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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부산사람은 좋겠다, 자갈치 시장이 있어서~!

릴리c 2012. 1. 24. 08:30

펄펄 살아있는 바다가 통째로 올라온 자갈치 시장

 

"바다에서 어나온 내 생선 사이소~!!"

"싱싱하고 맛 ~은 내 생선~~!"

아직도 내 귓가에 들리는 이 소리, 지난 해 말 부산 자갈치 시장에 갔을 때의 풍경이다.

싱싱함에 금방이라도 살아서 튀어 오를듯한 생선들, 그래서 비릿한 냄새가 싫지 않았던

자갈치 시장은, 한 옥타브 높은 사람들의 외침과 흥정하는 소리로 '사람냄새'가 가득한

곳이었다.

배에서 방금 전에 쏟아져나온 어패류들이 시장 바닥을 점령하면 호스로 물을 뿌려 세척(?)

한 다음 어느 새 일정한 크기의 상자에 가득가득 채워 새 주인을 기다린다.

그새 흥정이 끝나 콘베이어 벨트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있다.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간 곳은, 자갈치 시장과 수협공판장이었다.

평생 동안 세 번 째 방문인 부산행에서 난 왜 자갈치 시장이 그리도 가고 싶었을까.

6.25세대도 아니니 피난민 시절이 그리웠던 것도 아닐 테고...

태어나서 지금껏 서울 밖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왜 갑자기 부산엘 가고 싶었는지

그 이유는 지금도 알 수 없지만, 활기가 넘칠 것이라는 기대 하나만으로 무작정 고고씽~

부산은 나의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었다.

 

 

이렇게 큰 생물 문어를 본 것도 처음이요, TV 다큐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었던 왕오징어를 본 것도

자갈치 시장에서가 처음이다. 즉석에서 가격이 매겨지고 거래가 성사되는 이곳이야말로 에너지로 꽉

차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구니 가득, 상자 가득가득한 어패류의 가격이 내가 사는 곳에 비해 턱없이

싼 것을 보고, 순간. 내가 여행자라는 사실을 잊은 채 하마터면 지갑을 꺼낼 뻔한 적도 여러 번이다.

부산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순간만큼 아쉬웠던 적은 없으리라.

 

 

 

 

 

 

 

 

 

"와~ 싸다 싸~!!"

수북수북 쌓아 놓은 어패류의 가격이 내가 사는 곳보다 깜짝 놀랄 정도로 싸다보니 심한 유혹을 느낀다.

'아예 포장해서 택배로 부칠까부다~!'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고......

위 사진(하단 오른쪽) 속의 다양한 생선 한 상자 몽땅 다해서 겨우 5천 원!!

서울에서라면 한 마리에 몇 천원은 할 텐데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개조개 역시 한 무더기에 5천원, 이것 역시 우리 동네 마트에선 한 마리에 3~4천 원인데...

 

에휴~ 부산 사람은 참 좋겠다~!!!

 

 

싱싱한 코다리가 마스게임이라도 펼치는 것 같다.

사고 싶은 맘을 꾹꾹 누른 채 앞태 뒷태를 찍어보았다.

무 넣고 얼큰하게 조림하면 음~~~~ 밥도둑 따로 없을 텐뎀~~^^*

 

 

'사람 냄새' 가득한 자갈치 시장에서 이들은 날마다 서로 에너지를 나누고 보충하면서

구수한 삶의 향기를 공유하는 것 같다. 얼핏 싸우는듯 들리는 목소리와 억양이지만,

어느 순간 거기에서 거침없는 '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직선적이지만 솔직함 속에 감추어진 투박한 그 무엇은 바로 '정'이 아니었을까...

잠시 동안이지만 시장 안을 구경하면서 나 역시 싱싱한 에너지와 정으로 샤워한 것 같았다.

 

 

 

저 앞에 보이는 아치 형 다리가 바로 '영도다리'라 한다.

부산에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영도다리'만은 알고 있을 것이다.

과거엔 배가 지나도록 다리가 개폐되었다고 하는데,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금은 보수 공사 중이라고 한다. 공사가 끝나면 다시 가볼까...

 

 

 

자갈치 시장에서 나와 길 건너편에 있는 '국제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은 남편이 궁금해 한 곳인데, 예전에 '깡통시장'으로 불리던 곳을 보고 싶어했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은,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서 군용으로 들어온 물자들 중 '깡통' 물품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 일반인에게 판매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위의 약도에는 분명 '깡통시장'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찾아가 보니 일반 시장의 모습과 전혀

다른 데가 없는 '평범한' 시장에 불과했던 것.

그러나 국내 최대가 아닐까 싶을 만큼 '국제시장'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부산 여행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