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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엘비스는 죽지 않는다

릴리c 2010. 8. 18. 18:35

 

로큰롤의 왕 'Elvis Presley 33주기', 그를 만났다.

추모행사가 축제가 되는 인물, 세상에 단 두 명!!

 

사람이 죽으면 그를 생각하고 추모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다.

그러나 죽은 사람을 살아 있는 양 축제를 벌이는 대상이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인류 역사에서 추모행사가 축제가 되는 인물은 두 사람 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인간으로는 엘비스입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바로 그런 인물이라고 말한 사람은

작가 같은 상상력과 어휘력의 소유자, 엘비스 기념관 관장인 이종진 씨다.

기념관에 모인 사람 중

그의 표현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가 즐겁게 웃음으로 응답한다.

 

지난 8월 16일은 엘비스가 세상을 떠난지 33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엘비스 기념관(경기도 파주)에서는 해마다 엘비스 기일을 전후해

축제가 벌어진다.

엘비스 팬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엘비스 기념관에 가면 엘비스 팬이 아니어도 딱히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곳에선 엘비스가 다리를 흔들면서 늘 노래 부른다.

그가 출연한 영화와 공연 실황, 녹음장면 등이 대형 스크린 위를 쉴 새 없이 흐른다.

기념관 내부를 장식한 수많은 물건들은

그가 지금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게 해준다.

 

 땀에 흠뻑 젖어 열정적으로 혹은 그윽한 눈빛으로,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노래하는 엘비스를 만나고 있으면

어느 새 엘비스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가 엘비스 음악을 들으며

음악적 영감을 키우고 뮤지션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를 금세기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부르기에 조금도 손색없음을 말해준다.

  

Elvis AAron Presley

Jan 8, 1935 ~ Aug 16, 1977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그가 이 세상에 없는 지금도 전세계 방송에서는 그의 음악이 흐른다.

엘비스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 조차도

그의 음악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엘비스 기념관을 찾는 사람들 중엔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차지하는 것만 봐도

그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고 공간을 초월해 사랑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엘비스는 죽을 때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순수로 살았다.

그는 영원히 늙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 가슴에 살아있는 존재다.

  

엘비스 팬클럽에서 뱔행한 인쇄물에 언제나 엘비스는 살아 있다.

생몰연대를 보면 그렇다.

January 8, 1935~August 16, 1977과

January 8, 1935~August 16, 2010이 나란히 찍혀 있다.

그들 마음속에 엘비스는 늘 살아 있는 존재다.

 

파주 엘비스 기념관 입구의 상징물. 아마 내년엔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

올해를 끝으로 파주기념관은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엘비스 기념관 입구의 문을 여는 순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바로...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엘비스다.

크기가 실제 인물 같아 깜짝 놀라지만, 이내 미소가 떠오르게 된다.

 

     

  

 

 

 

기념관 내부 일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엘비스 음악과

영화, 희귀 영상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전국에서 모여든 엘비스 팬들은 삼삼오오 친구들과 혹은 가족단위,

 때로는 열명 이상 단체로 이곳을 찾기도 한다.

부모님이 좋아하던 엘비스를 자녀들이 좋아하게 된 경우는 이곳에 오면  흔히 접하는 얘기다.

그들은 음악을 듣기도 하고 마당에서 펼쳐지는 엘비스 모창을 감상하거나

엘비스가 먹었던 샌드위치와 야채 스프, 돼지고기 바베큐를 즐기면서

자유롭게 '엘비스 기일'을 축제로 승화시킨다.

 

 

살아 생전에 참으로 소박하고 검소했던 엘비스를 느낄 수 있는 음식들.

땅콩버터와 바나나를 으깨 섞어 만든 잼을 바른 샌드위치,

돼지고기 바베큐와 야채 스프.

엘비스가 즐겨먹었다는 생각을 하니 맛의 정도를 떠나

특별한 의미가 곁들여진 맛으로 다가왔다.

 

 

 

 

 

'Love Me Tender'를 부르다 객석의 여인들에게 일일이 키스해 주는 엘비스.

그 '여인들'은 지금도 엘비스의 키스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엘비스 공연장면 중에서)

 

  

 

 

엘비스 기념관에 머물다 보면 관장 이종진 씨도 엘비스로 보일 때가 있다.

엘비스 노래는 기본, 그의 무대행동을 흉내낼 때면 영락없이~ㅎㅎ

이 관장의 엘비스 관련 얘기는 며칠 밤낮을 보내도 다 듣지 못할 정도로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온다.

아래 사진은 이 관장이 엘비스 춤을 추는 모습.

다리를 흔드는 엘비스 특유의 몸짓이 살아 있다.

 

 

이종진 관장 손가락에는 엘비스가 늘 끼고 다니던 것과 똑같은 디자인의 반지가 있다.

엘비스 기념관장이며 팬클럽 회장이기도 한 그는 순수비영리로 기념관을 운영한다.

사재를 털어 평생 동안 모은 엘비스 관련품들을 전시하며 기념관을 연 것은 10년 전.

