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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성부)현실과 만화속을 넘나드는 상상의 마을, 미즈키 시게루 로드

릴리c 2011. 1. 31. 17:30

 

 

 

=== 재미있는 상상이 시골마을을 유명 관광지로 만들다 ===

 

 

지난 해 12월, 돗토리현으로 여행을 떠나기 직전 NHK-TV에서 '올해의 유행어, 신조어'가 발표되는 뉴스를 우연히 접했다. 1위는 드라마 소설 <게게게노 뇨보(게게게노 여보)>에서 나온 '게게게노~(ゲゲゲの~)'였다.

 

<게게게노 뇨보(ゲゲゲの女房)>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요괴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아내 무라 누노에라는 여성이 쓴 자전 소설이 TV 드라마로 방영되어 사회적인 신드롬으로 불릴 만큼 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제목은 남편의 만화 <게게게노 기타로(국내에서는 '요괴인간 타요마')>에서 따온 것.

 

 

 

'게게게'라는 말은 작가인 미즈키 시게루가 어렸을 때 ‘시게루’라는 발음을 잘 못하고  ‘게게루’, ‘게게’라고 말했던 것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게게게노 기타로>의 원작자 미즈키 시게루가 바로 내가 여행할 돗토리현의 사카이미나토(항구) 출신이기 때문에 내 관심은 자연히 사카이미나토에 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로 쏠렸다.

 

그곳은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140여 개의 작은 동상으로 다시 태어나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맞아준다고 하니, 이 나이가 돼도 유난히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만화속 주인공들과 함께 상상의 세계를 여행할 절호의 기회가 아니던가.

 

'요괴인간'은 결코 무섭거나 추악하지 않은 귀여운 캐릭터로 40여 년 전부터 우리의 사랑을 받아왔다. 어릴 때 '요괴인간 벰'을 보며 정의'가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 분별하며 자란 내게,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방문은 추억 속 여행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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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각임에도 유일하게 문을 닫지 않았던 상점 게게게(ゲゲゲ)다.

 

안으로 들어가니 한창 작업 중이던 주인인 노노무라 히사노리(野野村 久德) 씨(아래 사진)가 반긴다. 그는 장인 정신으로 캐릭터 상품과 기념품들을 손수 만들어 판다고 한다.그래서 상점 간판에도 데즈쿠리 가게(手作りグッズの店, '손으로 직접 만들어 파는 곳'이라는 의미)임을 표시했다.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네즈미 오토코(쥐아저씨)를 보여주는데, 손 안에 넣어 빛을 차단하자 술에 잔뜩 취한 모습으로 변하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500엔 주고 하나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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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노노무라 히사노리 씨가 직접 만든 눈알 아저씨. 눈알 아저씨는 주인공 기타로의 아버지로, 목욕하기를 좋아한다. 아래 사진 역시 노노무라 씨가 만든 작품들.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서는 화장실 안내표지에도 만화속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가로등도 켜있지 않고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아 아쉬움만 가득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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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아테나>에서 보아가 만졌던 동상 네즈미 오토코(쥐남자)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는 요괴 동상 140여 개가 거리 양쪽에 늘어서 있어 하나하나 들여다보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Tip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 가면 꼭 할 일이 있다.

100엔짜리 공책을 사서 각 점포에 비치된 스탬프를 찍어보는 것이다. 37개 점포의 스탬프를 모두 찍은 사람에게는 특별 선물이 주어진다고 하니 이곳을 방문하는 분이라면 기념으로라도 스탬프를 꼭 찍어보시도록~!!

 

 

 

만화컷 출처: 도에이 애니메이션

 

요괴만화를 즐겨보았던 추억을 가진 분을 위해 <게게게노 기타로>를 빛내주는 주인공 몇몇을 소개하겠다.

(아래의 만화 등장인물 자료는 케이블 TV 투니버스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

<등장인물>
기타로
(국내에서는 '타요마'로 등장)
 
요괴들사이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유령족의 마지막 생존자. 평소에는 숲 속의 작은 집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있지만, 요괴가 관련되어 있는 이상한 사건이 발생해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요괴 우편으로 받아 이를 해결해 나간다.
 
눈알아저씨
 
안구에 몸이 붙어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타요마의 아버지. 아들을 걱정한 나머지 병든 자신의 몸을 버리고 안구에 혼을 실어 부활하였다. 요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기 때문에 타요마에게 좋은 조언자가 되어 준다. 찻잔에서 목욕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간사하쥐
 
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요괴로 타요마의 친구. 성격도 괜찮고 의리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돈이나 재물에 약하기 때문에 타요마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종종 있다. 지저분하고 불결한 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양이 소녀

타요마의 소꿉친구인 고양이 요괴소녀. 평소에는 인간과 다름없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쥐(간사하쥐도 포함)나 생선을 보면 흥분하여 요괴 형상으로 변화한다. 

