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곳, 서울풍물시장(Seoul Folk Flea Market)
그곳에 가면
세월이 멈춰선 듯,
과거로 돌아간 듯,
타임머신을 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불리던 풍물시장이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했다가(2004년초)
2008년 4월, 옛 숭인여중 부지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니우스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는 소리가 찌직 거리는 잡음과 함께
금방이라도 흘러 나올 것만 같은 라디오.
라디오 하나만 있어도 세상이 즐거운 시절이 있었다.
온갖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라디오는 그야말로 작은 세상이고 우주였다.
▲ 일명 '바리캉'으로 불리던 이발기. 옛날 학창시절,
규율부 선생님에게 걸린 머리 긴 남학생의 뒤통수에 뻥 뚫린 고속도로처럼
머리카락이 밀려 있는 모습을 한 두번 목격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고속도로'를 낸 주범이 바로 이 물건.
▲ '어름' 혹은 '얼음'이라고 표기된 간판 생각이 나는지...
저렇게 큰 덩어리의 얼음을 솜씨 좋게 네모반듯이 잘라 판다.
여름이면 얼음 한 덩이 사다 잘게 부숴 수박화채에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요즘의 에어컨 바람이 부럽지 않은 시원함에 참 행복했었다.
(옛 사진을 모아 벽을 장식한 곳에서 찍음)
▲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집집마다 이런 항아리들이 꽤 있었다.
우리 집에도 여럿 있었는데 다 어디로 간 걸까...
동대문구 신설동 청계천변에 '서울풍물시장'이 있다.
쓰던 사람의 추억이 있고 애착이 묻어 있는 물건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곳,
희귀한 물건,향수를 느끼게 하는 골동품 등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한 곳,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세월'과 '추억'을 살 수 있는 곳,
리사이클 개념을 초월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으니
가끔 그곳을 찾으면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자잘한 행복이
보물찾기 하듯 언뜻언뜻 보인다.
서울 시민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서울의 명소'로 다시 태어나길...
찿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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