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지배했던 막강 권력 합스부르크 왕가의 쉔브룬 궁전
오스트리아 빈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정말 많다.
빈 필하모닉, 모차르트, 베토벤, 클림트, 비엔나 커피, 비엔나 소시지......
우리 일상과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는 듯 친숙하게 느껴지는 빈을 여행했다.
여행했다기 보다 눈도장 찍고 돌아왔다고 하는 게 옳을 듯하다.
한 도시에 적어도 2~3일 이상 머물면서 느긋하게 돌아봐야 하는데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튀기듯 따라다니는 패키지 투어를 하다보면 결국 늘 아쉬움만 남곤 한다.
그럼에도 '패키지'의 편리함을 외면하지 못하는 걸 어쩌겠는가^^*
한때 유럽을 지배했던 막강 권력 합스부르크 왕가의 쉔브룬 궁전.
오스트리아 빈 시내 외곽에 자리잡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궁전으로 로코코 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일컬어지며 오스트리아 국보 1호로 지정되어 있다.
베르사유 궁전에 자극을 받아 세워졌다는 쉔브룬, 건물은 바로크 양식이지만 마리아
테레지아의 취향에 따라 내부는 로코코 양식으로 개조되었다.
쉔브룬은 '아름다운 샘'이라는 뜻으로, 17세기 초(1619년) 마티아스 황제가 사냥에
나섰다가 당시 이곳에 있던 숲에서 아름다운 샘을 발견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궁전에 들어가기 전 왼쪽에 있던 분수대의 조각상.
쉔브룬 궁전에는 모두 1441개의 방이 있고 그 중 45개만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여름궁전인 이곳을 매우 좋아해 겨울에도 이곳에서 국사를 펼쳤고 16명의
자녀들도 주로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훗날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결혼, 프랑스 혁명 이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뜨와네트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 어린 시절 놀라운 천재성으로 주위를 놀라게 한 모차르트가 어리지만 무척
아름다웠던 또래의 마리 앙뜨와네트에게 반해 여섯 살 나이에 청혼했다는 일화가 깃들어 있는 곳이다.
오페라 '돈 조반니'를 이곳에서 초연하기도 했고, 1805년과 1809년에는 나폴레옹 1세가 사령부를
설치했던 곳이며, 1961년에는 존 F 케네디와 후루시초프가 악수를 나누고 동서냉전 종식의 단초를
제공했던 곳이기도 하다.
카를 6세가 이 궁전을 축조해 다섯 딸 중 가장 총명한 맏이 마리아 테레지아(당시 23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이곳에서 마리아 테레지아는 남편 스테판과의 사이에 16명의 자녀를 낳아
키웠다. 이 궁전에는 1441개의 방이 있고 그 중 45개만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첫번 째 방이 연회장인데, 70개의 촛불을 켜두고 춤을 추다가 촛불의 수명이 다하면 모두 집
으로 돌아가야 한다.
(궁의 내부에서는 촬영금지, 몰카로 몇 커트 찍느라 엉망으로 나왔지만, 기록 차원에서 올려봅니다)
바로크 양식의 궁전 외부와 달리 내부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취향에 따라 로코코 양식으로
바꿨다고 한다.
바로크 양식으로 천국을 묘사한 천장화(위)
(아래)오른 쪽 의자는 연회장에 놓여 있는 것을 찍었는데, 패브릭 소재에 직접 그림을 수놓은
등받이에서 서민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이채로웠다.
호화로움의 극치는 바닥재에서도 볼 수 있다.
각기 다른 최고급의 목재로 모자이크하여 화려함의 진수를 보여준다.
(위 사진)나폴레옹 2세가 폐렴으로 죽었을 때의 모습으로 당시 그는 22세에 불과했다.
아버지 나폴레옹 1세는 조세핀 황후와의 사이에 아이가 없자 이혼하고 오스트리아의 여대공
마리아 루이사와 재혼하여 나폴레옹 샤를을 얻게 된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나폴레옹 2세는
빈의 궁전에서 지내게 되지만, 그의 재위 기간은 고작 15일에 지나지 않았다.
(아래 사진)세계에서 가장 비싼 침대로 알려진 마리아 테레지아의 침대.
금과 은으로 수놓은 것으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고.
쉔브룬 궁전의 전경. 건물 외부에 장식된 조각 역시 매우 화려하다.
궁전 뒤쪽의 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가면 언덕 위에 서 있는 글로리에테를 만날 수 있다.
승리의 문, 영광의 문이라고도 하는데, 마리아 테레지아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1775년에 세운 개선문으로, 건물 위에는 독수리가 지구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
전승 전리품들이 독수리 주위를 장식하고 있다. 또 4쌍의 거대한 갑옷이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합스부르크 지배자와 로마 황제를 동일시 하려는 상징물이라고.
중앙부분은 식당과 카페로 사용되었는데, 황제는 아침에 일어나 마차를 타고 글로리에테에
올라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현재도 글로리에테 카페로 운영되고 있어 차를 마시고 쉬면서 쉔브룬 궁전과 빈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일정에 맞춰야 하기에 카페에는 들르지 못한 채 눈물을 머금고 분수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궁전에서 분수까지 걷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반드시, 기필코, 글로리에테 카페에 가보리라...
글로리에테(승리의 문) 아래에 있는 바로크 양식의 넵튠 분수대.
사진으로 보아온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간데 없이 보수가 한창이었다.
정원 양쪽에는 자로 잰듯 가꿔놓은 나무들로 이뤄진 숲이 좌우 대칭으로 조성되어 있고 평면
기하학적으로 꾸민 화단은 프랑스의 전형적인 정원의 모습이라고 한다.
정원과 숲 여기저기에 세워놓은 46개의 바로크 조각상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인물들.
궁전 내부를 둘러보고 밖에 나와 의자에서 쉬고 있는 유럽 관광객들.
느긋하게 구경하다가 피곤하면 카페에 앉아 멜랑지(비엔나 커피)를 마시며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여행을 꿈꾸면서도, 정작 바쁜 스케줄에 쫓겨 다음 행선지로 떠나야 하는
우리와 다른 여행문화가 무척 부러웠던 순간이다.
누군가가 그랬다.
'하루에 한 두 나라를 후딱 관광하고 떠나는 사람은 세상에서 대한미국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래도 나는 이 여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빈에서 볼 곳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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