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를 하다보면 마음이 충만해지는 곳이 있다.
대개 이런곳은 물질적으로 풍족한곳이 아니라, 가진것 적어도 만족해 하며 사는 순정깊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도시보다는 오지, 시골마을 또는 성스러운 산과 호수를 순례할때 가장 충만해졌다. 카일라스 순례길이 그랬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그랬다. 좋은여행사진은 여행지에서 받은 감동을 사진에 고스란히 담은 사진이다.
(2007.8, 카일라스산 순례길)
여행지에서 느낀 충만한 마음을 사진에 담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만한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감정이 철철 넘칠때 사진은 저절로 된다. 그 분위기에 마음을 맞춰 천천히 걸어가다보면, 어느순간 내 마음을 이입할 대상과 만나게 된다. 이 때 찰칵, 셔터를 누르면 된다. 사진가 이갑철은 "어느 순간 사진가에게 말을 거는 모든 피사체들이 가슴 시리고 서럽게 다가온다"고 했다. 정말 그런 순간이 있다. 그때 자신의 마음을 다가오는 피사체에 감정이입하여 셔터를 누르면 된다.
(카일라스 북사면, 2007.8)
1년전 봄날 <차마고도>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내가 왜 이곳에 있나, 내가 있어야 할곳은 저긴데" 라며 푸념을 했다. 아내는 피식 웃고말았지만 난 안달이 났다. 그래서 몇몇 매체에 기사를 쓰기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차마고도의 전 구간을 다 취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대신 차마고도의 일부인 라사에서 시가체를 거쳐 카일라스을 지나 티베트 극서부에 자리한 구게왕조유적가 있는 차파랑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카일라스 북사면의 업경대, 2007.8)
해발 5,000미터가 넘는 카일라스 순례길. 종이 한 장의 무게도 어깨를 짓누르는 그 길을 나는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걸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순례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죄를 짓는다. 죄 없이 유지되는 삶은 없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뭇 생명을 취해야 하기에 오래 살수록 그만큼 더 많은 업장이 쌓이는 것이다. 그래서 순례를 통해 쌓인 업장이 씻기도록 염원하는 것이다. 또한 순례중에는 최소한의 의식주만으로 생명을 유지하기에 죄를 덜 지을 수 있고, 순결하게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다고 티베트 사람들은 믿기 때문이다.
(카일라스의 아침, 야크몰이꾼 소년, 2007.8)
여행지에서 느낀 충만한 마음을 사진에 담기위해서는 아침과 저녁 시간을 잘 활용하면 된다. 심리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는 새롭고 신선한 마음이 들고, 어둠이 잦아들면 여행자는 외로움과 쓸쓸한 마음에 빠져들기 쉽다. 이 때의 마음을 사물에 감정이입시켜 사진을 찍으면 오래도록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된다. 또한 어스럼 해질녘이나 이른 아침에 낮게 들어오는 햇빛은 빛이 부드럽고 긴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에 사진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즉 사진은 3차원의 현실을 2차원 평면으로 만들어 버리므로, 아침 저녁의 빛을 활용하면 더 돋보이는 사진이 되며,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을 담기에도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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