 내년부터는 좀더 넓은 곳으로 기념관을 이전할 계획이어서

사실상 파주 기념관에서의 축제는 올해가 마지막인 셈이다.

이종진 관장은 말한다.

"엘비스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순화되고 착한 마음이 든다.

그는 평생을 순수하게 살았다.

그러니 그가 아름다울 수 밖에~!!"

 

내가 보기엔 이종진 관장이야말로 순수 그 자체다.

오로지 엘비스가 좋아 엘비스를 사랑하고,

자신의 재산을 털어 엘비스 관련품을 모아 전시한 기념관을 개방하고 있다.

 

돔 형식으로 지은 기념관 꼭대기에 Follow that Dream이라는 글이 있다.

누구나 꿈을 갖고 꿈을 좇다 보면

어느 날 그 꿈이 현실로 와 있음을 보게 되겠지.

내 자신도 그 때 가서 '인생 잘 살았노라'며 만족할 수 있는 꿈이어야 할 텐데...

 

 

파주지역의 웹진신문 '파주싱싱뉴스'의 시민기자 윤소자 씨(오른쪽)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DJ 김광한 씨.

그는 요즘 자신의 팬카페 <팝다컴 http://cafe.daum.net/popdacom>에서

24시간 음악이 흐르는 인터넷 무료 음악방송을 하고 있다.

특히 엘비스 33주기를 기념해 8월 10일~20일까지 264시간 엘비스 음악만 보내고 있는데,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처음일 것이라고.

 

 

엘비스 견('견'씨 성임을 강조)님의 엘비스 모창.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엘비스가 곁에 있는 듯 착각하게 만든다.

회사에 다닌다는 그는 다섯 살 때부터 엘비스 음악을 듣고 좋아하다가

영화 <비바 라스베거스>를 본 이후 엘비스의 왕팬이 되었다고 한다.

 

또 한 명의 엘비스가 있다.

엘비스가 좋아 개명했다는 Alvis님은 아파트 관리소장.

입고 있는 엘비스 의상은 경매에서 500달러에 낙찰받은 것이라고.

(엘비스가 입었던 진품은 아니란다^^*)

 

 

 

기념관 내부는 온통 엘비스 관련용품으로 가득하다.

기념관 문을 열면 기타치며 노래하는 모습의 엘비스 인형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

 

 

  

 기념관 마당에 서있는 자동차들.

엘비스가 탔거나 소장했던 것과 같은 모델이다.

그 중에는 버스도 있는데, 내부를 개조해 의자와 테이블을 놓아

음식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엘비스를 기억하기도 한다.

 

올해 82세 되셨다는 문귀희 씨, 딸과 함께 기념관을 찾았다.

해마다 이곳을 찾으신다는데, 따님(오른쪽)의 말을 빌면,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영어노래'만 들으셨다고 한다.

"다른 노래는 재미가 없어~!!" 하신다.

 

 

(사진 위) 목동에서 왔다는 이들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한동네에 살고 있고 

기념관은 올해 처음 방문했다는데,

아마도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찾을 것 같은 예감이~^^*

 

(사진 아래) 속초에서 일부러 올라왔다는 그레이스님.

해마다 엘비스 기념관을 찾을 정도로 엘비스 사랑이 대단하다.

엘비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엘비스처럼' 역시 늙지 않는 모양이다.

 

 

엘비스는 살아 생전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죽으면 흰색 캐딜락 200대 쯤이 장례행렬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그의 장례식에는 흰색 캐딜락 200대가 긴 줄을 만들었고

이 차는 바로 그 당시 운구행렬 뒤를 따라 장례식에 참석했던 차다.

엘비스를 생각하며 운전석에 올라보았다^^*

최소한 차령(車齡) 33년이 넘었을 텐데도

차량등록이 정식으로 되어 있고 거리를 달리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 * * * *

 

미국의 어느 사학자가 말했다.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지만,

1954년 7월 5일은 롹큰롤이 발명된 날이다.

엘비스 데뷔곡 'That's all right mama'가 녹음된 날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엘비스는 죽지 않는다"

 -코메디 작가 데이브 베리-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목소리다"

-영국 Q 매거진-

 

"엘비스 이전엔 아무 것도 없었다"

-존 레논-

 

Forever, Elvis Presley~!!

 

 

"엘비스 기념관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진솔한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엘비스 기념관은 비영리 기념관으로 출발했으며,

1970년 초에 발족한 Momories Forever Elvis Fan Club에 기초하여

엘비스 추모 23주기인 2000년에 개관하였습니다.

...(중략)..

엘비스에겐 그 어떠한 최고의 찬사도 아깝지 않습니다.

최초이자, 최고이자, 최대인

우리 시대에 함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 "

 

(이종진 관장의 추모사 중 일부 발췌)

 

 

엘비스 기념관 문의

주소: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3리 129-1 (우)413-850

전화: 031)948-3358 .010-9700-3358

홈페이지 : http://www.elvi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