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스케치

시간이 멈춘 곳에서 보물찾기

릴리c 2009. 3. 16. 22:37

시간이 멈춘 곳, 서울풍물시장(Seoul Folk Flea Market)

 

그곳에 가면

세월이 멈춰선 듯,

과거로 돌아간 듯,

타임머신을 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학동 벼룩시장'으로 불리던 풍물시장이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했다가(2004년초)

 2008년 4월, 옛 숭인여중 부지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니우스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는 소리가 찌직 거리는 잡음과 함께

금방이라도 흘러 나올 것만 같은 라디오.

라디오 하나만 있어도 세상이 즐거운 시절이 있었다.

온갖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라디오는 그야말로 작은 세상이고 우주였다.

 

 

일명 '바리캉'으로 불리던 이발기. 옛날 학창시절,

규율부 선생님에게 걸린 머리 긴 남학생의 뒤통수에 뻥 뚫린 고속도로처럼

머리카락이 밀려 있는 모습을 한 두번 목격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고속도로'를 낸 주범이 바로 이 물건.

  

'어름' 혹은 '얼음'이라고 표기된 간판 생각이 나는지...

저렇게 큰 덩어리의 얼음을 솜씨 좋게 네모반듯이 잘라 판다.

여름이면 얼음 한 덩이 사다 잘게 부숴 수박화채에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요즘의 에어컨 바람이 부럽지 않은 시원함에 참 행복했었다.

(옛 사진을 모아 벽을 장식한 곳에서 찍음)

 

 

▲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집집마다 이런 항아리들이 꽤 있었다.

우리 집에도 여럿 있었는데 다 어디로 간 걸까...

 

 

 

 

 동대문구 신설동 청계천변에 '서울풍물시장'이 있다.

쓰던 사람의 추억이 있고 애착이 묻어 있는 물건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곳,

 

희귀한 물건,향수를 느끼게 하는 골동품 등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한 곳,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세월'과 '추억'을 살 수 있는 곳,

리사이클 개념을 초월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으니

가끔 그곳을 찾으면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자잘한 행복이

보물찾기 하듯 언뜻언뜻 보인다.

 

서울 시민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서울의 명소'로 다시 태어나길...

 

찿아가는 길

 

버스
청계 8가 황학교-3 정류장 : 2013번, 300번
(정류장명 : 서울풍물시장으로 변경 예정)
신설동역 1,2호선 정류장 : 2221, 2219, 721, 2112, 303, 9403, 370번
동대문우체국 정류장 : 9403, 721, 370
버스
신설동역 9번출구 100M 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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