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하모니카 불던 한여름밤의 추억 속으로~
내가 아주 어렸을 땐
요즘처럼 간식거리가 그리 풍부하지 않았고
기껏해야 라면땅
(과자를 대신했던 라면 부스러기, 젊은이들은 절대 알 리 없는...),
좀 더 발전한 것이 '삼립빵'으로 불리던
동그란 크림빵 정도가 우리들 군것질의 전부였다.
거기에 여름이면 중요한 군것질거리로 등장하는 게
바로 옥수수였는데...
얼마 전 화천 친환경 옥수수가 배달 되었다.
갓 따낸 싱싱한 옥수수 껍질을 벗기노라니
문득 어린 시절의 추억이 슬몃슬몃 가슴을 비집고 나온다.
형제자매가 많은 데다
대문 없는 이웃집들과 머리를 맞대고 살다 보니
한 솥 가득 넉넉히 쪄서 이웃과도 나눠 먹으며
정을 쌓던 시절이 있었다.
옛날 생각을 하며
이웃집과 나눠 먹은 화천산(産) 맛있는 찰옥수수.
잘 쪄진 옥수수, 크고 잘 생긴 것을 골라
윗층 사는 친구에게 나눠주고...
물의 나라 화천 친환경 농산물은
내가 늘 안심하고 주문해 먹곤 하는데
이번에 배달 된 찰옥수수 역시
수확하자마자 받은 것이어서 싱싱하고
구수한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옥수수 수염만 봐도
자연의 싱그러움이 느껴지고.
두툼한 껍질 속에서 알알이 영글었을 옥수수 알갱이가
벌써 보이는 것 같다.
보드라운 수염과 꼭꼭 박힌 알갱이에서
농부의 땀과 정성이 느껴지니
한 알 한 알, 한 올 한 올이 여간 고맙고 예쁜 게 아니다.
옥수수는 따낸 즉시 조리하지 않으면
알갱이가 단단해지기 때문에
받자마자 쩌내야 한다.
큰 솥에 적당히 물을 붓고
설탕 대신 감미료와 소금을 넣어 옥수수를 쪄낸다.
옥수수를 잘 키워낸 수염 역시
소중한 약재로 쓰거나 차를 끌여 마실 수 있기 때문에
햇볕에 잘 말린다.
옥수수 수염을 말려 끓인 물은
여성들의 방광염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또한 옥수수 수염차는 그 구수함이
다른 어떤 차보다도 월등하므로
절대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재료다.
옥수수 삶는 구수한 냄새가 온 동네를 진동하더니
아주 잘 삶아졌다~!!
반짝반짝 탱글탱글,
눈으로만 봐도 그 맛이 짐작되었는데 먹어보니~
우왕~
쫄깃쫄깃하고 구수한 찰옥수수의 지존을 만난 것 같더라는~!!
부드럽게 씹히는 게
목에서도 술술 넘어간다.
형제가 많았던 어린 시절엔
누가누가 예쁘게 먹나를 겨루기도 했다.
한 줄씩 사이를 띠어가며 먹기도 했고
두 줄을 남기고 먹어치운 옥수수는
마치 하모니카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가위바위보를 해 이긴 사람만 한 줄씩 먹는 놀이도 했고...
깊어가는 여름 밤,
금방 쪄낸 옥수수는 최고의 간식거리였고
가족이 다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잘 삶아진 옥수수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알갱이를 뜯어내
고추장 넣어 볶아먹어도 참 맛있다.
고추장에 조림간장 약간과
다시물(평소에 만들어 두었던) 약간을 넣어 끓으면
옥수수 알갱이를 넣어 볶듯이 저어준다.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국물이 거의 졸아들면
물엿 약간 넣어 마무리.
매콤한 맛이 식욕을 자극해
그냥 먹어도 맛있는 옥수수가 맛있는 밥반찬이 된다.
베이컨 구이를 얹어 먹어도 맛있고
맨 입에 그냥 먹어도 맛있다~!!
또 하나의 밥도둑 탄생~~~^^*
알갱이를 뜯어낸 속대는?
요즘 스맛폰 카톡으로 퍼져 있는
'잇몸 질환 예방 및 치료제'를 만들어 보았다.
속대를 은은한 불로 끓여내는 것으로
만드는 법도 아주 간단하다.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잇몸질환 약에는
옥수수 속대의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데
치과 의사까지 TV에 출연해 확인해 준 내용이니
일단 믿어보기로 한다.
설사 효과가 없다해도
크게 잘못될 일은 없을 테니까...
주전자에 속대를 넣고 물을 부어 끓이면서
찬물을 몇 차례 보충하며 은은한 불에 장시간 달여내는데
나는 두 시간 가까이 달였다.
가끔 치과 치료를 받는 남편을 위해 끓인 옥수수 속대 달인 물.
한 두번만 써도 평생 잇몸 질환에서 해방된다니
이보다 더 싸고 좋은 게 어디 또 있을까~~^^*
옥수수철에 맛있는 옥수수 먹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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