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품은 서울, 단풍든 창경궁을 산책하다
고층 빌딩과 매연이 가득......했던 서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이미지는 그랬다.
지금은
아름답고 걷기 좋은 도시로 바뀌어, 마음만 먹으면
'걷고 싶은 곳'이 어디에든 널려 있다.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했으니 오랜만에 고궁 산책을 해볼까...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궁궐은 아니지만 종묘도 있으니 서울은 그야말로
궁궐을 품은 도시다.
창경궁에서 가장 오래 된 전각인 명정전.
다른 궁궐과 달리 단층 지붕에 규모도 아담하다.
창경궁은
왕실의 웃어른을 모시기 위한 곳으로서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왕비의 침전이었던 통명전 옆에는 작은 연못과 샘이 있다.
가운데 우뚝 솟은 돌기둥과 바닥에 무수한 동전이...
동전을 던지며 비는 소원이 모두 이뤄지기를...
편안하고 즐겁고...그래서
까르르 웃음이 쏟아지고
휴식에서 오는 행복이 바로 나의 것이 된다.
아이도, 어른도,
넉넉한 마음으로 가을 속에 묻힌다.
산책하다가 다람쥐 대신 만난 청솔모...
언제부턴가 다람쥐 보다 눈에 많이 띄는 동물이 되었는데
난 아무리 봐도 예뻐보이지 않는다.
가을햇살에 눈부신 초록잎들도 머지않아 노랗고 붉게 물들겠지...
도심의 고궁에서 보는 단풍은 각별히 아름답다.
일행인 듯...아닌 듯...
고궁을 에워싼 돌담길에서 책을 읽으며 걷는 이들을 만났다.
호젓한 이 길을 아마도 일부러 고른 건 아닐까...
궁궐 기와지붕이 보이는 이곳 벤치에 무심히 앉아보고 싶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책을 보는 여유로움도 누려보고 싶다.
거기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곳...
아마도 다음 주말 쯤이면 단풍이 더 진하게 물들 것 같다.
2010.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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