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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 재발견,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릴리c 2011. 4. 4. 15:13

대한민국 <방송DJ 1세대>와 <팝송팬 1세대>가 부활시킨 New '쎄시봉'

 

"젊음의 꿈과 만을 멜로디에 싣고 미국의 신음악을 소개하는 탑 튠 쇼~!!"

아주 오래되고 낡은 수트 케이스를 열면 추억어린 소지품들이 와르르 쏟아질 것만 같은

라디오 방송 DJ의 멘트가 '옛날 그' 시그널음악과 함께 흘러나온다.

요즘 방송에선 들어볼래야 들을 수 없는 고전적인 DJ 멘트다.

파주 헤이리마을의 예맥홀 지하 3층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잠시 추억여행을 떠난다.

이 곳이 바로 요즘 회자되는 <쎄시봉> 스타일의 뮤직홀... 뉴 세시봉이라 할 수 있는  곳! 이다.

 

봄기운이 무르익은 4월 첫 주말, 정말 오랜만에 전설의 DJ들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한국의 전설적인 DJ 1호인 최동욱 씨가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최동욱 뮤직홀'을 개관한 것.

그곳에서 우리나라 역대 방송DJ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광경이 벌어졌다.

DJ 1호인 최동욱 씨를 비롯해 피세영 씨, 황인용 씨, 김광한 씨, 이양일 씨, 백형두 씨가 그들이다.

그리고 팝 칼럼니스트/팝음반 기획자로 이름을 날린 백승엽 씨, 막내DJ 박현준(인천Sunny FM)DJ도

얼굴을 보였다. 이날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이종환 씨와 박원웅 씨, 김기덕 씨...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 DJ사에 계보를 잇는 퍼스낼리티 강한 인물들이다.

 

최동욱씨는 "앞으로 이곳에서 내가 쓰러지는 날까지 음악을 들려드릴 것"이라며 

예전의 향수와 낭만을 되찾고 싶은 팬들의 동참을 부탁했다. 

즉석 신청곡을 3초 만에 틀어주며 1세대 팝송팬들을 계속 감동시켰다. 

조금 아쉬운 게 있었다면, 검은색 LP판이 아닌 파일을 찾아 들려준 점이었다고 할까.

 

나이도 직위도 모두 잊은 채 아련한 감상에 젖어 타임머신 여행에 푹 빠져든 음악애호가들은

모두가 청소년으로 보였다. 예전의 라디오 공개방송에 참여한 듯했다. 

엽서에 사연과 곡목을 적어 보내고 신청곡이 언제 나올까 두근거리며 기다리던 옛날의 그 설렘은 없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같은 공간에서 들으며 교감하는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세월을 잠시 붙들어 세우고 한 박자

쉬어가게 하는 마법과 같았다.

 

우리나라의 라디오방송, AM이나 FM을 통틀어 팝음악을 전문으로 틀어주는 방송이 근래에는 거의 사라졌다.

겨우 한 두개의 프로그램이 남아 있을 뿐인데 그것도 주절주절 신변잡기를 늘어놓거나,

여러 명의 게스트가 출연해 잡담을 나누는 중간중간 음악 한 곡 삽입하는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그냥 편안하게 팝음악을 즐기려는 나같은 청취자가 머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는 셈.

결국 전문적인 DJ가 진행하는 '디제잉 프로그램'이 없다는 얘기다.

 

     경기도 파주 해이리마을의 예맥홀에 둥지를 튼 한국방송DJ계의 전설 최동욱씨의 뮤직홀 오픈 현장

 

6년째 인터넷방송을 운영하기도 하는 DJ전설의 진지한 DJ-ing 모습

 

행사 프로그램도 손수 준비하는 완벽한 방송인 최동욱!

 

한국방송DJ 1세대의 한사람 피세영씨(60년대 RSB라디오서울DJ)

 

New 세시봉  <최동욱 뮤직홀>의 탄생을 축하하는 황인용씨

 

젊은 날 최동욱씨의 영향으로 DJ길을 선택했다는 DJ김광한! 최동욱씨는 그의 우상이었다

 

1세대 DJ와 1세대 팝송애호가들이 이룩한 새로운 아이콘 21세기 속의 아날로그 뮤직홀 내부

 

"우리가 이룩해 뿌리 내린 팝송문화!"  이제 다시 즐겨보자며 모두가 한마디씩...

 

E.프레슬리, P.페이지, C.리챠드, P.앙카, F.시나트라, H.벨라폰테, 비틀즈, C.프란시스...

지금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노인이 되었을 그들의 음악은 앞으로도 영원히 늙지않을 것이다

 

 문학소년,소녀들은 팝송과 함께 詩도 애송했다. 특별출연한 유명시인들의 낭독모습

 

                까까머리 청년은 백발노년으로 변했으나, 팝송을 감상하는 마음만은 여전히...

 

가난했던 60년대 음악감상실에선 오직 차 한 잔으로 몇 시간이고 진지하게 신청곡을 감상했다.

 지금은 약간 심심한 표정ㅎㅎㅎ

 

누구보다 최동욱씨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DJ/칼럼니스트 이양일씨. 그는 멀리 충북영동에서 달려왔다.

 

DJ/MC로 음악감상실과 방송에서 날리던 백형두. 누구보다도 최동욱씨의 방송 스타일을 따라했던 스타였다.

 

  최동욱 뮤직홀 오픈을 축하합니다!  가수 임지훈, 이동원, DJ김광한, DJ피세영.

 

김광한은 피세영씨를 이날 처음 만났다고 한다. "선배님! 다시한번 그 시대를 재현해 주세요"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최동욱씨의 아들 최성원(좌)씨 그 역시 DJ이며 영어학원도 운영한다.

 

 1964년 한국 방송DJ계를 개척한 '전설'과,

2011년 현재 인천 경인방송에서 활동하는 막내DJ 박현준(좌)의 만남

'막내'에겐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동원(향수)씨와 임지훈(사랑의 썰물)씨의 통기타 무대가 추억 속에 푹 빠지게 했다.

 

 <피아노와 이빨>의 피아니스트 윤효간씨(왼쪽에서 두번째)와

일본전문 번역가 양경미씨(맨 오른쪽)도 축하객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뮤직홀 로비라운지에 걸려 있는 사진속 'HAPPY DAYS'처럼, 음악과 함께 하는 세상은 언제나 HAPPY DAYS~!

 

나 역시 인터넷과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리며 젊은친구들과 소통하는 디지털 문화 속에 살고 있지만

아날로그적인 문화에 마음이 더 쏠리는 걸 보면 난 아무래도 아날로그 세대인 것 같다.

쎄시봉 및 5060세대 혹은 광화문, 통기타, 무교동 낙지골목 등으로 표현되던 과거의 청소년 문화!

앞으로는 헤이리마을 <최동욱의 뮤직홀>이란 명칭으로 쑥쑥 자라 다양한 대중문화가 다시 꽃피기를 응원한다.

 

이 글은 여성가족부 블로그 <女행상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moge-family/3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