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구석구석

5백년만의 외출로 세상과 소통하는 군산 복장유물 특별전

릴리c 2012. 6. 7. 08:30

도시 전체가 근대사 박물관, 군산에서의 특별한 전시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아직도 한반도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운데 당시의 유산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 있다면 아마도 전라북도 군산이 아닐까.

그런 군산을 방문한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일제의 수탈이 가장 극에 달했을 당시의 모습과 삶의 흔적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군산시에서도

군산항을 중심으로 반경 1km 남짓 이내를 '근대문화 역사의 거리'로 정했을 만큼 일제시대의 역사

유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에도시대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구 군산세관, 일본 무사가 직접 짓고 살았던 히로쓰 가옥 등이

근대문화 역사의 거리에 늘어서 있다.

걸어서 돌아보는 군산의 근대문화 역사의 흔적 군산 근대역사 박물관을 찾아보기로 한다.

이곳은 2011년 9월 30일에 개관, 뼈아픈 역사를 후손들에게 보여주어 현재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

에게 역사와 문화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실물 크기의 등대가 가장 먼저 반겨준다.

군산이 과거 우리나라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항구였던 만큼 등대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했는가를 느끼게 해준다.

이 등대는 국가등록 문화재 제378호로 지정된 '군산 어청도 등대'인데, 청일전쟁 이후

중국항로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1912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올해로 100년이 되는 셈이다.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것은 보물로 지정된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복장유물전'이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서 6월 30일까지 전시될 예정.

에도시대 건축양식의 일본식 사찰인 군산 동국사의 석가여래삼존상에서 발견된 복장유물을

전시하는 것인데, 복장유물이란

불상의 내부에 감춰진 불교의 신앙대상이 되는 물건들을 말한다.

동국사 삼존불상에는 발원문, 다라니, 후령통 등 조선중기의 다양한 유물 373점이 발견되어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삼존불상 제작에 참여(시주)한 사람들의 명단이 1천 명이 넘어 눈길을

끈다.

 

 

소조석가여래삼존상이 안치되어 있는 군산 동국사 전경.

http://blog.daum.net/lilyfield/7837299 동국사

 

동국사의 소조석가여래삼존불상

실제로는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우에 그의 제자인

가섭존자와 아난존자가 서 있는 모습을 조각해 놓은 것.

불상을 만든 시기는 조선 효종1년(1650년)이고

안치장소는 김제 금산시 대장전이며 후에 동국사로 옮긴 것이다.

복장 유물은 그보다 훨씬 앞선 400~5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존상 안에서 발견된 시주자 명단.

국내 시주자 명단 중 최고로 많은 1,150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삼존상 안에서 발견된 사리.

동국사에서는 빨간 색과 흰 색 두 가지가 발견되었으나 누구의 사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후령통과 그 안에 들어 있던 여러가지 유물들.

부처님의 사리와 보석류, 향, 곡식류, 한약재 등으로 이는 중생의 건강과 부귀영화,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불교인들의 독특한 생명 경외 사상으로 볼 수 있다.

 

 

 

 

 

 

 

근대사박물관 3층의 근대생활관.

1930년대 군산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재현한 곳으로 옛날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주말마다 연극이 공연되고 있는데, 일제강점기 우리 서민들의 슬프고 아픈

역사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젊은이와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군산항은 일제시대에 곡창지대였던 호남평야의 쌀이 반출된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곳.

 

 

근대생활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에 '1930년대 시간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연극공연이

펼쳐진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위치 :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로 240(장미동 1-67)

전화 : 063-450-4541