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러시아

역사(驛舍)가 매력적인 블라디보스톡 역

릴리c 2010. 12. 10. 23:12

베리아 횡단열차의 시발점 라디보스톡 역

건물과 천장 그림이 아름다운 역사(驛舍)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러시아 땅,

기차를 타고 7박 8일을 달린다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발점이자 종착지,

러시아 연방의 행정지구인 연해주의 주도,

이곳이 바로 나의 첫 러시아 여행지인 블라디보스톡이다.

 

 

아침 8시가 지났음에도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블라디보스톡 역.

볼셰비키 혁명 이전에 지어진 건물 중 가장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곳이다.

은은한 조명을 받아 무척 단아한 모습의 역사(驛舍) 앞에는

 출근하는 시민들이 바쁜 걸음으로 오가고 있다.

 

 

연해주의 중심 도시로 군항의 이미지가 강한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정부에 의해 강제이주 당하기 전까지

과거 한인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총길이 9,228km를 열차로 이동하다니,

혹독한 추위보다도 더 강인한 러시안의 스케일을 보는 듯하다.

작은 도시의 역은 30분 정차, 큰 역은 한 시간 정도 정차하면서

모스크바까지 일주일 이상을 달리는 횡단열차의 시작점이 바로 이곳이다.

외국인 중에 도시이름을 줄여서 '블라디'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는데

잘못하면 욕설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역사 대합실에는 승객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노숙자와 소매치기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주의가 있었으나,

보기엔 모두 승객들 같았다.

전광판에 '모스크바 행 9시 40분'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블라디보스톡 역은 건물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대합실 천장화가 볼거리다.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톡을 상징하는 그림이 좌우에 그려져 있는데

그림만 봐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까지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언젠간 횡단열차 대장정의 러시아 여행기를 그릴 날이 올 수 있으려나...

 

  

 

대합실을 지나 계단을 통해 플랫폼으로 내려간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열차를 타러가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 열차가 바로 시베리아를 달려 모스크바로 향할 기차다.

안에 불이 켜져 있고 사람 그림자가 얼핏얼핏 보인다.

순간 나도 저 기차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솟는다.

기차여행은 왠지 더욱 설렌다.

 

 

 세계 제2차 대전 당시에 쓰던 증기기관차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 양 옆으로 시베리아로 떠날 기차가 서 있고...

 

 

블라디보스톡과 시베리아 횡단 기념탑으로

총 길이 9,288km라는 숫자가 보인다.

이 길이는 서울과 부산의 약 20배에 달하는 거리로

러시아 대륙의 크기가 얼마나 큰가를 말해준다.

 

 

플랫폼 위로 나 있는 육교.

이 육교는 장동건과 이정재가 등장하는 영화 <태풍>의 한 장면에 나왔던 곳이라 해서

한국 관광객이면 한 번쯤 들르는 곳이다.

난 그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인지 특별한 감흥이 생기진 않았다.

저 앞으로 보이는 건물이 크루즈 페리가 들어오고 나가는

국제 여객 터미널이다.

내가 타고 갔던 DBS 크루즈 '이스턴 드림'호가 도착해

러시아 입국신고를 했던 곳.

 

 육교 위에서 본 블라디보스톡 역 건물.

건물 사이, 육교 아래에 서 있는 기차가 바로 횡단열차다.

 

 

 

 역 주변 풍경.

각종 잡지와 담배, 과자류를 진열한 매대와

그 앞에는 커피와 토스트, 빵 등 간식거리를 만들어 파는 아주머니가

장사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커피 한 잔에 10루불 400원 정도이니 자판기 커피값 수준이다.

 

 

역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고 있는 모피코트의 중년여인.

블라디보스톡에는 예쁜 여성이 유난히 많았다.

여자인 내가 봐도 매혹적인...

그 얘기는 나중에...

 

==동해시에서 크루즈 페리(DBS 이스턴 드림 호)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에 가다==

 

'동방을 지배하다'라는 의미의 블라디보스톡(Владивосток)은 항구도시이면서

러시아 해군의 태평양 함대 기지가 위치한 군항(軍港)으로서의 역할이 큰 곳이다.

블라디보스톡의 현재 인구는 90만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도시다.

겨울은 영하 15~20도 이상 내려가는데다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많이 떨어지는 추위를 보이지만

가장 긴 여름(5개월 정도)은 평균기온이 25도를 넘지 않아 매우 쾌적한 기후.

가능하면 여름에 여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의 역사(歷史)

 

1856년 러시아인이 발견해 그 후 항구와 도시의 건설이 시작되었고,

1872년 군항도 니콜라옙스크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1890년대부터는 무역항으로서 크게 발전하였으며,

1903년 시베리아 철도가 완전히 개통됨으로써 모스크바와도 이어지게 되었다.

1918년 봄부터 1922년까지 이 지방은 외국의 간섭군대에 의해 점령된 적이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연합군의 원조물자가 이곳을 통해 들어왔다.

 

블라디보스톡은 군항일 뿐만 아니라 무역항의 기능도 있었으나,

현재는 무역항으로서의 기능은 시의 동쪽 약 90 km 지점에 신설된 나홋카항이 담당하고 있다.

 

러시아와 한국은 2012년 블라디보스톡에서 있을 APEC 정상회담과

2012년 한국에서 개최될 핵보안 정상회단 준비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

 

 

우리나라국기   수교국국기

 

 

블라디보스톡 가는 방법

 

동해시 국제 터미널에서 DBS 크루즈를 이용한다.

1만4천 톤급의 이스턴 드림호를 타면 19시간 정도 걸리며

운항요금은 4인실 기준 1인당 50만원 정도(왕복 요금)지만

여행사를 통하거나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훨씬 싸게 다녀올 수 있다.

크루즈 이용과 자세한 안내는 다음에 소개하겠다. 

겨울철은 월요일 동해시를 출발해 목요일에 되돌아온다.(3박 4일 일정)

여름에는 4박 5일 일정으로 운항한다.

 

러시아는 72시간 무비자 입국 가능.

 

  블라디보스톡 여행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