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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별신굿 탈놀이 열마당의 매력 속으로

릴리c 2009. 12. 2. 17:06

 안동여행 중 가장 인상깊었던 하회別神굿탈놀이 열마당을 대략적으로 소개하겠다.

 

회별신굿탈놀이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12세기 중엽부터 상민들에 의해 연희되어온 탈놀이다.

민속놀이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데, 하회별신굿 탈놀이는 지배계층인 양반과 선비의 허구성을 폭로함으로서

지배계층인 양반과 피지배계층인 상민간의 관계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중의 파계를 통하여 당시 불교의 타락상과 종교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상민들의 삶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도입부에 해당하는 강신(降神)으로 시작되어

각시의 무동마당·주지마당·백정마당·할미마당·파계승마당·양반과 선비마당·

당제·혼례마당·신방마당의 10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장인물로는 주지·각시·중·양반·선비·초랭이·이매·부네·백정·할미가 있으며

파계승에 대한 비웃음과 양반에 대한 신랄한 풍자·해학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제사의식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비가 내린 관계로 야외상설공연장이 아닌 실내공연전수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 선비마당의 네 마당만 공연되었다.

나머지 공연마당의 자료는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에서 참조한 것임.

 

자, 그럼 하회별신굿 탈놀이 첫째마당부터 감상하실까요~~

 

1.강신(降神)

강신은 별신굿을 하기 위한 신내림 과정으로 화산(花山)중턱에 있는 성황당에서 진행되는 의례이다.

섣달 그믐날 내림대를 든 산주와 서낭대를 멘 대광대, 제관과 유사, 나머지 모든 광대들이

행렬을 지어 풍물을 울리며 성황당에 올라간다.

그곳에 도찾하면 서낭대를 당집에 기대어 세우고 산주는 내림대를 들고 

당 안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외우며 신내림을 기원한다.

이때 서낭대에 매단 당방울이 올리게 되면 신이 내린 것으로 알고 산주와 모든 광대들으니 재배한다.

신내림이 되면 산주는 당방울을 내림대에서 서낭대로 옮겨달고

이때부터 서낭대는 성황님의 신체가 된다.

하산에 앞서 광대들에게 탈을 나누어주며 서낭대를 앞세우고

성황신으로 받드는 각시광대를 무동태우고 풍물을 울리며 마을로 내려온다.

이때부터 보름동안 마을을 누비면서 지신밟기와 탈놀이가 병행되는 별신굿이 이루어진다.

 

 

2. 각시의 무동마당

서낭당에서 신내림을 받은 놀이패가 마을로 내려온다.

이 때에 서낭대를 앞세우고 각시광대는 무동꾼의 어깨위에 무동을 탄다.

각시탈은 성황신의 현신(顯神)으로 받들어져서 땅을 밟지 않고 무동을 탄다.

마을에 도착하면 구경꾼들은 준비한 옷가지를 서낭대에 걸며 소망을 빌기도하고 각시광대의 걸립에 응하기도 한다.

각시광대가 무동을 타고 마을로 들어오는 것은 마을 수호신인 성황신을 마을로 맞이하는 것을 상징하며

이는 곧 평안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것이다. 또한 옷가지를 서낭대에 걸고 각시의 걸립에 응하는 것은

신의 힘을 빌어 덕과 복을 받으려는 신성(神性)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3. 주지마당

암수 한 쌍의 주지가 삼베 포대기를 뒤집어 쓰고 등장하여 서로 마주보며 춤을 추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주지는 신성하고 무서운 상상(想像)의 동물로써 암 수 주지가 서로 어울려 격렬한 춤을 추는 것은

잡귀와 사악한 것을 쫒아내어 탈판을 정화하기 위함이며,

암수의 싸움에서 암컷이 이기는 것은 다산과 풍농(豊農)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4. 백정마당

백정이 도끼와 칼을 넣은 오장치를 들고 등장하여 춤을 춘다.

이 때 어슬렁거리며 등장한 소를 보고 본능적으로 소를 때려잡는다.

소의 배를 갈라 염통과 소불알을 떼어 구경꾼들에게 염통과 우랑(牛囊-소의 불알)을 사라고 희롱한다.

