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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속 구원의 소리, 울기 등대 / 울산

릴리c 2009. 7. 19. 20:00

해무(海霧)속 구원의 소리, 울기 등대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기암괴석 해변을 끼고 있어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서울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귀한 휴식처 울산의 대왕암 공원.

울산 여행 중 짙은 안개와 강한 바람이 인상적이었던 그곳에 울기 등대가 서 있었다. 

 

 

 100년 이상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한 숲에서 웅~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래박물관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고래울음소리인가? 하는 상상을 했다.

6백여 미터에 이르는 송림 산책로를 걷는 동안 그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온다.

뿌앙~~ 뿌앙~~ 뿌앙~~

 

 

희미하게 등대모습이 보인다. 울기등대다.

아하~! 저기서 울리는 소리였구나~!

그렇지!

안개가 짙은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은

희미한 등대불빛 보다 크게 울리는 저 소리에 의지하겠구나!

그 순간, 뿌앙~ 하며 쉴 새 없이 울어대는 소리가

구원의 소리, 생명의 소리로 들렸다.

 

울기등대는

우리나라 동남단 동해에 면한 곳 중 가장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에 위치해

이곳을 지나는 배들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이곳의 지명인 울기는 '울산의 끝'이라는 뜻으로 이를 그대로 붙여 울기 등대가 되었다.

  

 

등대 아래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대왕바위로 가는 구름다리가 바다 위에 떠있게 보인다.

문득, 안개 자욱한 워털루 브릿지 위에 서 있는 비비안 리가 떠올랐다.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영화 애수(Waterloo Bridge '40년작)의 마지막 장면이...

 

구름다리를 건널 때

 나는 마이라(비비안 리)가 되어 로이(로버트 테일러)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난간을 붙잡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를 내려다 본다.

뿌앙~~~

또 다시 울리는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영화 '애수'

 

 

 다리를 건너니 기암괴석 대왕암이 해무 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떠 있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문무대왕비(妃)의 넋이 호국용이 되어 문무대왕과 같이 동해를 지키다

대왕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 하여 그 바위를 대왕바위라고 불렀다 한다.

주변에는 미륵암, 포수바위 등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세찬 바람과 안개로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데도 유유히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바람 때문에 자칫 발이라도 미끄러진다면...

아찔한 생각이 들었지만 저 강태공에게는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울창한 송림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언뜻언뜻 보이고...

문무대왕비의 넋이 주변을 떠도는 것은 아닐까.

 

 

좀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안개 자욱한 저 솔숲을 걸으며 행복한 시간에 푹 빠졌을텐데...

또 하나의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나와야 했던 대왕암 공원이다.

 

 

울기등대를 내려와 대왕암으로 가는 길.

주변을 돌아보면 온통 기암괴석이 가득 널려있다.

 

 

 

 

 

 

 

 

 

 

 

 

 

울기 등대
울기등대는 1905년 일본이 러일전쟁을 치르던 중 목제로 만든 등대를 설치하여 방어진항 유도에 사용하다가

1906년경 지금의 위치에 콘크리트 구조물로 새로 설치하여 1987년까지 80여 년간 사용한 건축물이다.

하부는 원형이며 상부는 팔각형으로 된 흰색의 등탑으로 높이 9.2m이다.

울기등대가 위치한 대왕암공원은 원래 목장지대였던 것을 일제가 군사기지로 만들고 해송림을 조성하였다.

울기등대는 처음 높이가 6.1m였으나 1972년 팔각형 콘크리트조로 3m 증축하였다.

그러나 주변의 숲이 너무 울창하게 자라 등대불이 보이지 않게 되자 1987년 50m 정도 떨어진 곳에

높이 24m의 새로운 등대를 건립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구한말 시대의 건축양식과 기법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가치 있는 근대건축 문화유산이다.
해양수산부등대문화유산 제9호로도 지정되었다.

(자료출처: 두산백과사전)

 

대왕암 주변 볼거리

   대왕암 외에도 괴이하게 생겼다 하여 쓰러뜨리려다 변을 당할 뻔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남근바위,

 탕건바위, 자살바위, 해변 가까이 떠 있는 바위섬, 처녀봉등이 꽉 채운다.

기암 해변의 오른편으로는 500m 가량의 몽돌밭이 펼쳐져 바위 해안의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대왕암공원의 북쪽 등성이를 넘어 계단길을 내려가면 바로 일산해수욕장을 만난다.

 

 

위치: 울산 동구 일산동

문의: 052-229-3856(관광과)

(자료:울산관광가이드 참조 http://guide.ulsan.go.kr)

 

 

울산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