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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도 몰랐던 태백 구와우 해바라기 명품 꽃길

릴리c 2011. 8. 17. 06:27

명품, 태백 구와우 해바라기 길에서 만난 명화 같은 풍경

 

피아 로렌의 큰 눈동자 가득 그렁그렁했던 눈물로 기억되는 영화 <해바라기> 꽃밭을 그리며

태백 구와우 해바라기 마을을 찾았다. 

뜨거운 여름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태양의 나라 페루에선 '페루의 황금꽃', '인디언의 태양'으로

으로 부를 만큼 정열적인 여름에 피어나 사랑받는 꽃이다. 그럼에도 해바라기가 '슬픔'으로 다가

오는 것은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난 번 단양 느티마을(<단양>해바라기꽃, 태양신 아폴론을 사랑한 요정의 환생인가)에서 보았던 것과 또다른 

분위기의 구와우마을 해바라기는, 고흐나 고갱이 봤더라면 작고 앙증맞은 사랑스러운 해바라기

명화로 태어났을지 모른다.

 

 

 

 

 

 

 

 

 

 

 

 

 

 

 

 

 

 

 

자연을 되돌려 놓는 작업을 하는 곳에 해바라기 길을 조성, 무농약으로 10년, 반딧불과 잠자리,

메뚜기, 장수하늘소, 사슴벌레 등 여러 동식물이 돌아오고 있다는 구와우 마을 입구의 안내문

처럼, 실제로 많은 곤충이 눈에 띄었다. 자연이 살아 있어야 인간도 살 수 있음을 우리는 자주

잊어버린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 곁에 너무나도 많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구와우 마을 당 제사가 치러지는 마을 입구의 고목나무

6.25전부터 이 마을에는 사람들이 7~8호 살았으며 김신조 무장공비 침투시에 흩어졌던 화전민

들을 이곳으로 이주시켜 형성했다고 한다.

1년에 대보름과 단오 때 마을 사람들이 유사제로 서낭제를 올리고 있는데, 이곳에서 원하는 바를

간절히 빌면 9년 후에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와우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순두부 식당'의 작은 'Black Board'.

해바라기를 만난 행복은 이곳에서 두부 음식을 먹으며 포만감이 주는 즐거움으로 정리된다.

맛에 대한 평가는 솔직히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해바라기에서 얻은 행복으로 인해 '먹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즉석에서 갈아 만든 감자전이 특히 먹을만 했다.

 

 

 

길을 걷는 어느 부부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명화 같은 풍경에 녹아 '명품 꽃길'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다.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과, 친구...... 누군가가 함께 있어 인생은 더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고,

함께 걸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이 세상은 그래서 훨씬 아릅답고 살아갈만한 곳임에 틀림없다.

올여름, 구와우 마을에서 만난 해바라기는 여름내 힘들고 지쳐버린 심신에 새로운 에너지를

보태줄 테고, 그 에너지로 나는 힘찬 가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태백 구와우 마을 해바라기 밭은 시골농부가 혼자서 관청이나 기관의 도움 없이 잡초, 야생화,

해바라기를 키우는 곳이다. 강원도 해바라기 산소길, 한겨레 선정 10대 명품 꽃길, 내마음의

멘토 여행지 30곳에 선정된 곳이기도 한 구와우 마을 꽃길. 이런 곳이 좀더 많아지고 보호되었

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입장료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