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한

“다음 곡은, 세상을 떠난 DJ 김광한의 인생입니다” / 국제신문

릴리c 2019. 1. 26. 00:07



다시듣는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 김광한 지음/북레시피/1만6000원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8-07-06 19:22:10
  •  |  본지 13면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쇼 비디오 자키’ ‘가요 Top 10’ 등 방송가의 전설적 프로그램에서

DJ와 MC를 맡으며 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린 김광한. 그는 국내 1호 팝 음악 전문 DJ

최동욱과 박원웅 이후, 이종환 김기덕과 함께 당대 정상급 DJ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김광한이 2015년 7월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나고 2년. 그의 음악 아지트였던

서울 마포구 도화동 지하실에서 우연히 자서전 유고가 발견됐다. 1만 장 넘는 LP판과 CD,

음향기기, 낡은 전축과 앰프, 턴테이블, 음악서적과 함께 세월을 견디고 있던 원고를

아내 최경순 여사가 정리해서 출간했다. 최 여사는 “남편의 뜻인 ‘자서전 출간’도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서문에서 전한다.


책에는 김광한의 어린 시절부터 평생 꿈꾸던 DJ가 되기까지, 11년 동안 ‘김광한의 팝스다이얼’을

진행하던 당시의 굴곡 많은 이야기와 열정 가득한 삶이 그대로 담겼다. 어린 시절 골목대장으로

거리를 누비던 시절, 최연소 팝송 DJ가 되어 방송 생활을 시작하게 됐던 사연, 참혹했던 월남전

참전, DJ를 향해 뜨겁게 정진했던 김광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1970~1980년대 방송가와 현대사 뒷이야기, 풍속도가 함께 펼쳐져 읽다 보면 그 시절이 그려지는

재미도 있다. 당시 인기 절정이던 국내외 최고 팝스타들 모습도 사진으로 볼 수 있고, 자술 연보도

있다. 다만 이야기가 1980년대 중반에서 멈추는 것이 아쉽다. 미처 원고를 다 정리하지 못한 채

떠났기 때문일 테다. 기록하지 못한 그의 다른 시간은 동료들이 채웠다. 박현준 DJ 겸 PD,

정일서 PD, 한용진 DJ, 김목경 기타리스트 등 그와 함께 일한 이들이 김광한에 대한 추억을 풀어놓았다.

오는 9일인 3주기를 이틀 앞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민 대강당에선 ‘김광한 3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이치현 유현상 양하영 김준원 등 가수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하며 고인을 기억한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