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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의 땅 한여름에도 냉기가 도는 태백 고랭지 배추밭

릴리c 2011. 8. 19. 08:00

"열대야? 그게 뭐드래요?"  태백 매봉산 자락의 배추밭 사람들이 말합니다^^

 

입추가 지났어도 더위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전국민이 더위와 싸우고 있을 때,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곳이 있습니다.

하늘 다음 태백...바람의 언덕...그리고 강릉의 안반데기입니다.

이곳에서는 한여름에도 겨울을 준비합니다.

주부들에겐 연중 행사로 치러야 하는 김장. 잎이 얇고  수분이 적어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고랭지 배추가 이곳 태백 매봉산 자락을 뒤덮고 있습니다.

출하를 앞둔 배추밭 풍경은 꽃밭 같습니다.

꽃의 여왕이 장미라면, 채소의 여왕은 배추? 네~ 자신 있게 말합니다.

채소의 여왕은 고랭지 배추~!!라고.

이곳에서 만난 배추밭을 보시면 고개를 끄덕이실 거에요.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에 올랐습니다. 내 평생 밤잠 안 자고 차를 달려 가보긴 이번이 처음

입니다. 아름답고 신비한 일출을 보기 위해서였죠. 아직 여명이 밝으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잊지못할 일출을 보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 우리 말고도 더 있었습니다.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 앞에서 해뜨기를 기다리며 서성대는 사람들까지 내겐 멋진 풍경입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태양은 두꺼운 구름 속에 가려져 있어 아무래도 일출은 포기해야 할 듯 싶습니다.

아름다움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닌가 보네요.

 

 

 

 

 

 

 

일출보기는 포기하고 자리를 옮겨보았습니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다보던 배추밭과 또 다른 멋진 풍경입니다.

배추가 장미꽃처럼 예쁘네요. 꽃의 여왕 장미, 채소의 여왕 배추...ㅎㅎ

얇아보이는 잎사귀가 무척 고소해 보입니다.

올 겨울 김장도 작년처럼 고랭지 배추를 주문할 생각입니다.

 

 

 

 

 

해발 1100m 정상에서부터 펼쳐지는 배추밭이 장관입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어떻게 심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신의 작품이 아니고는...

이곳에서는 기계가 아닌 오로지 사람과 소의 힘만으로 이 넓은 밭을 일구어 낸다고 합니다.

꽃처럼 피어 있는 배추 한 포기 한 포기가 얼마나 소중한 산물인지 경외심 마저 생깁니다.

 

 

 

기부터는 강릉의 안반데기입니다.

안반데기는 안반덕(더기)의 강릉 사투리 표현으로, 험준한 백두대간 줄기에 떡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넉넉한 지형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해발 1,100미터 안반데기는

국내에서 주민이 거주하는 가장 높은 지대랍니다.

피득령을 중심으로 옥녀봉과 고루포기산을 좌우에 두고 198만 제곱미터의 농경지가 독수리

날개모양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안반데기는 1965년 국유지 개간을 허가하여 화전민들에게 임

대해 오다가 1986년에 경작자들에게 매각하였습니다.

현재 30여 농가가 거주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경사가 심해 기계농이 불가능한 농지가 대부분이어서 안반데기 농민들은 식구

같은 로 밭을 갈아 이처럼 너른 풍요를 일구어 냈습니다.

구름 위의 땅 아름다운 안반데기는 봄, 가을엔 호밀초원, 여름 채소밭, 겨울 설경이 풍력 발전기

어우러져 일 년 내내 다양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