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오키나와]현지인이 아니고는 맛볼 수 없는 곳에서의 유유자적 沖縄

릴리c 2013. 5. 7. 08:30

일본인도 네비게이션 따라 찾아간 맛집/오키나와 어촌마을 '선가게(いゆの店)'

          夫との旅で体験した、沖縄独特の味

 

이번 오키나와 여행은 패기지 상품이었지만 현지에 도착한 후에는 여행사측 일정과

상관없이 '우리끼리의 자유여행'으로 3박 4일 일정을 마쳤다.

이유는, 도쿄에서 일본인 친구 부부가 일부러 오키나와로 날아와 주었는데,

남편과 오키나와로 여행을 간다는 내 전화를 받고 유미코(由美子) 씨는 그날로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해 우리가 가는 날짜에 맞춰 렌터카와 함께 미리 도착해 있었다.

 

今度の沖縄行きはパッケージだったが、現地着いてからは私たちだけ自由旅行で

34日の日程終えた。

東京からわざと来られていただいた由美子さんご夫妻と一緒に、パッケージでは絶対

軽験できない様々な体験を味わえたからだ。

由美子さんはわが夫婦に'有名の観光地’より、一番沖縄らしいこと(もの)だけを

味わわせたがったのである。

それはわが夫婦において、とても暖かく深い心遣いであった。

そのおかげで、いつまでも忘れられない様々な経験と思い出をたっぷり持って、

帰ることができた。

 

 

거리로 따진다면

서울에서 가는 것보다 도쿄~오키나와가 좀 더 멀었지만, 

천리길 마다않고 달려와준 유미코 씨 부부의 따듯한 마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유미코 씨는 '유명 관광지' 보다는

가장 오키나와다운 것들만을 보여주고 싶어 했는데,

그것은 우리 부부에 대한 깊고 따스한 배려에서였다.

덕분에 패키지 여행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추억을 담아 돌아오게 된 것이다.

 

 

차를 달리다 풍광 아름다운 곳이 눈에 들어오면

그곳이 바다가 됐든 들판이 되었든

차를 세우고 우린 그곳에 탐닉했다.

투명하고 청신한 오키나와의 순수자연 앞에서

인간은 자연의 극히 작은 일부임을 자인하면서...

 

 

 

 

いゆの店(이유노미세)의 특별한 맛을 찾아...

いゆ(이유)는 오키나와 말로 '생선'이라고 하는데

유미코 씨 부부가 전에 와본 곳이라며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을 보여주겠다고 우리를 안내했다. 

 

오키나와 섬 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요미탄(讀谷)으로 향하는데,

네비게이션 화면을 보니

우리가 바다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어촌이라 현지인들이 아니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맛집'을 찾아가는 길이다.

요미탄은 오키나와의 전통을 잇는 전설이 깃든 마을로,

그 전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관람기는 나중에...

 

 

 

'요미탄 해산물 레스토랑'이라는 글자를 보니

목적지에 다 온 모양이다.

오키나와 주변 바다가 다 그렇듯

이곳 역시 에메랄드빛 물색이라 그저 감탄사만 터져나온다.

어촌 부둣가 바다는 대개가 지저분한 모습이었는데

이곳은 너무나도 맑고 깨끗하다.

풍덩 뛰어들고 싶을 만큼...

 

 

 

いゆの店(이유노미세)의 특별한 맛을 찾아...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촌 식당의 너무나도 소박한 모습에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이내 그 마음은 사라지고 만다.

이곳이 아니면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할

특별한 맛을 볼 수 있었으니까...

 

 

 

いゆの店(이유노미세)는 바닷가에 바로 인접해 있어서

고기잡이 배에서 갓잡아온 물고기를 받아 즉석에서 요리해주는데,

이 지역(讀谷요미탄)의 어업협동조합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근사한 레스토랑 분위기는 아니지만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단골들이 대부분이라는 이곳은,

저렴한 가격과 특별한 맛이 주는 매력 때문에

한 번 맛보면 그 맛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림을 보고 내가 선택한 메뉴 도쿠도쿠 돔부리(특별히 맛있고

양도 많아 이득이라는 의미라고 함).

