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믿기 어렵지만 진짜라는 사실, 밀양의 신비 2탄 공개~!!
한여름에도 냉기가 솟아오르는 얼음골에 이어 밀양의 3대 신비 중 하나,
바위에서 종소리가 들린다는 만어사(萬魚寺)에 다녀왔습니다.
만어사 어산불영 경석(魚山佛影 磬石)이 바로 그 '신비'의 주인공입니다.
돌로 두들겨 보면 신기하게도 종소리도 들리고 옥(玉)소리도 들립니다.
이곳에 널린 모든 바위에서 소리가 다 나는 것은 아니지만, 두들겨볼수록 정말
신기합니다. 아마 내 눈으로, 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믿지 않았을 겁니다.
그 많은 돌들이 산 속에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밀양은 아무래도 특별한 정기(精氣)가 있는 곳이 분명합니다.
(아래 사진은 수많은 미륵이 보이는 '미륵불' 바위를 모신 미륵전의 모습)
이곳에 오면 작은 돌 하나를 손에 쥐고 바위마다 통통 두들겨보며 다니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바위에서 종소리, 옥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요 위 사진, 미륵전 앞의
바위에서 종소리(맑은 쇳소리)와 옥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말 신기하더군요~ 돌에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는지... 돌멩이로 돌을 두들기다 문득, 바위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내 안의 나를 두들겨 깨운다... 이 세상에 나를 있게 한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선 어떤 소리가
날까... 맑은 소리? 탁한 소리? 종소리? ...... 세상을 맑게 해주는 종소리를 내면 좋겠다... 그것도
욕심이려니...'
손에 쥔 작은 돌멩이 하나에 온갖 상념을 담아 그대로 내려놓고 돌아섭니다.
욕심, 집착, 마음 속 무거운 돌덩이... 그런 것들을 버리고 살았으면...
어산불영 앞에서 잠시 나를 내려놓습니다.
만어사(萬魚寺) 전경입니다.
해발 674m의 만어산 8부 능선에 위치하고 있는 만어사는, 가락국 수로왕이 창건하였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으며, 갖가지 신비한 현상을 간직한 사찰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영험함이 있는 고찰이어서 신도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어사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좁고 가파른 외길을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버스 대신 작은 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가 보면 널찍한 경내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좁은 산길 위에 어떻게 이런 넓은 지형이 존재할까 싶은 생각에서요.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계곡 아래 풍경 또한 압권이지요.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 아름다운 산하가 눈 아래 펼쳐지니
말입니다.
만어산 어산불영 경석(萬魚山 魚山佛影 磬石)
어산불영 경석은, 만어사 앞에 지천으로 깔려 장관을 이루는 물고기 형상의 바위들과 미륵전에
있는 미륵불 바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수많은 바위 중에 두들겨서 소리가 나는 것은 2/3가량.
이 바위들은 이곳에 살고 있는 나찰녀(羅刹女)와 옥지에 살고 있는 독용(毒龍)이 서로 왕래하며
백성들에게 피해를 주자, 가락국 수로왕이 부처에게 설법을 청하였는데 이때 동해의 용들과 수많
은 물고기들이 이곳으로 올라와 불법에 감응받아 동중(洞中)에 가득 찬 돌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미륵전의 모습입니다.
메시아로 널리 알려진 미륵불은 부처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게 보통이지만, 이곳은 경석이 미륵불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자세히 보면 그 안에 수많은 미륵불이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
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바라보면...보이는...정말 신기한 돌입니다^^
저도 몇 개를 찾았는데, 보이시나요?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선사는 "동중(洞中)의 돌이 거의 모두 금과 옥의 소리를 낸다. 멀리서 보면
나타나고 가까이서 보면 사라져 부처의 영상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 큰 돌을 어떻게 미륵전으로 옮겼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미륵전 주위를 둘러보려고 건물 뒤로 가보았습니다.
아~~ 의문이 풀렸어요~!! '미륵불'이 있는 자리에 미륵전을 지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미륵불 맞춤 건물인 셈이었죠~ㅎㅎ
어느 여성이 불심을 담아 동전을 놓고 있네요.
만어사의 보물 삼층석탑입니다(보물 제466호).
단아한 모습의 삼층석탑은, 고려 명종 10년(1180)에 건립한 것이라 하니 천년 세월이 그 안에
오롯이 담겨 있겠지요.
만어사 경내의 또 다른 '신기함'입니다.
이 돌을 드는데, 처음엔 대부분 '거뜬하게' 들어올립니다.
그런 다음 '소원을 간절히 빌고' 나서 다시 들어올렸을 때, 좀 전과 달리 꿈쩍도 않습니다.
마치 밑에서 센 힘으로 잡아당기는 것처럼... 사람들은 설마, 하는 마음에 너도나도 해보는데
단번에 번쩍 들리는 사람도 있고 얼굴이 붉어지도록 힘을 써도 들지 못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몇 사람 지켜보는 동안 그 비율은 반반이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만어사의 '신비'입니다.
만어사 경내의 큰 바위에 검은 천이 드리워진 것 보이시죠?
현재 마애블을 조성 중입니다. 완성된 모습은 아래 사진 속 그림인 아미타 부처라고 하네요.
만어사에 도착, 주차장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오니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바로 큰 느티나무(정확한
수종은 잘 모르겠지만) 두 그루였어요. 그늘이 드리워진 나무 아래는 담소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곳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눈길을 끄는 바위 하나가 있더군요. 마치 의자를 연상시키는.
이 의자바위는 만어사를 창건한 수로왕이 즐겨 앉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 앉아
저 아래 세상을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수로왕의 마음이 전해져 올런지 다음에 다시 가면
나도 살짝 앉아 봐야겠네요^^*
만어사 경내 약수터 앞의 동자승입니다.
개구장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익살에 속세의 때가 말끔히 지워지는 것 같습니다.
만어사 위치 :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산 4번지
찾아가는 길 : 삼랑진행 버스-밀양 시외버스 터미널-삼랑진역 하차-마을버스 이용-우곡리 하차 (도보 이용)
문의 전화 : 055-356-2010(만어사) / 359-5637(밀양시 문화관광과)
밀양시 문화관광과 http://live.mirya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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