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고민
산타는 지금 큰 고민에 휩싸여 있습니다.
올해도 선물 배달을 나가얄텐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지금 이 지구상에 벌어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한가롭게 선물보따리나 챙길 여유를 잃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전쟁이 진행 중인 나라가 있는가 하면,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생태계 파괴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는 아직도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현재 공평아트센터에서 전시 중인 <08 세계보도사진전>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가족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이스라엘-이집트 국경을 넘다 철조망에 걸린 여아 드레스
(요나단 웨이츠만 사진-이스라엘)
존 무어(미국)
07년 12월 27일, 파키스탄의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터 전 총리가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 후
차량이동 중 공격을 받고 사망. 이 폭탄테러로 최소한 20명 이상의 군중이 사망했다.
볼드 헝크웨(짐바브웨)
고압 방수포와 최루가스를 피해 도망가는 짐바브웨의 야당지지자 단체 MDC(민주변화운동).
폴 니클린(캐나다) 작품-자연 스토리 부문 2위
일각고래의 엄니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합법적으로 일각고래 포획을 허락했다.
포획에 성공한 일각고래보다 죽거나 부상당한 고래가 많은데, 이는 소총 등 무기를 이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팀 헤더링턴(영국) 작품
산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선물배달은 나가야겠다고.
전쟁, 자연파괴, 테러, 폭력으로 얼룩진 이 지구에서
살아가기가 아무리 고약해진다해도
아니, 그럴수록 더 희망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올해는 비록 살아 숨쉬기조차 버겁고 고달펐지만
내년엔,
그 다음 해엔 모든 일이 잘 풀리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도 함께 배달할 생각입니다.
* * * * *
어른이 되기 훨씬 전부터
산타를 기다리지 않는 건 이미 오래 되었다.
그런데,
중년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갑자기 왠 산타타령?
유난히 힘들었던 올 한 해...
반토막난 주식과 펀드 때문만은 아니다.
(뭐, 내가 펀드에 가입했단 소리는 아니다)
경제가 힘들어지니
우리들 모두의 마음마저 휑~하니 찬바람 부는 겨울이다.
거리엔 그 흔하던 크리스마스 캐롤도 들리지 않는다.
선물가게도 개점휴업이라는 곳이 많다.
다들 마음이 꽁꽁 얼어 붙은 것 같다.
일주일 쯤 전,
외국서 오래 살다 돌아온 동생이
"언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뭐 해줄까?" 하고 묻는다.
"어려운데 선물은 무슨~" 하니
"힘들 때일수록 작은 선물 하나가 기운나게 해 준다니까~!"
그 말에 난 벌써 기운을 얻고 있었다...
'니가 바로 산타구나~!!!'
(2008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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