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벽화나 석판을 보면 눈화장을 짙게 한 파라오를 쉽게 볼 수 있다. 짙은 아이라인은 위엄의 상징이었다고 하는데 요즘 심심치 않게 보이는 남성들의 화장도 따지고 보면 그리 어색해 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시대가 바뀐 지금, 화장은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팔자 좋은 견공이 전용 미용실에서 털을 다듬고 염색하는 건 이미 구시대에 속한다. 발톱에 매니큐어(패디큐어라고 해야 옳겠지만)를 칠하고 주인마님 품에 안겨 거만한 표정을 짓는 강아지를 만나는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급기야 식물까지 화장하기에 이르렀다. 꽃이야 그 자체로도 향기롭고 아름다운 것이거늘,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 진화하는 걸까. 얼마 전 도쿄에서 ‘화장한 난’을 보았다. 쇼윈도 안에 진열해 놓아 처음엔 조화려니 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생화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팜플렛 설명을 보니... 化粧蘭이란,난 전용 파우더를 이용해 저절로 생기지 않는 색채와 문자, 모양을 자유롭게 새겨 화장한 난을 말한다 고 되어 있다. 이미 상표로 등록되어 있고 특허를 신청해둔 상태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난(蘭)은 <행복이 날아온다>는 꽃말의 호접란(흰색)을 말하는데 들어갈 문양으로는 벚꽃, 수국, 금붕어, 단풍과 고추잠자리, 눈꽃, 하트 등이 있고 고객이 원하는 특정 문구(예:祝,合格, 贈, 昇進, 開業, 退院, 歡迎 등)를 새겨준다.
가격을 보니 만만찮은 액수다.
뿌리를 기준으로 한 대에 10,500엔 + 배송료와 세금 별도다.
주문은 필요한 날로부터 닷새 이전에 해야한다.
가게 주인을 만나 궁금한 것을 인터뷰해보고 싶었지만 문이 잠겨 있어 유리 안의 모습만 사진 찍는 것으로 대신해야 했다.
꽃선물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기쁜 일이다. 흔히 널려 있는 꽃보다 기품과 아름다움이 있는 특별한 호접란은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날에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상술(商術) 세계 최고의 일본인다운 발상이 우리나라에 상륙할지,관심을 갖고 지켜 볼 일이다.
사진은 지난 8월 30일, 도쿄에서 찍은 것임
글 : 2기 통신원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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