 백정은 몽두리 춤의 거침없는 몸짓과 소를 단숨에 때려잡는 행위를 통하여 신분차별에서 오는

제도적 모순에 저항하고, "공자도 자식을 놓고 살았다"고 하면서

 "자식을 볼려면 양기가 있어야 되고 양기가 쎌려면 바로 이 소불알을 먹어야 한다"고 외치는 행동은

겉으로는 성을 금기시하며 은밀하게 성을 즐기는 유교체제의 도덕률과 양반들의 도덕적 위선을 비판한다.

 

한 평생을 어렵고 궁핍하게 살아 온 노파의 삶의 흔적이 탈의 표정에 잘 나타나 있는 할미.

 

5. 할미마당

쪽박을 허리에 찬 할미가 등장하여 베를 짜며 궁핍하게 살아온 신세타령을 베틀가로 읇는다.

 베틀가의 내용은 시집간지 사흘만에 과부가 되어 겪는 고통과 삶의 애환이 절박하게 표현된다.

베틀가가 끝나면 영감과 할미의 청어 먹은 다툼이 벌어진다.

"할마이 내가 어제 장에서 사온 청어는 다 먹었나? "라고 물으면

 "어제 저녁에 당신 한 마리 내가 아홉 마리, 오늘 아침에 내가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 한 두름 다 먹었잖나"라고 반박한다.

청어 한 두름을 독식한 할미의 대응을 통하여 가부장적 권위를 부정하고 남녀간의 상하관계를 뒤집어 버림으로써

 하회질서에 저항하는 민중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탈놀이에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기생역의 부네.

얼굴에 하얗게 분칠했다 하여 분네라 했다가 부네로 바뀌었다고 한다.

단 두마디의 대사 "뽁~ (싫어요!)", "뽀~옥(좋아요!)"이지만 전체의 흐름을 감칠맛 나게 해준다.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며 눈웃음짓는 여인의 고혹(蠱惑)적인 미소와 얼굴 전체에 드러나는 육감적인 자태는

뭇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놀이에서는 사회 지도층의 신분을 지닌 스님과 양반, 선비의 위선(僞善)을 여지없이 드러내어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기녀의 신분으로 등장한다.

 

6. 파계승마당

부네가 등장하여 고운 자태를 뽐내며 매혹적인 오금춤을 춘다.

흥에 겨워 춤을 추던 부네가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 주위를 살핀 후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치마를 살짝들고 소변을 본다. 이 때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스님이 이 광경을 보고 여인의 오줌냄새를 맡고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종교적인 계율의 굴레를 떨치고 인간 본성으로 돌아가

세속적인 삶을 즐기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속세를 버리고 구도하는 자의 엄숙함과 자비로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계율(戒律)을 어기고 파계(破戒)한 인간으로서 능청스러움과 엉큼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

 

 

7. 양반, 선비마당

양반과 선비가 거들먹거리며 등장하여 춤을 추다가 서로 부네를 차지하기 위하여 다투게 된다.

양반과 선비는 서로 자기의 지체가 높고, 학문이 깊다고 다툰다.

백정이 소불알을 들고 나타나 "양기에 좋다"고 하자 소불알을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 이건 내 불알일세 "라고 하며 다툰다.

이러한 대립구조를 통하여 지배층의 위선과 가식을 여지없이 드러내게 된다.

이 마당은 지체(신분)와 학식을 내세워 군림하는 당시 지배계층들의 사회적 근거를

하나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부정해 버림으로써 탈놀이의 전승 주체인 상민(민중)들의 억눌린 감정과 불만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탈춤은 우리 사회의 모순과 지배층의 권위를 탈잡아 비판하고 민중들의 억눌려 있던 숨구멍을 터주는

 통풍구 기능을 갖고 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줌으로써

화합하고 협력을 통한 상생(相生)의 정신을 추구하였으며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입비뚤어진 초랭이(왼쪽)와 턱이 없는 이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른 말~!!"을 한다는 초랭이.

인간의 얼이 갖출 수 있는 온갖 결함(缺陷)을 한데 모아 논 듯한 얼굴이다.
그렇지만 놀이에서는 여인과 놀아나는 중을 비난하고 ,

양반과 선비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버리는 통찰력과 예리함을 지니고 있다.

 

미완성의 탈로 턱이 없는 이매.

놀이에서는 선비의 바보스러운 하인으로 등장,  바보의 상징으로 보이는 듯 하나,

이매탈의 표정은 너무나 맑고 순박하며 걱정 하나 없는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8. 당 제

정월(正月) 대보름날 아침에 서낭당에 올라가 마을을 지켜주는 동신에게 올리는 동제사이다.

