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트장 같은 삼청동 골목길, 행인1이 주인공 되다
올 겨울들어 가장 추웠던 날,
삼청동 길엔 붉은 태양이 추위를 몰아내고 있었다.
따뜻한 봄이 머지 않았다고,
조금만 기다리면 네가 바라던 그 날이 올 거라고...
전에 없던 벽화가 등장한 덕분에
삼청동 길은 더욱 화사한 무대 세트가 된 것 같다.
나는 가끔 삼청동 골목길을 걷는다.
언제 가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아기자기한 골목길.
추억과 그리움을 품고 있는 그 길...
하던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힘이 들 때면.
그곳을 찾아 에너지를 얻고 의욕을 일깨워 돌아온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늘 신선한 변화를 느낀다.
그래서 아름답다, 삼청동 골목길은.
지붕 위에 올라 앉아 낚시를 하는 저 아이...
무얼 낚으려는 걸까.
재수 좋으면... 로또 당첨이라도 낚이게 될까.
도무지 살기 힘들고 인심 팍팍하다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요즘,
무엇이라도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서정적인 구인광고...?
참 서정적이기도 하다..."한 마리 짐승 같은 그대들, 어서들 덤벼들어여."
마치 상큼한 코미디 프로를 보는듯 유쾌해진다.
"외부 음식 반입 환영"
잘못 적어 놓았나?
마음이 참 넓은 사람이다, 이 떡볶이집 주인은...
세상의 모든 것이 헷갈릴 때가 있다.
무대 세트인지 실제 가게인지...
어느 것이 나무이고
어느 것이 그림인지...
어느 것이 거짓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삼청동 골목길은 온통 영화 세트장이다.
어느 집 쇼윈도에 비친 사람들...행인 1, 행인2......
사... 랑... 해...
그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봄마중 하듯, 맞으러 가고 싶은데...
사람들은 누구나
마귀할멈이 건네는 사과를 받아먹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건 아닐까...
난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듯
어쩌면 내일도,
그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팔다리를 버둥대야할 지도 모른다.
아련한 추억 속의 길을 걷다가,
혹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삼청동 길을 걷다가,
낙엽 깔린 공원 산책로에서 오래 전에 헤어진 벗을 만난 듯
화들짝 정신이 들 정도로 향기 짙은 커피 한 잔이 그리울 때가 있다.
무심히 지나가는 저 발걸음에 삶의 무게가 실려 있다.
얼마나 나갈까, 그 무게는...
물먹은 솜처럼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고 있을까 아님, 쇳덩이처럼 무겁게 짓누를까...
솜털처럼 가벼웠으면 좋겠다....
조금은 도도하게,
자신 있게 나를 드러내보이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자신감...
어딘가에 두고 온 것 같은데...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
삼청동 골목길을 돌아나오니
하늘에 걸린 달과 별이 더욱 무대장치처럼 느껴진다.
큰 무대의 주인공...오늘은 내가 주인공...해야겠다ㅎㅎㅎ
2월 17일 포토 베스트가 된 줄도 모르고 지나친 포스팅.
My View에서 우연히 발견한 BEST 표시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덕분에 여행 채널 순위가 9위로
10위권 내에 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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