 땄다가
 된통 혼난 적이 있다.
 

 

 "봐라~ 
남의 것 욕심내니 하늘이 벌주신 게야~"
 
온몸에 붉은 두드러기가 퍼져 
놀랍고 두려운 나머지 
펑펑 울어대는 내게 약을 발라주시며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약효과였을까,
신기하게도 하룻밤 자고나니 말끔해졌다.
 
그 후로 난,
맨손으론 절대 복숭아를 만지지 않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리어카에 수북히 쌓인 복숭아를 보니
문득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푸른 잎사귀 위에 놓인 복숭아가
더 없이 싱싱해 보인다.
파시는 아저씨의 센스가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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