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d‧Green‧Blue
색(色), 여행에서 만난 마음의 언어
빛이 색(色)을 만든다.
색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빛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물 자체에 색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원래 사물이 색을 가진 것은 아니다. 사물의 색소에 따라 빛이 흡수되거나 반사되는 정도에 따라 특정한 색으로 보일 뿐이다. 이 빛이 만드는 색으로 그리는 그림이 사진이다. 빛이 만들어 내는 색의 향연, 그 안에 우리의 마음이 담겨있다.
색은 마음의 언어다.
왜 색에 끌릴까. 어떤 색에 끌리는 것은 마음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즉 빨강색은 원초적인 외침과 같은 생의 에너지와 열정을 발산하고자 할 때, 파랑색은 상실의 마음을 치유받고자 할 때, 자연을 상징하는 초록색은 휴식과 안정이 필요할 때 강하게 끌린다고 한다. 또 노랑색은 희망과 활력을 필요로 할 때, 보라색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마음일 때, 분홍색은 행복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을 때 유독 끌린다고 한다. 색을 통해 마음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에서 만난 색이 그랬다.
새벽이나 저녁에 만난 파랑은 애잔한 마음을 다독거려 주었다. 또 여행에서 만난 초록은 지쳐가는 심신에 안정과 평화를 주었다. 오랜 여행으로 열정이 사그라들쯤에 마주한 빨강은 새로운 힘을 샘솟게 해주었다. 절망의 마음에서 만난 노랑은 환한 빛의 희망으로 다가왔고, 마음이 흔들릴 때 보라에 마음이 갔다. 또 사람들은 행복한 마음을 분홍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때로 살아간다는 것이 슬픈 생각이 든다.
이번 작업은 그에 버금가는 힘을 준 ‘여행에서 만난 색’에 대한 내 마음의 표현이다.
빛이 색을 만들고, 색이 사진을 만든다.
The RED
빨강색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출과 일몰의 석양에서, 불꽃, 꽃이나 열매에서도 빨강색을 찾아볼 수 있다. 빨강색은 강열한 인상을 주고 시선을 강하게 끈다. 이 색은 태양이나 불꽃, 피가 연상되어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또 강인함, 따뜻함, 열정, 위험, 공격, 전쟁, 파괴를 상징하기도 한다.
어떤 마음의 상태에서 빨강색이 이끌릴까. 나는 삶의 열정이 사그라들었을 때 빨간색을 마주하면 새로운 열정이 샘솟았다. 오랜 여행으로 지칠 무렵, 아침의 붉은 해와 석양을 마주했을 때 새로운 힘이 솟았던 때가 있었다. 여행에서 만난 빨강색은 삶에 대한 열정, 검질긴 생명력, 원초적인 삶의 에너지로 다가왔다.
The Green
이른 봄 연초록으로 피어나는 초목을 보면 신비로운 생명력이 느껴진다. 봄의 연초록에서 여름의 신록, 가을과 겨울에도 상록수에서 초록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위에서 쉽게 만나는 이 초록색은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다. 식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록색에서 젊음과 싱그러움, 성장을 떠올릴 수 있다. 따라서 초록색은 긍정과 희망, 발전을 상징하는 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초록색을 보면 사람들은 ‘건강’, ‘생명력’, ‘편안함’, ‘이완’ 등의 느낌을 든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그라나다 알람브라의 여름 궁전 헤네랄리페는 온통 초록 일색이었다. 초록의 정원에서 생명의 기운을 느끼고 안정과 휴식을 취하라는 배려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 초록색을 들여다보았더니 심신이 편안해지고 안정되어졌다.
The BLUE
파랑색은 여행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파랑색은 뒤로 후퇴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차분한 색으로 차가운 느낌을 준다. 흐린날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의 하늘을 카메라에 담으면, 유난히 파란색이 강조되어 나왔다. 나는 이 짙은 블루가 미치도록 좋았다. 파랑색은 색채심리에서 상실의 마음을 치유받고 싶을 때 강하게 끌린다고 한다. 영화 <그랑 블루>를 보면 이러한 상실된 마음을 치유하는 색이 파랑색임을 잘 알 수 있다. 또 여행을 떠나면 유독 파랑색에 마음이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여행의 외로움을 파랑색으로 달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파랑색이 끌릴때의 마음으로 ‘절망’, ‘이별’, ‘고독’ 등이 있지만, ‘자기 탐구’, ‘정화’, ‘치유’, ‘내적 성장’, ‘해방감’, ‘새로운 나’, ‘희망’ 등의 마음이라고 한다
(지구별 여행사진가 김원섭. 2010년 8월 12일 케냐 코어에서)
개인전
<The Red, Green, Blue>-여행에서 만난 마음의 언어, 2010. 9, 서울 갤러리 북스
<여행 사진전>, 2008. 9, 서울 갤러리 마다카스카르
<아버지의 땅>, 2003. 7, 경남 갤러리 거제, 서울 교보문고 강남 갤러리
단체전
동문전 <거기에 있었다>, 2004. 11, 서울, 상명대학교예술디자인대학원 갤러리
<슬픈열대, 허상 그리고>, 2004. 11, 서울 갤러리 시선
<사진, 마음의 정원>, 2004. 3, 경남 마산 대우백화점 갤러리
<슬픈열대>, 2003. 8, 서울 갤러리 룩스
<부재의 풍경들>, 2002. 10, 서울 갤러리 스페이스
사진집
<아버지의 땅>(2003, 푸른세상), <슬픈열대>(공저, 2005, 진디지털)
저서
『사진 잘 찍는 방법』(2010, 소울메이트)
『내 생애 최고의 여행지 몰타 & 튀니지』(2010, 푸른세상)
『내 마음에 담은 지구별 풍경』(2008, 푸른세상)
『SLR클럽의 DSLR 촬영 가이드북』(공저, 2006, 성안당)
지구별여행사진가 / 네이버 세계여행파워블로거
블로그 http://blog.naver.com/gida1
이메일 gida1@naver.com
김원섭 개인전 <The Red Green Blue>
기간 : 2010년 9월 1일(수)~9월 5일 / 오전 11~오후 8시까지
장소 : 갤러리 북스(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52번지 3층)
초대일시 : 9월 1일 오후 6시 30분
사진특강 : "사진의 프레임"(19시~20시), 지구별여행사진가 김원섭의 <사진 잘 찍는 법> 출간 기념
*시간 되시는 분 사진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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