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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울기 등대에서 만난 `검은 돛배`

릴리c 2009. 7. 20. 17:05

 

은 나를 피곤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나는 여행을 계속한다.

서울에서 느끼지 못한 자연의 풍광들이  내 삶에 영감을 주고 에너지를 채워주니까...

 

 울산 대왕암 공원. 

 

비가 그친 뒤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6백m의 소나무 숲길을 걷는다.

대왕암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백년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하다.

짙은 안개로 송림(松林) 산책로가 한없이 깊고 길게 느껴진다.

 

 

 

뿌앙~ 뿌앙~어디선가 코끼리(?) 울음 같은 외침이 계속 들려온다.

"등대에서 울리는 경고음이에요..."의아해 묻는 내게 산책하던 그곳 주민이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 소리가 나는 곳은 울기 등대였다.

이렇게 짙은 해무(海霧)로 뒤덮인 날은 바다를 지나는 선박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구원의 소리인 것이다.

 

 

헌데 그 소리가 내게는 매우 슬프게 들렸다.

옛날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망부석이 된

그 망부의 외침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20대 시절, 음악다방에서 듣던 '검은 돗배'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이 노래는 포르투갈의 여인들이 바다에서 죽은 남편을 기다리면서 불렀다는 'Fado' 음악으로

 가수는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이다.

 포르투갈에서 검은 돛배는 바다에 나갔던 어부들이 파도에 배가 침몰하거나 하여 돌아오지 못한 죽음을 의미한다.남편이나 연인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면 여인은 검은 옷을 입고 통곡을 한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이 노래를 들으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인의 애절함이 너무나도 절절하게 느껴진다.무대에서 항상 검은 옷을 입었다는 그녀의 창법이 어찌나 구슬프던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검은 돛배 /노래:아말리아 로드리게스


난 해변에 쓰러져 있었고 그리고 눈을 떴네당신이 탄 검은 돛배는 밝은 불빛 속에서 너울거리고당신의 그 두 팔은 지쳐서 흩어지는 것 같았다네

당신이 그 뱃전에서나에게 손짓하는 것을 보았지...


그러나 바닷가의 노파들은 말하네당신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당신은 언제나 내 가슴 속에 있네.

 

  

 

 

울기등대는우리나라 동남단 동해에 면한 곳 중 가장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에 위치해

이곳을 지나는 배들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이곳의 지명인 울기는 '울산의 끝'이라는 뜻으로 이를 그대로 붙여 울기 등대가 되었다.

 

 

울기 등대

 

울기등대는 1905년 일본이 러일전쟁을 치르던 중 목제로 만든 등대를 설치하여 방어진항 유도에 사용하다가 1906년경 지금의 위치에 콘크리트 구조물로 새로 설치하여 1987년까지 80여 년간 사용한 건축물이다. 하부는 원형이며 상부는 팔각형으로 된 흰색의 등탑으로 높이 9.2m이다.

울기등대가 위치한 대왕암공원은 원래 목장지대였던 것을 일제가 군사기지로 만들고 해송림을 조성하였다.

울기등대는 처음 높이가 6.1m였으나 1972년 팔각형 콘크리트조로 3m 증축하였다.

그러나 주변의 숲이 너무 울창하게 자라 등대불이 보이지 않게 되자 1987년 50m 정도 떨어진 곳에

높이 24m의 새로운 등대를 건립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구한말 시대의 건축양식과 기법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가치 있는 근대건축 문화유산이다.
해양수산부등대문화유산 제9호로도 지정되었다.
(자료출처: 두산백과사전)

 

 

 

울기 등대를 내려와 대왕암으로 가는 길.주변을 돌아보면 온통 기암괴석이 널려있다.

 

 

 등대 아래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대왕바위로 가는 구름다리가 바다 위에 떠 있다.

 

 

다리를 건너니 기암괴석 대왕암이 해무 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떠 있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문무대왕비(妃)의 넋이 호국용이 되어 문무대왕과 같이 동해를 지키다

대왕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 하여 그 바위를 대왕바위라고 불렀다 한다.

주변에는 미륵암, 포수바위 등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울창한 송림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언뜻언뜻 보이고...

문무대왕비의 넋이 주변을 떠도는 것은 아닐까.

 

 아늑한 포구의 모습들.

 

저곳으로 내려가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갔으면...잠시 바라만 보다 발길을 돌린다.

 

 

 

세찬 바람과 안개로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데도 유유히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바람 때문에 자칫 발이라도 미끄러진다면...아찔한 생각이 들었지만 저 강태공에게는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대왕암 주변 볼거리

대왕암 외에도 괴이하게 생겼다 하여 쓰러뜨리려다 변을 당할 뻔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남근바위, 탕건바위, 자살바위, 해변 가까이 떠 있는 바위섬, 처녀봉등이 꽉 채운다.

기암 해변의 오른편으로는 500m 가량의 몽돌밭이 펼쳐져 바위 해안의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대왕암공원의 북쪽 등성이를 넘어 계단길을 내려가면 바로 일산해수욕장을 만난다.

 

 

위치: 울산 동구 일산동 / 문의: 052-229-3856(관광과)

자료:울산관광가이드 참조 http://guide.ul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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