   
모래 할머니
 
사람이 지나갈 때 위에서 모래를 뿌려 놀래킨다는 할머니 모습을 한 요괴. 조금 성질이 급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의감이 강하고 남을 잘 도와주는 요괴이다. 요괴 연립의 주인이며, 낡은 요괴연립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세들어 사는 요괴들에게 집세를 걷기 위해 늘 분주하다.
 
 
응애 할아버지
 
모래 할멈과 마찬가지로 타요마의 보호자와 같은 요괴. 응애~하고 물면 돌로 변하는 기술로 적을 눌러버린다. 취미는 장기로, 그 실력은 명인전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한가할 때는 대낮부터 술을 마시는 일이 많다.
 
만리장벽
 
타요마를 도와서 함께 싸우는 요괴 동료. 거대한 벽처럼 생긴 몸을 이용해 적을 누르거나 적의 공격을 막거나 한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가. 필요이상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무명한필
 
길이가 11미터쯤 되는 무명으로 된 요괴로 하늘을 날지 못하는 타요마와 일행을 태우고 하늘을 날곤 한다. 비행 실력이 상당하여, 공중전에는 든든한 아군이 되어 준다. 몸을 이용해 적을 졸라매거나 하는 등의 활약도 보이지만, 천이라서 물에 젖으면 힘을 쓰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TV 드라마 <게게게노 뇨보>의 성공과 함께 일본 열도에 퍼진 '게게게' 열풍은 미즈키 시게루의 고향 돗토리현(鳥取県) 사카이미나토(境港)에 일본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게 했고, 요즘은 우리나라의 여행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이곳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로 돗토리현 요나고 시에서 내려 열차를 타고 40분 가량 가야 하며, 동해시에서 매주 목요일에 출발하는 DBS크루즈 '이스턴 드림호'를 이용하면 사카이미나토 항까지 직접 가는 방법이 있다.

 

크루즈 이용은 비행기와 달리 운항하는 동안 선내를 자유로이 다닐 수 있고,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칵테일도 즐길 수 있으며 긴 시간을 가기 때문에 동행하는 사람들과 평소에 나누지 못했던 많은 얘기를 오붓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크루즈만의 낭만과 선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 등,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원래 사카이미나토(境港)는 돗토리현에서 꽤 잘 사는 어촌마을이었지만 수산업 쇠퇴와 함께 쇠락하기 시작, 마을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고 점차 죽어가는 도시로 변해갔다.

 

이 지역 공무원이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기념관을 만들자'고 제안, 이곳 출신 만화가의 콘텐츠를 이용하여 마을을 새롭게 정비하고 기념관과 만화 캐릭터의 조형물을 거리에 설치하는 등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은 연간 150만을 훨씬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활기찬 시골마을로 탈바꿈했다.

 

위기에 놓였던 고향을 살린 만화가가 바로 이곳 출신인 미즈키 시게루(본명은 武良茂 지만 水木しげる로 씀)였다.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는 사카이미나토(境港)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옛날 이야기를 통해 요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2차 대전 때 전쟁에 나갔다가 총상에 한쪽 팔을 잃고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극한상황을 체험하면서도 긍정적인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흥미를 느꼈던 요괴와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요괴이야기를 바탕으로

요괴만화 '게게게노 키타로'를 발표하는데, 순식간에 일본 전국민의 인기를 얻으며 유명 만화가로서의 인생을 살게 된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엔 요괴 동상뿐 아니라 각종 요괴관련 상품이 가득하다. 상점마다 캐릭터 관련 기념품이 진열되어 있어, 제대로 구경하려면 한나절 갖고는 모자랄 듯 하다. 기념품 외에도 요괴라면집, 요괴빵, 요괴만쥬, 요괴 이발소와 미용실 등, 그야말로 모든 게 요괴들로 이뤄진 사카이미나토. 다음엔 자유 일정으로 다시 꼭 방문하고 싶다.

 

 

 

돗토리 현을 여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미즈 시게루 로드가 마지막 코스였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들러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곳은 겨울엔 오후 5시면 거리의 상점은 모두 문을 닫는다(여름엔 6시까지).

 

우리가 갔을 때는 거의 6시가 다 된 시각이라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과 상점구경은커녕,어두워진 거리엔 가로등도 거의 켜 있지 않아 거리 곳곳에 설치된 만화 캐릭터들의 동상을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여행이란 원래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는 것이라지만, 이곳만큼은 언제고 다시 꼭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다음엔 자유일정으로~~!!!

 

 

서명이 없는 사진자료는 분당꽁지님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 것입니다.

글,사진 │ 여행상자 2기 통신원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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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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