막상 음식을 받아 시식했을 땐

화들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는~ㅎㅎ

웃겨

 

조금 늦은 점심이었는데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모두가 우리처럼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

 

 

위는 유미코 씨 부부가 주문한 음식이고

아래가 우리 부부가 주문한 도쿠토쿠 돔부리(得とく丼).

먹물오징어국, 모즈쿠 덮밥, 회덮밥이 한 세트로 나오는데...

국에 젓가락을 담그는 순간~!

 

 

꺄~~ 새카만 먹물이~!!

바로 오징어 먹물국이었던 것이다~!

오징어 먹물이 몸에 좋다는 얘긴 많이 들었지만,

막상 새카만 국물을 먹으려니

선뜻 입에 들어가질 않았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남편,

그릇째 들고 입에 떠넣는다.

오마이 갓~!!!

순식간에 입속이 새카만 먹물나라로 돌변~!

 

그 맛은?

국물이 의외로 고소하고 맛있었는데

오징어 육질도 매우 부드럽고 담백해 먹을만 했다.

 새카매진 자신의 입을 찍으라며 남편이 익살을 떤다.

포도같이 생긴 이 해초는

말 그대로 바다 포도(海ぶどう)다.

재밌어서 하나 샀는데 맛은...

미역맛 비슷하지만 톡톡 터지는 느낌이

입안에서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다.

 

아래는 모즈쿠 튀김(もづく天ぷら).

모즈쿠는 오키나와 바다에서 건져올린 해초류의 하나로,

다시마 맛과 비슷하지만

모양은 마치 실날처럼 생겼다.

튀김도 해먹지만 초간장을 뿌려 먹어도 맛있다.

유미코 시는 모즈쿠 역시 오키나와의 특산물로

식이섬유, 철분, 미네랄, 아미노산이 풍부한

'영양덩어리'라고 알려준다. 

 

 

 

 

 

 

점심을 먹은 식당과 나란히 경매시장이 있다.

식당과 마찬가지로

 요미탄 어업협동조합(読谷村魚業協同組合)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아침 10시경이면 경매가 모두 끝난다고 해

오키나와의 어시장 경매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얼음을 받는 곳.

얼음 담을 통을 네모진 입구 아래에 놓으면

긴 관을 통해 얼음이 쏟아진다.

이곳에서는 생선의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얼음이 필요.

 

잡아온 생선을 가공 처리하는 공장이

경매장 뒤편에 있다.

배에서 내린 생선을 바로바로 처리해

신선도 유지에 최선을 다한다고.

 

 

 

어시장 경매를 보지 못해 아쉽다고 하자

경매 일을 수십년간 해온 마에다(前展) 씨가

직접 시연을 해보이고 있다.

경매할 생선을 담은 상자에 가격을 적은 종이쪽지를 놓으면

구매할 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선택해 경매에 참여한다.

 

 

한국에서 온 우리를 위해

경매 모습을 직접 시연해 보여준 마에다 씨는

실감나게 해야 한다며 흰 수건을 머리에 질끈 동여매고

'연기'를 해주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경매장 한쪽 벽면에 불단(佛壇)이 있다.

어부들이 출어를 나서기 전 이곳에서 기원하고 나간다고.

 

유미코 씨 부부와 마에다 씨.

 

 

오키나와에서만 볼 수 있는 시사(シサ).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전설 속의 동물로,

마을의 재앙을 부르는 악령을 내쫓는 부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시사는 사자(獅子)의 일본 발음인 '시시'의 오키나와 방언.

오키나와를 여행하다 보면

지붕 위, 건물 입구 등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시사는

입을 벌린 것과 입을 다문 것 두 마리가 나란히 혹은 양쪽에 있는데,

입을 벌린 것은 수컷으로 복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다문 것은 암컷으로 들어온 복을 나가지 못하게 막는 의미라고 한다.

원래의 부적 의미에서 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다를 깨끗이~!'라는 구호가 담벽에 붙어 있다.

주변의 붉은 조각은 모두 시사(シサ).

 

 

오키나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이 파란 날은 바다색도 파랗고

흐린 날은 바다색도 하늘을 닮은 어두운 빛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