별신굿의 첫 과정인 강신(降神)과 마찬가지로 산주, 제관, 유사, 광대들이 제사에 참가한다.

그렇지만 그 의미는 강신이 별신굿을 하기 위하여 신내림을 받는 의례였다면

당제는 별신굿의 기간동안 함께 즐겼던 신을 본디 자리로 돌려보내는 송신(送神)의례이다.

제의 절차는 서낭대를 서낭당에 기대어 세운 후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진설(陳設)하고 잔을 올리며 재배(再拜-두번 절)한다.

그 후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내용의 축문(祝文)을 읽고 소지(燒紙 소망이 적인 종이를 태움)를 올린다.

제사가 모두 끝나면 마지막으로 광대들은 풍물을 치며 탈놀이를 벌인다.

해질 무렵되어 서낭대에 매단 당방울을 풀고 광대들은 그 동안 썼던 탈을 거두어 섬에 넣고 모두 하산하여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별신굿이 끝나게 된다.

그렇지만 양반, 각시 ,선비광대는 돌아가지 않고 남아서 혼례와 신방마당을 치른다.

 

 

9. 혼례마당

마을 입구에 있는 정결한 밭에서 혼례를 치른다.

양반광대의 창홀(昌笏-진행 사회를 보는 것)에 따라 혼례가 진행되는데

신부는 성황신의 현신으로 받드는 각시광대가 되고 , 선비광대가 신랑의 대역이다.

 

10. 신방마당

홀기(笏記)에 의해 혼례가 끝나면 신방(新房)을 차리고 첫날밤의 의식이 진행된다.

신랑과 신부가 첫날밤을 격는 것처럼 신랑이 신부의 저고리 옷고름을 풀고 신부를 눕히는 행위를 연출한다.

혼례마당과 신방마당은 처녀의 몸으로 죽은 서낭신을 혼인시키는 일종의 신성혼(神性婚-영혼결혼)이다.

이는 곧 남성과 여성의 결합을 통하여 풍요로운 생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풍농기원굿의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혼례와 신방마당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비의(秘儀-비밀스러운 의례)로 진행된다.

의례의 장소도 마을 어귀의 밭에서 거행함으로써 풍농을 기원하는 주술적 효과를 더 크게 기대하기 위함이다.

 

 

공연이 끝나자 탈을 벗고 관객에게 인사하는 전수자들.

현재 30여 명의 전수자(인간문화재, 전수조교, 이수자, 전수생 등)가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을 보면서, 지자체 뿐 아니라 국가적인 지원이 보다 더 확실하게 이뤄져

많은 사람들이 하회탈놀이에 관심을 갖고 전수자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신굿 탈놀이을 통하여 상민들은 세상살이를 풍자하고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을 거리낌없이 발산했다.

신분질서가 엄격했던 당시의 사회상으로 볼 때,

피지배계층의 비판으로 일관되는 탈놀이가 양반마을 하회에서 양반들의 묵인하에 또는

경제적인 지원 속에서 열렸던 것이다.

이로써 탈놀이를 통한 양반과 상민의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도모하여

마을을 조화롭게 유지해 나간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로움의 산물이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야외공연장.

이날은 비가 내려 실내(전수관)에서 공연되었다.

 

(사진 왼쪽-이상호/ 백정

사진 오른쪽-김 춘 택/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회장, 할미)

 

이상호(인간문화재) 씨는 70년대 초 서울에서 TV 연기자와 공연 MC 등으로 연예활동을 하던 중,

뜻한 바 있어 안동으로 귀향했다.

하회에서 전해 내려오는 별신굿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수한 사람들을 백방으로 찾아 나서던 중, 안동 근처에

마지막 생존자(이창희/각시, 1995년 작고)가 있음을 확인, 자료를 발굴하고

안동의 뜻있는 동지들을 모아 오늘날의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정리, 보급했다.

 

그렇게 해서 안동의 하회별신굿 탈놀이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가 되었으며

 사단법인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이사장 김춘택, 인간문화재)가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하회마을에 전용극장을 통해 국내외의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무형문화를 30여년 이상 소개하는 큰일을 하고 있는 인간문화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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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이어질 하회별신굿탈놀이

 12월 말까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2시에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관에서 열린다.

 

자세한 문의는  http://www.hahoemask.co.kr/

 보존회 사무국 054-854-3664
하회마을 관광안내소 054-852-3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