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ine Dion Concert 2008

 

♠ "한국의 팬들을 만나기 위해 밤새 달려왔어요~!"라고 말하기라도 하듯 

'I Drove All Night'(원래 신디 로퍼의 곡)을 시작으로,
나의 고정관념을 깨는 셀린의 공연이 시작됐다.
얌전한 바비 인형같은 모습으로 각인 되었던 셀린은

주먹을 불끈 쥔 모습에 비장한 표정연기(?)로 두 발을 힘차게 구르는,

그야말로 '파워풀한 전사(戰士)'인양 노래했다.
때로는 개구장이처럼 노래했고 때로는 말괄량이 소녀처럼 보이기도 했다.

 

 

 

♠ 자신의 노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친숙한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적절히 배치했다. 

Queen, Heart, James Brown 등등, 아마도 자신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이 아니었을까 싶은 유명곡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멋지게, 시원하게 불러주었다.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푸른 창공을 거침없이 날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쭉쭉 뻗어나가는 파워만점의 가창력 때문이겠지만...
다양한 컨셉으로 의상을 바꿔가며 관객을 즐겁게하는 센스만점의 셀린은,

두 시간여의 무대에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휘하며 관객을 열광시켰다.

 

 

 

♠ 그동안 팝공연을 비롯해 수많은 공연을 보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좀 특별한 뭔가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연이 끝나면 '주인공'과 밴드 멤버들이 무대 위 앞으로 나와 인사를 한다(혹은 공연 도중에

멤버 소개를 하기도 하지만). 한명 한명 이름과 함께 인사를 하고 다함께 마지막 인사를 한 후 손을 흔들며

무대 뒤로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셀린 디온은 좀 달랐다. 백밴드, 백보컬, 백댄서들과 무대에 나란히 섰고, 무대 앞, 뒤, 그늘에서 수고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감사멘트를 성의 있게 또박또박 말했다.

그리곤 진지한 표정으로 백댄서 중 한 명인 에이디 영미 조지를 무대 중앙으로 불러냈다.

두 살 때 미국으로 입양, 마돈나 같은 세계적인 팝가수의 무대에서도 활약했고, 영화 '게이샤의 추억',

'The  Gymnast' 등에 배우로도 출연했으며 나이키 광고모델로도 활약했던 에이디 영미.

셀린은 "오늘 밤 여러분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아름답고 재능많은 이 친구는 아주 오래 전 이곳을 떠났고

오늘에야 돌아왔어요. Welcome home!" 하며 에이디 영미를 소개했다. 진심으로 에이디에게 박수를 보낸 관중. 

수퍼스타 셀린의 따뜻한 인간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앵콜곡으로 <타이타닉>의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이 흐를 땐 관객들 모두 행복의 강에 풍덩 빠져들었다...
봄바람이 약간은 쌀쌀했던 밤, 
셀린의 완벽한 보컬이 아직도 귓가를 울리는 듯한 착각을 뒤로 하고 공연장을 나섰다.

아마도 한동안은 이 행복함에 젖어 지낼 것 같다.

 

2008. 3. 19.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