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울리는 음악, 블루스
==영국 블루스 뮤지션들도 좋아하는 김목경, 영혼의 선율에 젖어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어떤 장르의 음악일까,
난 지체없이 블루스Blues라고 말하겠다.
미국사회에 아직 노예제도가 성행하던 시절,
흑인노예들의 슬픔과 애끓는 심정을 토로하듯 읊조리기 시작한 게 시초였다는 블루스 음악은,
그래서 우리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을 보여주는 영혼의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기에
듣는 이가 이 음악에 문외한이라 해도, 블루스가 갖고 있는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뭔가
모를 애틋함과 심장을 파고드는 절절함이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해준 음악 블루스가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느린 춤을 추기 위한
음악'으로만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위 손가락↑을 살짝 누르시는 분......복받으실 꼬예요~^^*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추분날, 나는 그 블루스음악에 흠뻑 빠졌더랬다.
김 목 경.
작년과 달라진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올핸 콧수염을 길러 전과 다른 분위기의 그가 내 눈엔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음악만은 전보다 훨씬 깊이와 원숙미가 느껴져 감동이 배가 되었던
멋진 공연이었다.
작년 봄 그의 데뷔 20주년 공연을 본 후, 우리 한국인도 흑인 못지않게 블루스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래서 김목경의 블루스에 더욱더 빠져들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영국에서 정통 블루스를 공부한 무지션이어서 흑인들의 아픔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뮤지션들...비틀즈, 에릭 클랩튼, 롤링 스톤스, ...... 불멸의 뮤지션들 치고 블루스에 심취
하지 않은 뮤지션은 없다. 그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영향받은 음악인'에 반드시 블루스 뮤지션을
꼽을 정도로 그들에게 음악적 기반을 만들어 준 것이 바로 블루스 음악이었다.
그만큼 블루스가 뮤지션들에게는 자양분 많은 토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신앙처럼 받아들여지는 로큰롤 뿐만 아니라 재즈, 모든 팝음악의 모태가 바로
블루스임을 아는지......
그는 블루스 기타리스트이면서 가수다.
영국에서 6년 동안 블루스를 공부한 정통파 블루스맨, 진정한 뮤지션 김목경.
그에게 현란한 말솜씨나 쇼맨십이 난무하는 무대매너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때묻지 않은 진솔함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관객과 소통한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말보다 더 진하고 가슴 찡한 에너지가 통함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그의 음악에 빠지게 하는 김목경의 매력이 아닐까.
지금까지 그는 영국, 미국의 수많은 블루스 뮤지션들의 음반 녹음에 참여해
동양인의 감성으로 그들의 음악 제작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특별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백두산>의 유현상.
파워풀한 무대가 어떤 것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무대는 대단했다.
국내 롹그룹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백두산>의 리더인 유현상의 노래는,
김목경의 '블루스' 음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진정한 롸커 유현상. 앞으로도 시들지 않는 그의 멋지고 파워풀한 무대가 계속되길 빈다.
"이 노래를 그동안 수 천번도 더 불렀는데, 오늘처럼 울컥해진 적은 없습니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부르다 끝내 눈물을 보인 김목경.
그렇다.
그는 공연 때마다 이 노래를 빠뜨리지 않는데, 오늘처럼 울먹거리며 노래를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자신의 영국 유학 시절, 부모를 찾아온 자식들을 반기며 행복해하는 이웃집 노부부를 보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엔 60대 하면 '노부부'라고 생각해 제목을 붙였지만
지금 생각하니 '60대'는 절대 '노부부'가 이니라며 제목을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로 바꾸
겠다고 했다.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 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 날 흘리던 눈물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감에
모두가 떠난다고 여보 내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두고 여보왜한마디말이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어느 덧 이젠 그도 중년의 나이. 인생의 깊이와 삶의 애환을 뼛속으로 느낀 것은 아닐까.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가 느꼈을 것 같은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음인지, 그날은 관객들
모두 비슷한 감정에 울컥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함께 했다.
김목경의 음악을 받쳐주는 백밴드.
오랜 세월 함께 호흡을 맞춰온듯,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통하는듯,
하나가 되어 만들어내는 하모니에 그날의 감동은 배가 되었다.
공연장 입구의 포스터를 디카에 담고 있는 음악 팬.
가을날, 공연장을 찾는 이들...내 눈엔 무조건 아름답게 보인다.^^*
공연이 끝나고 팬서비스 중인 김목경.
작년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난 그의 공연실황 CD(작년 공연을 수록한 음반)에 직접 사인을 받았다.
이 CD는 김목경의 '20주년 기념 콘서트' 라이브 앨범이다.
이번 공연은 작년에 비해 훨씬 원숙미를 느끼게 해주는 공연으로, 그의 연륜이 묻어나는 깊이와
감성의 넓이가 느껴졌다.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동그란 파문이 끝없이 퍼져나가듯, 작년에
느꼈던 감동과는 또다른 잔잔한 파문이 내가슴을 쓸어내리듯 어루만져 주었다.
강렬한 비트를 담은 흑인 특유의 독특한 연주와 애수 띤 목소리에 담긴 블루스를 이젠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가을, 나는
오늘의 김목경을 있게 한 흑인 블루스 음악을 들으며,
내 인생은 지금 어디 쯤 와 있을까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며... 벌써부터 그의 다음 공연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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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Deep Purple 출신의 롹 보컬리스트인 데이빗 커버데일이 이끄는 그룹
Whitesnake의 공연을 보러갑니다. 두그두그두그~~~~
'Soldier of fortune'을 애절한 목소리로 불렀던 데이빗 커버데일을 만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심이 콩닥콩닥~~~!!
잠깐~!!
팝음악 좋아하시는 분 주목~주목~~^^*
영원한 pop song DJ 김광한 씨가 매월 첫번째 토요일 (11월 5일) 오후 4시~7시에 LP 음악감상회를 엽니다. 경희대 입구 산타나 카페 02-966-7535 깊어가는 이 가을, old pop과 함께 잊었던 아날로그의 낭만이 그리우신 분,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회비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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