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숲

거리에도 화사한 악세사리가 필요하다

릴리c 2009. 2. 13. 16:50

여기에 봄이...

 

전국을 바싹 마르게 한 가뭄과

며칠 째 도심을 뒤덮은 안개(연무) 때문에 마음이 꽤나 무거웠는데,  

차를 타고 지나가다 갑자기 주변이 환해지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온통 잿빛인 도시의 한 공간에 이렇듯 경쾌한 모습이 있었다니...

마치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의 멜로디를 듣는 기분이었다.

 

마침 빗방울도 후두둑 내려주던 터라

그동안의 칙칙함이 일시에 사라질 것 같은 풍경에

잠시 즐거워진 오후였다

 

불황일수록

거리에, 건물에, 구조물에 화사한 옷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운을 샘솟게 하는 모양이다.

 

누군가의 빈 자전거가 한 켠에 서 있다.

아마도 자전거 주인은 화려한 봄색깔에 이끌려

그들 속에 합류한 게 아닐까...엉뚱한 상상을 하노라니

스멀스멀 엔돌핀이 꿈틀대는 게 느껴진다.

 

휘파람 불며, 자전거 하이킹이라도 떠나고 싶다

 

 

 

봄이 왔다.

새들은 즐겁게 아침을 노래하고 사냇물은 부드럽게 속삭이며 흐른다.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와 번개가 소란을 피운다.

어느 덧 구름은 걷히고 다시 아늑한 봄의 분위기 속에 노래가 시작된다.

 

파란목장에는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목동들이 졸고있다.

한가하고 나른한 풍경이다.

 

아름다운 물의 요정이 나타나 양치기가 부르는 피리소리에 맞춰

해맑은 봄 하늘 아래에서 즐겁게 춤춘다.

 (비발디 四季 중 소네트)

 

 

 

 

 

 

 

 

 

 

 

 

지나던 여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이들의 마음에도 설치물의 화사한 색감이 옮았을 게 틀림없다.

내 앞을 지나치며 까르르 웃던 목소리만 들어도 안다..^^*

 

 

(2009. 2. 12.  서울 광장구 자양동 이마트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