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아프리카

6. 튀니지/사막 한가운데 소금호수 엘 제리드와 토주르

릴리c 2011. 5. 17. 08:30

 토주르(Tozeur)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남서쪽으로 435km 내려가면 토주르다.

아주 오래 전부터 토주르는 사하라 사막을 오가며 대상(隊商, 캐러반)들이 교역하던 중심지였고,

지금도 사하라 지역에서 가장 크고 번창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양모와 실크로 만든 카펫의 명산지로 이름나 있으며 대추야자 생산량이 튀니지에서 두 번 째로 많다.

사하라 사막을 가로지른 곳에 있는 소금호수 엘 제리드가 토주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튀니지를 방문한 관광객은 이곳을 빼놓지 않고 들른다.

 

 **민속박물관 ‘Dar Zamen’

 

개인 소장품(도자기, 골동품, 미술품 등)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으로 토주르 구시가지에 있다.

이곳에는 옛 튀니지인들의 일상생활에 사용했던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어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전시된 유물들은 도자기, 보석, 장신구, 고대의 동전, 전통 문, 총, 뿔로 만든 화약통,

아기자기한 공예품 외에도 가구, 전통 의복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로마시대의 조각 파편들과

이 지역에서 만든 토산품도 함께 전시되어있다. 

 

결혼을 준비하는 신랑 신부

 결혼식 전날, 신랑신부의 발에 약초팩을 해주는 모습. 신랑을 거꾸로 매달고 발바닥을 때림으로써

경락을 자극해 ‘첫날밤’을 무사히 치르도록 배려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생각나는 장면이다.

 

은으로 만든 악세사리

 

 

 

▲박물관 그림과 거리에서 본 남성들.

 튀니지의 많은 남성들은 여가시간을 카페에서  보내는데 주로 차와 담배, 카드놀이와 잡담 등으로 소일한다.

 여성에게는 히잡을 씌워 남에게 공개하기를 꺼리면서도, 예나 지금이나 남성들은 늘 이렇게 밖에 모여 앉아

‘수다’를 즐겼던 것 같다.

길거리에서나 카페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항상 남자들뿐이었다.  근래에는 개방개혁 정책으로 여성들의

권리가 향상되었고, 히잡을 쓰지 않고도 여성들은 거리를 활보한다.

이제 히잡은 여성을 가둬두는 상징물이 아닌 단순한 패션소품의 하나가 되고 있음을, 다양한 색의 히잡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인근 아랍국가와 달리 튀니지만이 ‘일부다처제’를 초대 대통령 부르기바가 이미 1956년에

폐지했다(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튀니지는 1부4처제였다고 한다. 지금도 아내 몰래 두 집 살림 하는 남성들이

꽤 있다고).  

인상적인 튀니지 풍경 중 하나.

‘튀니지안 블루’ 외에 튀니지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또 하나의 풍경.

위 사진의 그림처럼 어딜 가나 남자들이 밖에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카페에서든, 길 위에서든

어디서나 보게 되는 남자들. 도대체 일은 언제 하는 지 궁금했다.

 

▲일반 가정의 주방과 목욕탕 때밀이.

옛날에도 때밀이 직업이 존재했다는 게 재미있다.

▼書堂의 모습. 주로 귀족들만 공부할 수 있었다고.

 

 

 

▲▼(위)민속박물관의 중정(中庭)에서 잠시 휴식을...

 

 

(아래 사진) 박물관 앞 건너편 길 가에 있던 砂巖덩어리로 모래장미라고 부르는데, 오랜 세월을 머금고

모래가 이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게 신기하다.

 

▲ 토주르, 이곳에만 20만 그루 이상의 대추야자나무가 있다.

대추야자는 튀니지 주요 수출품의 하나. 열매에 먼지가 달라붙지 않도록 비닐봉지를 씌웠다.

짙은 갈색으로 익었을 때가 가장 맛있는데 달달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우리나라의 대추와 비교하면, 대추야자가 크기도 훨씬 크고(3~4배) 맛도 훨씬 달아 꿀에 잰 것 같다.

대추야자나무는 열매를 비롯해 잎, 줄기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유용한 작물.

사막의 모래바람을 막아 도로에 모래가 덮이는 것을 막아주는 게 바로 줄기나 잎을 엮은 울타리라고

한다. 10m 높이로 자라는 이 나무는 수령이 150년 정도라고.

 

**토주르에서 두즈로 가는 길

 

사하라 사막이 시작되는 두즈로 향하는 길 위의 풍경들이다.

갈색 건물과 원색 그림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삭막할 것 같은 사막기후지만 원색 그림들로 인해

한결 경쾌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두즈로 향하는 길에 잠깐 들렀던 엘 제리드(El Jerid) 소금호수 

 

▲▼사막 한 가운데 소금호수 엘 제리드, 그 한복판을 달리는 차 안에서.

겨울에 비가 내리면 물이 찼다가 여름이 되면서 서서히 마르고 드디어 소금만 남는다.

끝없이 펼쳐지는 소금, 소금, 소금바다...

면적이 50㎢에 이른다는 이곳은 멀리서 보면 황토사막 같다. 스피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4월경이면

바닥이 딱딱한 지역에서 ‘샌드서핑’을 즐기기도 한다.

기념으로 한웅큼의 소금을 집어왔는데 이걸 먹어야하나 말아야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야채 데침용으로

사용, 튀니지를 추억하기 위해 조금 남겨두었다.

 

 

황토 사막처럼 보이지만 모두 소금덩어리다.

강처럼 흐르는 물이 마르고 나면 딱딱한 소금으로 변해 마치 얼음호수 같다.

 

▲망망대해에서 작은 쪽배를 탄 기분이다. 

 

 

 

▲▼ 딱딱하게 굳은 소금호수 위에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낙타 모형을 만들어 놓아 잠시 동안 즐거움에...

 

 

 

 

 

▲▼소금 호수 위의 기념품 가게.

특별히 살 만한 것은 없었다. 아래 사진의 알록달록한 병은 사하라 사막의 모래에 물을 들인 것.

 

 

▲광활한 소금 호수 위에 달랑 서 있는 화장실이 예쁘다. 튀니지에서는 모든 원색이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실 앞의 원색 플라스틱 물통까지도 그곳에 있어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마도 볼일 본 후 손을

닦기 위한 것인 듯.

 

버스를 타고 두즈를 향해...

 

 

 

▲오랜만에 일하는 남자들을 봤다. 차에 과일과 야채를 싣고 다니며 파는 사람들.

그러나 아래 사진처럼 남자들만 모여앉아 담소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어느 상점의 벽에 그린 그림이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보인다.

 

▲튀니지에서 재밌는 사실 또 하나...

가는 곳마다 짓다 만 것 같은 집들이 많아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튀니지에서는 집의 외장이

모두 끝나야 재산세를 낸다고 한다. 돈이 생기는대로 조금씩 완성해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하다못해 지붕 한 귀퉁이라도 완성하지 못하면 재산세를 내지 않는다니, 혹시 이를 악용(?)해

평생을 탈세하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어쨌거나 튀니지에서는 건물 바깥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 겉보기엔 허름한 모래집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아랍풍의 그윽한 분위기가 늘 나를 사로잡곤 했으니까.

 

 

 

 

다음은 두즈... 사하라 사막에서의 낙타투어에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