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입은 재래시장?"
난 조명과 간판만 보구왔다~!!
2주 쯤 전,
'낭만을 입은 재래시장'이란 제목의 신문기사를 보고
한 번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아마 TV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모양이다.
성남 상대원 시장.
'낭만'이란 단어와 '재래시장'이란 말이
아날로그 세대(?)를 자처하는 내겐 꽤나 정다운 곳으로 느껴졌다.
해서 일부러 찾아갔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늘어선 가게들.
옷가게, 신발집, 대형수퍼마켓, 튀김집, 음식점 등
시장 입구부터 여늬 재래시장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어수선함 이외엔 별다른 게 없어보이는 곳이었다.
급실망, 초실망에 황당함이 더해진 허탈함...
되돌아 나오려는데 뭔가 조금 색다른 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각 점포의 특성에 맞게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조명과 간판...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안내판이다.
(그러나...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눈에 잘 뜨이지 않았다)
▲▼ 그릇가게의 간판조명...지구를 표현한 것이라는 주인의 설명이다.
상대원시장 조명 중 내 나름대로 1등을 매긴 조명이다.
▲▼ 처음엔 문어?라고 생각했는데...
"불난 호떡집"을 이미지화 한 모양이다.
나름 재미있는 아이디어였지만...
사람을 찍은 것도 아닌데 사진찍는다고 뭐라 하던 야박한 인심 때문에
1등을 놓친 아차상~ㅎㅎ
(다른 곳은 사진 찍을 때 모두들 호의적이었음)
▲▼ 주인의 고운 마음이 느껴지는 한복집 간판.
▲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집 ㅎㅎ
▲▼신발가게와 조명..좀 유치하긴 해도 나름 연구한 흔적이~
▲▼아이들 옷을 파는 곳 답게 귀여운 인형 조명.
▲ 유리창의 메뉴만 보면 그다지 들어갈 마음이 생기지 않지만
왼쪽의 간판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왠지 믿음이 가고 '들어가 볼까?'하는 마음이 생긴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하늘을 찌르는 요즘이 아닌가...
▲ 운동화 끈을 집어넣고 꼬마전구로 멋을 낸 운동화가게 조명.
▲▼ 빨래집게가 상징하는 곳은?
건어물가게~!
'물좀 줘~' 하는 간판이 애처롭기까지~ 너무 말렸나?ㅎㅎ
▲ 옷가게
▲▼ 물어볼 것도 없이 생물 생선가게~!
아래 사진은 조명등 아래 달린 낚시바늘.
▲ "곁눈질 없이 살아온 상인인생 30년"이란 간판의 문구에서
주인의 성실한 삶이 느껴진다.
▲ 아무래도 이곳이 상대원시장의 마스코트가 될 것 같다.
'상대원 사랑방 원다방'-신나는 방송국이기 때문.
상점마다 스피커를 달아주고 시장 상인들의 신청곡과 사연을 배달해 주는데
주말에는 방송을 쉰다고 한다.
기왕 하는 거, 주말엔 음악만이라도 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시장입구에 "나는 상대원시장에 갑니다"라는 간판이 보인다.
성남시 산하 성남문화재단이 작년 9월부터 진행하기 시작한 프로젝트로 인해
상대원시장은 요즘 활기를 찾는 중이라고 한다.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시장이 아니라
시민들의 '열린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아무쪼록 좋은 결실로 맺어지길 비는 마음이다.
지금 당장 느낀 바로는 '문화'나 '낭만'을 느끼기엔 턱없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지역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지 사람 누구라도 한 번쯤 찾고 싶어질,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고 낭만과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볼거리' 많은 시장으로 자리잡기를 빈다.
다른 곳에서도 상대원시장을 서로 벤치마킹 하고싶어 하는 날이 오기를 빈다.
위치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 삼거리
주차장 : 시장 맞은 편 골목으로 50여 미터 올라가면 공용주차장이 있다.
1시간당 1100원, 종일주차 6천원
2009.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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