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빛깔의 산호섬 오키나와 바다 한가운데서 물고기들과 놀기
발이 충분히 닿는 곳에서만 허우적대는 정도의 수영실력을 지난 나로선,
바다에서 수영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바닷속을 찍은 다큐멘터리, 바다를 무대로 한 영화나
만화영화는 무척 좋아한다.
바닷속 물고기들의 세계는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해 언제나 나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데,
그래서일까, 오래 전에 만화영화 <니모를 찾아서>는 몇 번을 볼 정도로 니모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그 후부터 난 주황색 몸에 흰 줄무늬 두 세개 두른 작은 물고기를 '니모'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번 오키나와 여행 일정 중, 보트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바닷속 산호와 물고기를 구경
하는 '가라스 보트' 투어에서 '니모'를 만나고 싶다는 기대를 갖기도 했는데...
'가라스보트'는 열 명 내외가 탈 수 있는 작은 보트의 밑바닥에
유리를 대어 바닷속을 볼 수 있게 만든 것.
'가라스'는 영어 글래스(glass)의 일본식 발음.
오키나와 본섬 남부의 '평화기념공원(平和祈念公園)'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미바루 비치라는 곳이 있다.
오키나와는 산호섬으로 이뤄져 있고 물이 맑아 언제나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가
섬을 에워싸고 있어 어느 곳엘 가도 환상적인 바다 색깔을 만날 수 있는데,
가라스 보트투어를 할 수 있는 미바루 비치 역시 기막힌 물빛에
넋을 잃을 지경이다.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던 '니모' 역시
물의 움직임에 따라 하늘거리는 산호초 사이를
귀엽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이 버섯 모양으로 비슷비슷한 것은
아마도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쓸리고 바람에 깎였기 때문이리라.
오키나와가 산호섬으로 이뤄졌듯이
이 바위섬 역시 모두 산호의 유해라고 한다.
바닷속을 구경하기 위해 선착장을 출발했다... 싶었는데
육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배가 서서히 멈춘다.
배를 운전하는 아저씨는 용케도 물고기들이 모여 있는 곳을
알고 있었다.
아무런 표시도 없는 바다 한 가운데서...
유리를 통하기는 했지만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건져올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는~ㅎㅎ
아무런 표시도 없는 바다 위에서
어떻게 물고기들이 모여 있는 곳을 알 수 있을까,
참으로 신기하다 생각하며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우왕~ 드디어 니모를 만났다~!!
배에 오를 때부터
'혹시 니모가 있을까...' 기대하면서도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말이다.
다른 물고기에 비해 작지만 돋보이게 귀여운 애들이다.
"잘 있었니, 니모~!!!"
미바루 비치 선착장의 터줏대감인양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냥이.
옆에서 건드리고 아무리 뭐라해도 모르쇠로 일관.
누군가가 말한다.
"이 고양이, 유명한 애예요~!"
고뢔~~~애?
관광객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앗, 깜딱이얏~!!
돌아나오다 만난 거북이, 난 진짜인줄 알았다눈~~^^*
연평군 기온이 20도를 넘는 오키나와는
겨울 추위를 피해 다녀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내가 방문한 3월의 기온이 25도 안팎이라
젊은이들 중엔 수영을 즐기는 이도 있었다.
마음 같아선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