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문화&포토

돈까스? No, 콘까츠, 일본은 지금 '결혼활동' 중

릴리c 2009. 4. 2. 19:01
요즘 일본 미디어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 바로 콘.까.츠(婚かつ).

'콘까츠'란 '결혼활동'의 중간 두 글자만 딴 '혼활'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글자 그대로 결혼을 위해 상대방을 찾고, 만나고, 준비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4월 중에 방영 예정인 일본드라마 2편의 제목에 전부 '콘까츠'라는 말이 들어갈 정도로 '콘까츠'는 현재 일본사회를 반영하는 키워드. 

결혼활동 드라마 방영예정

3일 방영될 NHK 금요일 오후 10시 드라마 <콘까츠 리까츠>는 39살이라는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 활동을 해야하는 여자와 39살에 이혼을 강요당한 여자의 분투를 그릴 예정이고, 오는 20일 첫 방송 예정인 후지 TV 월요일 9시 드라마 <콘까츠>는 스마프의 '나카이 마사히로', '우에토 아야', '사토 류타' 주연으로 불경기 속 젊은이들의 취업과 결혼에 대해 풀어낼 예정이다.

 

 

 

 


'콘까츠'의 어원 

'콘까츠'와 자주 비교되는 말은 '동'의 '슈까츠'인데, 요즘 같은 불경기에 취직을 위해서는 원하는 회사의 구인정보를 모으고,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쓰도록 스킬을 높이고, 좋은 직장을 고르고, 면접을 보는 여러가지 활동이 필요하듯이, 좋은 결혼을 위해서는 운명적인 상대를 언제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모으고, 원하는 상대를 고르고, 만나보는 '결혼활동'이 필요하다는 데서 '콘까츠' 어원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경제불안 -> 결혼하고 싶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불경기를 원인으로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일본의 2~30대들은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결혼'을 원하게 되었다. 일본 결혼 정보 회사 츠바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독신남성의 80%, 독신여성의 90%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73%가 '결혼 상대를 만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83%의 35세 이상 독신남녀가 '만날 기회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 일본에서는 결혼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결혼 못하고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도쿄대학 사회과학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미혼 남성의 39%, 여성 36%가 '지난해 결혼상대를 찾기 위해 결혼활동(콘까츠)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본 미혼 남녀 3명 중 1명은 지난해 '결혼 활동'을 했다는 결과로 이 중 결혼 상대를 발견했다고 응답한 수는 21.2%. 결혼 활동을 하지 않았던 미혼 남녀가 13.1% 결혼 상대를 발견한 데비해 약 2배 가량 상대를 찾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결혼 활동' 무엇을 해야 좋을까?

우선 '결혼 활동'의 대표적인 것은 '맞선 파티'에 참가하는 것이다. 한국의 결혼정보회사처럼 일본에서도 일정액의 회원 가입비를 지불하면 결혼 상대를 소개해 주는 결혼 활동 응원 서비스가 있다. 여기에 유료로 가입하여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상대를 소개 받기도 하고, 맞선 파티에 참가하기도 한다. 유료 프리미엄 맞선 파티는 남성 연봉 600 ~700만엔(8300만원~9700만원 상당) 이상만이 참가할 수 있는 등 노골적으로 '경제력'을 앞세우기도 한다. 어차피 목적이 '결혼'인 사람들이 모이는 파티이므로 가능한 이야기이다.

프리미엄 맞선파티


연봉 600만엔 이상인 미혼남성 3.5%


'결혼 활동'의 다른 방법은 '자신을 가꾸는 것'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요리를 배우는 여성은 물론 남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집안일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가사 검정시험'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헤어 스타일의 조언을 받거나 피부 마사지를 받는 등 다양하게 자신을 가꾸고 다듬는 것도 '결혼 활동'이다. '결혼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요리 클래스나 운동 서클 등도 활성화되면서 같은 흥미를 갖은 배우자를 찾기도 한다고.

이런 '결혼 활동' 붐에 대해 결혼 정보 회사 '츠바이'의 결혼 매니져는 '예전에는 직장이나 학교, 아는 사람의 소개나 맞선 등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환경에서 결혼 상대를 찾았지만, 현재는 교통이나 인터넷의 발달로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이상적인 상대를 만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혼남녀의 '결혼 활동'은 더욱 적극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http://jpnews.kr/357

 

 

 

*** 요즘 일본 사회를 반영하는 '콘까츠'라는 신조어 역시

세계적 불황에서 비롯된 것이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취집, 취장(취직과 시집, 취직과 장가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와 비슷한 의미로 봐도 무리는 없을듯 싶다.

'콘까츠'가 결혼만을 위한 활동인데 비해 우리의 '취집'은 청년실업의 비애가 담긴

조금은 우울한 용어이긴 하지만...

취직이 힘들다 보니 결혼 하자~는 심리가 확산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것도 쉬운 건 아니다. 

 

서로 맞벌이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취집’이나 ‘취장’만으로는 답답한 현실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을 듯하다.

안정된 직장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대를 찾기 위해서는 본인 역시 그에 상응한 ‘자격’을 갖춰야 함은 기본일 터,

앞날이 창창해야할 젊은이들의 미래가 이래저래 불안한 현실이다.

위 사진에서도 보듯, 결혼정보업체 주최로 열리는 맞선파티에 '연수입 700만엔 이상' 자격조건(남성의 경우)이

 붙는 걸 보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겐 '남의 나라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청년백수, 이태백, 삼퇴백(30대에 퇴직한 백수)은 이미 옛말 된지 오래고,

 고공족(고시족+공시족), 청백전(청년백수 전성시대), 공휴족(쉬는 것을 두려워할 정도로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사람들), 장미족(장기 미취업 졸업생), 구직 증독증(취업 후에도

습관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증상), 조기(조기 퇴직), 명태(명예 퇴직), 황태(황당하게 퇴직),

동태(한겨울에 명퇴), 알밴 명태족(퇴직금 두둑히 받은 퇴직자), 생태족(해고 대신 타부서로 전출 당한 사람),

체온퇴직(직장인들이 인식하는 체감 퇴직연령인 36.5세가 인간의 체온인 36.5도와 같다는 의미),

삼팔선(38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선방했다는 의미)’ 등, 심각한 불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용어가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넘쳐난다.

게다가 백수소설, 백수문학까지 등장한 현실이다.

 

산과 들에 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왔다.

 언제쯤이면 우리의 경제에도 물이 오르고 예쁜 꽃이 피어날까.

머지않은 장래엔 이런 신조어가 사라지고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용어로 남을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취집이나 취장이 마음먹은 대로 이뤄질 수 있는 사회,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일 할 수 있는 사회가 하루 빨리 찾아오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