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救仁寺),
닭이 알을 품은 형상의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 지은 사찰건물의 위용
일년 중 신록이 가장 아름다운 5월에 충청북도 단양엘 다녀왔다.
산과 계곡이 많은 단양의 신록은
한 여름의 검푸른 초록과는 그 아름다움에 있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답다.
충북 단양은 도담삼봉을 비롯한 단양팔경과 명산이 도처에 있고
아름다운 계곡이 수두룩한 데다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유적이 즐비한 도시다.
작년 6월에 이어 또 다시 찾은 단양.
이번엔 작년에 가지 못했던, 소문으로만 듣던 구인사(救仁寺)에 다녀왔다.
마침 초파일을 앞둔 시점이어서 활짝 핀 철쭉과 함께
사찰 경내에는 여기저기 오색 연등이 화려하게 걸려 있었다.
대한 불교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는
긴 언덕길을 따라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찰 건물의 위용이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의 입을 한참동안 다물지 못하게 한다.
낮으막하고 은근한 멋과 분위기를 풍기는 전통사찰을 생각했다면
그곳에 도착한 순간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층층으로 지어진 사찰은 건물 규모와 배치에서부터 단청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보아온 우리의 전통 양식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란다.
5층 대법당과 관음전, 대조사전, 천태역대조사전을 비롯해
대중들의 수행공간인 인광당, 관성당, 광명당, 향적당, 도향당 등 50여동의 건물이
아름다운 단청을 입고 사계절 소백산의 자연과 어우러져 장엄한 연화도량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1만여명의 신도들이 상주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인 구인사는
소백산 국망봉을 중심으로 장엄하게 늘어선 봉우리 가운데 연화봉 아래
연꽃이 만개한 연화지 계곡의 대승영지에 자리하고 있다.
닭이 알을 품고 있는 산 지형에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하여 닭을 숭상하는 구인사는
연등도 닭의 모양을 한 독특한 등을 매달아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산 계곡의 지형을 그대로 살리고 자연 암반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바위가 있으면 있는 대로
그 위에 건물을 앉힌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연과 하나가 된 모습이라고 할까.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는 1945년 중창조 상월 원각대조사가 현재의 5층 대법당 자리에
초가삼간을 지어 수행하면서 창건되었다고 한다.
단층 목조한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전통사찰의 전각들과는 달리 다층의 콘크리트 한옥 전각은
전국 천태종의 총본산으로서 독창적인 사찰 건축문화를 선도,
20세기 도심포교의 상징으로서 국내 신축 사찰양식에 일대 변화를 주었다.
또한 억조창생 구제중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구인사는
애국불교, 대중불교, 생활불교를 3대 지표로 하여 새불교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인사는 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형의 산계곡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닭을 숭상하며 닭 모형의 등을 걸어놓았다.
일반 연등이 종이나 비닐소재로 만들어진 데 비해
이것은 천에 수를 놓은 것으로 보기에도 매우 공들인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경내 맨 위쪽에 자리잡은 대조사전 앞 너른 마당에 달아놓았다.
대법회는 이곳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신자가 아니라도 경내를 산책하듯 오르다 보면
세상의 온갖 시름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일부가 된 자신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 것이다.
그때 다시 찾아오기로 마음먹었다.
구인사는
신록이 아름답고 철쭉이 만발한 요즘도 절경이지만,
자연과 잘 어우러지게 조성한 나무와 들꽃을 바라보며 산책하듯 산을 오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신자가 아니어도 한 번이라도 이곳을 찾은 사람이라면
가을 단풍이 들 때를 기다릴 것이다.
심어놓은 나무들 대부분 아름답게 단풍이 드는 활엽수를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가을이 기다려진다.
구인사
주소 : 충북 단양군 영춘면 백자리 132-1
전화 : 043-423-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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