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강 세계불꽃축제
'불꽃놀이'는 축제를 의미한다.
내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축제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꽃놀이는 늘 흥분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가을날,
한강변은 그야말로 축제장이었다.
서강대교 앞 강변북로에 자리잡은 지인의 사무실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을 바라보노라니
'세상에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문득 8년 전 여름,
도쿄 스미다(墨田)강가에 앉아 수만발의 불꽃을 바라보던 일이 떠올랐다.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불꽃을 바라보며
몹시도 슬픈 감정에 휩싸였던 기억.
그토록 화려하고 아름다운 불꽃이
짧은 순간동안 허공에 머물다 사라진다......
우리 인생도 저런 게 아닐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그런 생각을 하며 가슴이 싸~했던 기억이 난다.
뽀얀 연기자욱과 화약냄새,
불꽃이 타고 남은 잿가루를 온통 뒤집어썼던 여름날의 추억.
환상적인 불꽃보다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에 남아있다.
가을날 만난 오늘의 이 불꽃놀이 역시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
(2008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