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타고 하늘을 날고 싶다고?
바다는 하늘의 거울입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 쯤은 구름을 타고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동화나 만화영화 속에서도 그런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해 동심이 즐거웠던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유년기의 행복으로 남아 있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거나 황홀할 때 '구름 위를 나는 것 같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에 몽실몽실 솜사탕 같은 하얀 구름...
지상에서 올려다 보는 구름은, 바람결에 따라 우리에게 온갖 상상을 하도록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잃어버린 동심을 일깨우는 훌륭한 화가다.
최근에 오키나와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과 바다 그리고 구름은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고 싶었던' 어릴 적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요 몇 달 사이에 발칸과 미국엘 다녀오면서도 이번처럼 파란 하늘과 흰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지 못해서였을까.
오키나와 나하공항을 이륙하자마자 바다와 만나게 되고
수평선의 경계를 알 수 없을 만큼
파란 하늘과 바다가 저 아래 펼쳐진다.
어릴 적 지상에서 올려다보던 구름밭이
지금은 내 발 아래 융단처럼 깔려 있다.
어렸을 때 난 구름을 바라보며
'저 구름을 타고 세계 여행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리곤 세계지도를 펴놓고 나라와 수도를 찝으며
여행의 꿈을 키우곤 했다.
몸이 아프다가도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씻은 듯 몸이 낫는 걸 보면 아마도 어릴 적 그런 상상이
영향 을 준 게 분명하다.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하는 비행기.
3박 4일간의 달콤한 추억을 뒤로 한 채 땅을 박차고 날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오키나와 섬 주변 바다 위로 솟아오른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떠 있는 산호섬 오키나와가 어느 새 손바닥만해졌다.
날씨가 참 좋구나.
하늘이 푸르고 바다가 파래서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뭉게구름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폭신한 구름이불 위로 폴짝 뛰어내려 볼까?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통 알 수가 없다.
하늘이 바다이고 바다가 하늘인
여기는...
우주 공간...
하늘이 파란 날은 바다색도 파랗고
하늘이 흐린 날은 바대색도 먹물빛이 되니
바다는 하늘의 거울이 분명하다.
하늘과 바다가 바뀌었다.
저 아래가 하늘이고 위가 바다다.
맞다.
저 아래가 하늘이다.
하늘에 구름이 둥둥 떠 다닌다.
맞다.
거꾸로 뒤바뀐 하늘과 바다와 구름을 구경하며 우주를 유영하는 사이,
어느 새 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벌써 한반도 상공인 모양이다.
그런데...
저 아래 큼직한 섬들은 어디일까.
아마도...
신안 앞바다쯤이 아닐까.
집에 돌아와 지도를 살펴보니
비슷한 모양의 섬이 나오긴 하는데,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자은도, 암태도와 비슷하다,
사진을 지도에 붙여놓고 보니
자은도와 암태도, 정말 비슷하다^^*
구름 한 조각이 만들어낸 그늘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과 마을이 모형처럼 예쁘고 아름답구나.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서해대교가 장관을 이룬다.
이 다리는 총길이 7,310m로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내기리와
충남 당진군 송악면 복운리를 연결하는 사장교다.
사장교
첨탑에서 늘어뜨린 케이블로 다리 상판의 하중을 지탱하도록 설계된 다리.
간격을 많이 떨어뜨려야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서해대교의 사장교는 국내 최대 규모.
하늘구경 하다보니 벌써 인천 공항이다.
바퀴가 땅에 착지하는 느낌이 아주 부드럽다.
아, 오늘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내가 결혼해서 제주도로 신혼여행 갔을 당시만 해도
비행기가 무사히 도착하면
가슴을 졸이던 기내 승객들은 일제히 박수로 환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먼 옛날이 아니라
불과 30여 년 전의 얘기다.
오키나와 여행기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