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아프리카

4. 튀니지의 고대도시 카이루완, 할례의 비극을 목격하기도

릴리c 2011. 5. 9. 08:30

이슬람 4대 성지의 하나 카이루완(Kairouan) 대사원

이슬람 4대 성지(메카, 메디나, 예루살렘, 카이루완)의 하나인 카이루완은,

아프리카 최초의 회교사원으로 튀니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풍부한 건축적 유산(대리석 기둥이 400 여개나 되는 大모스크와, 널찍한

장방형 안뜰,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썼던 우물과 해시계가 남아 있어,

과거 이슬람사원의 건축문화와 당시의 생활상을 직접 느낄 수 있다.

튀니지인들의 메카순례지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라고 한다.

 

 

 

▲▼ 카이루완 대 모스크(The Great Mosque)

이곳은 아주 크고 특이한 건물이다. 사각형의 첨탑과 둥근 돔 지붕이 서로

마주 보고 있고 양변으로 긴 회랑이 있어 넓은 장방형의 안뜰을 구성한다.

널직한 마당 한가운데에 보이는 것이 우물.

 

 

 

 

 ▲▼대 모스크에 사용된 기둥은 모두 다른 지역에서 가져온 400여 개의 돌기둥으로 이뤄져 있는데

대부분 로마식 기둥이지만, 곳곳에 있는 유적지에서 가져온 비잔틴, 아랍 시대의 대리석을 사용해

길이가 맞지 않아 바닥을 고이거나 하여 길이를 맞춰 세워 놓았다. 그래서 기둥의 색깔, 모양이

제각각이다. 아래 사진은 기도실 내부 모습인데, 무슬림 남자만 들어갈 수 있다.

 

 

▲ 필터 역할을 하는 장치(대리석 조각의 홈 사이 작은 구멍으로 빗물이 통과해

가운데 구멍으로 들어간다). 사막지역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식수난 해결.

바닥에 하얀 대리석을 깔아 놓은 이곳은 가운데가 약간 낮아서 빗물이 흘러

들어가도록 만들어졌다. 필터 역할을 하는 작은 홈들을 지나 아래의 커다란

저수조에 모인 물을 이용해 사원의 식수와 생활용수로 썼다. 

▲오랜 세월 밧줄로 물을 퍼 올려서 닳은 흔적이 마치 일부러 파 놓은 듯하다.

여러 개의 우물은 모두 밧줄로 퍼올려서 닳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니까 사원 마당의 지하는 커다란 물탱크가 되는 셈이다.

 

▲사원에 들어갈 때는 복장에 신경써야 한다.

짧은 반바지를 입은 사람은 사원에 마련된 흰 가운을 걸쳐야만 입장할 수 있다.

 

 

▲대사원 밖에서 본 탑.

카이루완 사원 앞 노점. 수제품 카페트는 '예술품'이었다.

각기 다른 문양이 벽걸이로든 필요에 따라 장식품으로 이용해도 멋질 것 같다.  

돌아와 생각하니, 작은 소품이라도 하나 사올 걸...후회된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이었을 텐데...

 

 

▲일명 ‘The Barber's Mosque’라 불리는 The zaouia of Side Saheb 입구.

 안달루시안과 터키인이 17세기에 세운 사원이다.

이곳에서 매우 가슴아픈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안내인일까, 경비원일까. 꼭 다문 입술과 표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강인하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아저씨였지만, 자기 나라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할 것 같은 느낌이...

 

기도소 내부에 다섯 개의 시계가 나란히 걸려 있는데, 하루 다섯 차례의 기도시간을 표시한 것이라는 설명.

그런데 시간이 좀 들쭉날쭉이라 제대로 기억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이들 중 누군가의 어린 아들이 이날 할례의식을 치른 다음 이곳에 와서 기도를 드리고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고 조금 후에 갑자기 여인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할례를 치른 아이의 어머니가 잠시 혼절했다는 얘기를 나중에 가이드에게서 들었다.

점차 사라져가는 할례가 낳은 21세기의 ‘비극’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건물 체가 모자이크로 장식 되어 있는 아름다운 건물, 이곳에서 만난 '할례의 여인'은

두고두고 내 기억 속에 고통스러운 비명의 주인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사원에서 나는 일행의 사진촬영에 정신이 팔려 정작 이곳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카이루완 메디나(舊시가) 입구

메디나(MEDINA)는 이슬람식의 오래된 市街를 말하며 도시마다 메디나가 있는데, 이곳 카이루완의

메디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좁은 시장 골목을 따라 걸으며 그 나라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게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인데, 이곳에서도 예외 없이 ‘튀니지안 블루’로 가득한 풍경에 사로잡혔다.

 

  낙타가죽으로 만든 신발과 쿠션.

샌들을 한 켤레 샀는데, 신어보니 발이 불편해 기념품으로나 간직해야 할 것 같다.

 

수북히 쌓아놓은 빵과 과자.

지나는 사람들에게 먹어보라며 한 웅큼 씩 집어주는 게 꼭 우리나라 시골 인심 같았다.

그러나 도너츠처럼 생긴 작은 빵은 너무 달아 도저히 내 입엔 맞지 않았다. 그렇게 단 음식을

먹으면서도 뚱뚱한 사람이 많이 뜨이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올리브와 해산물을 많이 먹는

'지중해 스타일의 식사'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낙타를 이용해 땅 속의 물을 퍼올리는 모습.

전통시장 메디나답게 시장 한 복판에 이런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낙타 등에 연결된 긴 나무 막대 끝에는 땅 속 우물에 드리운 두레박이 매달려 있고, 낙타를 빙빙 돌게 하면

도르레의 원리로 물이 퍼올려진다.  이용목적은 다르지만 우리의 연자방아를 떠올리게 해 친근감이 들었다.

튀니지에는 아직도 옛날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사람이 사는 모습, 특히 시장은 지구상 어느 곳이나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시장풍경은 늘 친근하고 정겹다. 인심 역시 비슷하리라...

 

 

 

▲아프리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유럽과 아랍의 문화가 혼재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튀니지.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문양의 수공예 카페트가 눈길을 끈다.

 

 

 

손으로 직접 카페트를 짜던 여인이 동양에서 온 여행객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지금 만들고 있는 크기의 카펫은 두 달 정도 일해야 겨우 완성된다고.

 

시장에서 만난 두 소녀. 이들의 얼굴에서도 아랍과 유럽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튀니지는 다인종 국가.

원주민인 베르베르인, 소수의 흑인과 아랍인, 터키, 스페인, 프랑스인 등의 피가 섞인 혼혈족이다.

지난 해 말 일어난 튀니지 혁명이 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다음은 로마 사원과 비잔틴 유적지인 스베이틀라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